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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인류학회> 한국문화인류학> 나눔의 원리와 새로운 분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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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원리와 새로운 분배정치

Principle of Sharing and New Politics of Distribution

최철웅 ( Choi Cheolung )
  • : 한국문화인류학회
  • : 한국문화인류학 54권2호
  • : 연속간행물
  • : 2021년 07월
  • : 159-202(44pages)
한국문화인류학

DOI


목차

1. 서론
2. 문화적 실천으로서 나눔
3. 나눔의 실천과 원리
4. 나눔의 정치학: 보편화와 평등화
5. 결론: 나눔과 새로운 분배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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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편적 기본소득처럼 직접적인 현금 이전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새로운 분배정치’가 활발히 실험되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사회적 지급이 무기력한 자들에 대한 자선이나 보조가 아니라 사회적 부에 대한 ‘정당한 몫’의 요구라는 급진적 권리주장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정당한 몫이라는 관념은 이방인을 포함해 캠프 내의 모두가 사냥감과 식량을 나누는 수렵채집사회의 나눔 관행에서 기원한다. 나눔은 호혜성의 의무나 관대함의 이상이 아니라 ‘요구의 우선성’에 기초해 필수적인 재화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함으로써 위험에 대처하고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가치 있는 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확장하는 ‘보편화’와 재화의 개인적 축장에서 비롯되는 불평등의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는 ‘평등화’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새로운 분배정치의 실험은 무조건적 현금지급과 인격적 존중에 기초한 보편적 성원권의 보장을 통해 이러한 보편적이고 평등한 사회관계를 만들어내려는 야심찬 정치적 기획이다. 수렵채집민들의 나눔 관행은 그러한 경제적·사회적 형태가 보편성과 평등화, 개인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실천을 통해서만 실행 가능한 대안임을 보여준다.
The new politics of distribution, such as a universal basic income program, that seeks to resolve inequality through direct cash transfers is being actively implemented in recent days. In South Africa, social payments are required not as charity or assistance to those who are helpless, but as a request for ‘a rightful share’ of social wealth. The notion of a rightful share originates from the sharing practice of hunter-gatherer societies in which everyone in a camp, including strangers, share game and food. Sharing is not based on the obligation of reciprocity or the ideal of generosity. Instead, it is a means of coping with various dangers of life and it creates social ties by guaranteeing access to essential goods based on the priority of demand. Sharing also has the social function of universalization, which expands the range of people who can access valuable goods, and equalization, which is the suppression of inequality arising from the individual storage of goods. The experiment of the new politics of distribution is an ambitious political project which aims to create such universal and egalitarian social relations through unconditional cash payments and guarantees of universal social membership. The sharing practices of hunter-gatherers show that such economic and social forms are viable alternatives only through repeated and conscious practices that aim for universality, equality, and individual aut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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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행물정보

  • : 인문과학분야  > 인류학
  • : KCI등재
  • :
  • : 연3회
  • : 1226-055x
  • : 2734-0406
  • : 학술지
  • : 연속간행물
  • : 1968-2021
  • : 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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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권3호(2021년 11월) 수록논문
최근 권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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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며느리 따라오는 무서운 조상신: 제주 도채비 신앙과 혼인기피 관습에서 드러나는 유교이념과 실용논리의 충돌

저자 : 강대훈 ( Kang Daehoo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3-42 (4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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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채비는 제주 민간에서 널리 숭배된 조상신 중 하나다. 현재는 그 신앙이 극도로 음지화되어 마을 내에서 몇몇 가정들만 비밀스럽게 숭배한다고 알려져 있다. 혼인시 도채비가 딸을 따라가 남편 집을 망하게 한다는 속설 때문에 제주서는 해당 집안 여성들과의 결혼을 꺼리는 풍습이 널리 퍼져 있었다.
본고의 주요 논지는 첫째, 이 비밀스런 가정신앙의 이면에 제주사회를 역사적으로 조건지어 온 유교이념과 실용논리의 충돌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사농공상(士農工商) 이념이 지배하던 시대에 도채비는 대장장이나 어부와 같은 공상(工商) 계층의 조상신이었으며, 20세기 이후에는 제주에서 최초로 자본주의 경제에 편입된 해안마을 유지들, 다시 말해 큰 성공이나 극적인 파산의 가능성이 높았던 집단의 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째, 여성이 혼인교환의 대상이 되는 부계출계 사회에서 20세기 이후 강력한 경제주체로 부상한 제주 여성들의 현실적 역능이 남성중심 이데올로기를 상당 수준까지 위협했으며, 그 위협이 “남편 집을 망하게 하는” 무서운 도채비 조상으로 구체화되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제주사회의 역사적 변천 속에서 도채비를 사농공상의 생업이념과 유교적 부계출계 이념을 은밀히 위협했던 이들의 조상신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해촌(海村) 여성들이 강력한 경제주체로 부상했던 20세기 제주를 배경으로 어떻게 유교이념이 혼인이라는 내밀한 영역에서 작동하고 있었는가를 다룬다.


Toch'aebi was one of the ancestor spirits widely worshiped in Jeju Island, South Korea. The belief in this shamanic deity has become extremely private today, so that only a few families in the village are known to worship it secretly. In eastern Jeju, it was customary to avoid marrying the women of these families for fear that Toch'aebi would follow them and completely ruin the husband's household.
In this paper, I suggest that a clash between the Confucian ideology and the pragmatic logic that has conditioned Jeju society lies behind this intriguing folkloric belief. In an era dominated by the Confucian occupational ideology (sanonggongsang, 士農工商) which belittles the works of craftsmen and merchants, Toch'aebi was an ancestral spirit of the commoner (nonyangban) groups such as blacksmiths and fishermen. As the island society is incorporated into a capitalist regime since the 20th century, it seems that the precarity inherent in the market economy became a new attribute of this “dangerous” spirit. Furthermore, I argue that in a patrilineal society where women are the object of marriage exchange, the practical power of Jeju women who emerged as important economic agents in the 20th century threatened the male-centered agnatic ideology in the household and that the “fearful Toch'aebi brought by the daughter-in-law” translates and incarnates this very social threat on a level of ancestor worship.
This study historicizes Toch'aebi as tutelary spirit of those who constantly threatened the Confucian agnatic ideology in the island, working in the domain of livelihood and occupation, as well as in the intimate realm of marriage and alli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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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한국형' 개발원조 문화의 인류학적 성찰: 글로벌 새마을 ODA와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을 중심으로

저자 : 이태주 ( Lee Tae Joo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43-84 (4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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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은 '한국형 원조'의 문화적 특성을 역사적, 정책적, 경험적으로 추적하고 '한국형 원조'라는 특별한 정책과 담론, 관행에 내재된 문화적 특성을 다양한 원조 현장을 통해 파악하고자 한다. 인류학적 문화비평 방법인 '더 강한 형태의 인식론적 비평'(마커스·피셔 2005)으로서 비교문화적 대조를 통해 '한국형 원조'를 낯설게 만들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고자 한다. 원조전문가 집단에서 미화되고 신비화되고 있는 '한국형' 원조의 신화를 드러내고 '코리아에이드'를 통해 나타나는 공여국 중심주의와 전파론적 사고방식을 들추어내고자 한다.
이 논문은 국내외의 다양한 원조 현장에서 나타나는 '한국형'이라는 국가에 의해 기획된 개발원조 모델의 문화적 실체를 들추어내고 성찰하기 위해 다현장 에스노그라피(multi-sited ethnography) 방법을 활용하였다. 이 연구를 위해 KSP 사업에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참여한 16명의 고위급 전문가들과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코이카, 수출입 은행, 한국개발연구원과 KDI정책대학원 등 관계자들을 심층 인터뷰했다. 새마을 ODA를 평가하기 위해서 2015년 5-6월의 3주간 르완다 현지 방문평가를 비롯하여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미얀마, 에티오피아, 베트남 등 현장 방문과 참여관찰 연구를 하였다. 사업에 직접 참여한 전문가들 심층 인터뷰와 국내와 현지의 주요 이해관계자들에 의한 참여적 평가(participatory evaluation)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전문가들의 경험을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상충된 입장과 견해를 종합하여 '한국형 원조'의 성과와 한계 및 개선 방향을 도출했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형 원조'의 대표 모델사업인 한국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과 글로벌 새마을 ODA 사업을 경험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였다. 또한 한국형 원조문화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가를 담론과 관행의 두 측면에서 분석하였으며 '한국형 원조'에 내재된 집단적 사고로써 개발국가 모델과 공여국 중심주의 및 전파론적 이념을 비판적으로 성찰하였다. '한국형 원조'에 대한 에스노그라피 연구는 집단적 사고와 국가 기획 사업에 대한 비판적 관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향후 우리나라 개발원조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데도 일조할 것이다.


This article analyzes the culture of 'Korean-style' development aid and the policies, discourses and practices inherent in the Korean aid program by following Korean-style aid projects in terms of historical, empirical and cultural aspects. In order to review and reflect on the Korean aid anthropologically, this paper applies two contemporary techniques of cultural critique (Marcus and Fisher 2005), defamiliarization and cross-cultural juxtaposition, which serve as 'stronger versions of epistemological critique' to the ethnographic research of institutions and the culture of professionals in the formation of Korean-style development aid policies and practices.
The paper aims to demythify the Korean-style aid regimes and the rhetoric of success stories and to debunk donor-centric and diffusionistic ways of thinking among high-level policy makers, development experts and consultants who are planners, designers and implementers of Korean aid.
This article applies multi-sited ethnography to understand the real worlds of Korean aid programs and projects in diverse developing countries and to investigate the cultural substance of the “Korean-style aid model” planned by the Korean government. The research was conducted with several short-term periods of evaluation fieldwork carried out in Rwanda, Myanmar, Vietnam and Ethiopia during 2015-2020, and by carrying out intensive interviews with 16 high-level goverment officials, managers of aid agencies and development experts who have experienced the Knowledge Sharing Program(KSP) and the Global Saemauel ODA. Utilizing the participatory evaluation method with all the key stake-holders including policy makers and project managers of the KSP and Saemauel program which represents the typical success stories of the Korean aid model, the study critically reviews the pros and cons, accomplishments and challenges of the Korean-style development 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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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국 소도시 카페에서의 커피 소비와 초실재적(hyperreal) 경험의 구성: 광둥성 푸양시 신시가지(新区)의 스페셜티 카페의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 : 김재석 ( Kim Jaesok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85-123 (3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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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발전이 정체된 중국 소도시 푸양의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 “앙스카페”가 다중 참고의 전략을 통해 차별적인 카페공간과 고객의 경험을 구성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스페셜티 커피라는 전지구적 상품의 소비행위가 푸양 신시가지의 부유한 주민들의 사회적·경제적 신분 상승 열망과 결합되는 양상을 조명한다. 앙스카페는 스페셜티 커피 상품의 유래지인 “서구”와 커피원두의 생산지인 “제3세계”라는 두 개의 이국적 공간을 참조하여 매장의 공간구성에 반영한다. 이 참조의 과정은 다중적인데, 앙스카페가 참조하는 서구가 “서구 그 자체”라기보다는 상하이나 홍콩과 같은 중국의 국제적 대도시에 위치한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에 투영된 서구이기 때문이다. 연구자는 앙스카페가 차별화 전략의 핵심적 요소로 이국성(foreignness)을 강조하면서 나타나는 다중적 참고의 성격을 분석하고, 참조의 대상이 지닌 대도시적 이미지를 그 대상의 원 맥락보다 더욱 강조하는 초실재의 현상과 그 구체적 맥락을 조명한다. 한편, 카페 고객들은 다중적 참고를 통해 구성된 공간에서의 커피소비를 통해 기존의 일상과 다른 특별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우월한 사회경제적 지위를 확인한다. 푸양의 신시가지에 거주하는 중상층 고객들은 카페에서의 “진정한” 커피 향유 경험을 통해 “낙후(落后)된 지방 도시”의 생활로부터 탈맥락화되며, 이상적 생활양식의 준거를 중국 대도시의 카페와 그곳에서 구현되는 서구의 “카페문화”(咖啡馆文化)로 확장(distanciation)하였다.


This paper examines the strategy of multiple reference adopted by Ounce Cafe, a specialty coffeehouse in Fuyang, a small, “backward”(luohou) city of Guangdong Province. Through the multiple reference, Ounce Cafe intended to build unique space for coffee consumption and generate a “special” consumer experience. The rich residents of Fuyang's New District visited the cafe to feel the unique experience, which brought them close to the “authentic” experience of coffee consumption in China's metropolises such as Shanghai and Hong Kong. In order to generate the authenticity of the specialty cafes in China's metropolis, Ounce Cafe referred both to “the West,” the origin of specialty coffee as commodity, and to “the Third World,” as an allegedly natural, pristine place for growing coffee beans. The inner space of Ounce cafe displayed elements of the West and the Third World, designed to forge experiences of the West and the coffee plantations of the Third World, making customers disembedded from the slow and backward living of the small provincial city. This experience, however, referred to hyperreality rather than reality, as the actual reference is not “the West” itself but what reflected in the specialty cafes of China's mega cities. I reveal how Ounce cafe's strong attachment to the authenticity of cafe space and experience of coffee consumption led to its overemphasis on foreignness, which made the coffee experience at the cafe more foreign than that of the cafe from the West, such as Starbu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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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동포'와 '일경험' 사이에서: 중국 샤먼 내 대만 청년들의 이주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 : 문경연 ( Moon Kyungyu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25-157 (33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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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대만의 접경지대인 샤먼에서 일하는 대만 청년들은 자신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이 논문은 대만 청년들의 중국 샤먼으로의 이주를 통해 대만 청년들이 중국 정부의 '동포'라는 호명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고찰한다. 먼저 이 논문에서는 대만과 중국에서 '대만 청년'이 나타나게 된 역사적 맥락을 분석한다. 대만에서 '대만 청년'은 일본·국민당·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타자가 아닌 대만인 스스로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자각 속에서 등장하였다. 반면 중국에서는 2015년에서야 중국-대만을 통일할 주역으로서의 '대만 청년'이 부각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중국과 대만의 접경지대인 샤먼으로 이주를 선택한 대만 청년들은 연령·교육 배경·역사 의식·중국 대륙에 대한 직간접적 경험에 따라 '동포' 또는 '일하는 청년' 등으로 자신을 인식하였다. 본고는 이러한 '대만 청년' 정체성의 분화 과정에 주목하며 중국 정부의 호명이 대만 청년들의 실천 속에서 굴절됨을 주장한다.


How do Taiwanese youths working in Xiamen-the border region between China and Taiwan-perceive themselves? This paper examines the migration of Taiwanese youths to Xiamen, China, and how the Chinese government's label of “compatriots” is appropriated across ethnicities, cultures, and blood ties. First, this paper analyzes the historical context of the emergence of “Taiwanese youth” in Taiwan and China. In Taiwan, the term “Taiwanese youth” appeared in the realization that Taiwanese-not other people such as Japan, the Kuomintang,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should make their own country. On the other hand, it was only in 2015 that “Taiwanese youth” emerged in China as protagonists to unify China-Taiwan relations. In this context, Taiwanese youth who chose to migrate to Xiamen, the border region between China and Taiwan, perceived themselves as “compatriots” or “young workers” according to their age, educational background, historical consciousness, and direct or indirect experience of mainland China. This paper pays attention to the process of identity differentiation of “Taiwanese youth” and argues that the Chinese government's interpellation is refracted in the practices of Taiwanese yo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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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슬람보험에서의 보험상상: 리스크 기술과 리스크의 분배

저자 : 오명석 ( Oh Myung Seok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59-219 (6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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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보험 또는 타카풀(Takaful)은 샤리아를 준수하는 보험으로 상업적 관행보험에 대한 대안적 보험으로 형성되었다. 이슬람법학자들은 상업적 관행보험이 과도한 가라르(불확실성)를 내재한 매매계약이란 점에서 샤리아적으로 허용될 수 없는 보험 형태라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증여(타바루)와 공유(타아운)의 원리에 기초한 협동보험을 이슬람보험의 형태로 규정하였다. 이 글에서는 현대 보험의 핵심적 기술 장치에 해당하는, 보험수리학의 확률 통계에 기초한 리스크 기술의 활용에 타아운의 원리가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 또는 반영되고 있지 못한지를 '이슬람적 보험상상', 즉 리스크 기술과 샤리아의 조합이란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특히, 타카풀의 보험계약인수 과정에서 리스크 분류와 리스크 등급 방식이 실행되는 측면에 주목해서, 그 실행 방식을 정당화하는 논리와 비판하는 논리를 '공정한 차별'의 개념과 '재분배적 리스크 공유' 개념의 차원에서 분석하였다. 보험에서의 리스크 분류가 보험수리학적으로 증명된 객관적 리스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며, 어떤 리스크가 선택되고 구별되느냐 하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실천으로 보아야 한다는 사회 구성주의적 입장에 입각해서, 말레이시아 타카풀에서 실행되고 있는 리스크 분류와 리스크 등급 방식을 검토하고, 이를 이슬람적 보험상상이란 측면과 연관시켜 분석하였다. 또한, 상업적 관행보험과 타카풀이 공존하고 경쟁하는 말레이시아의 이중보험체계라는 환경이 이슬람적 보험상상의 전개에 구조적 제약으로 작동하는 측면을 살펴보았다.


As a Shariah-compliant insurance, Islamic Insurance or Takaful has been developed as an alternative to conventional commercial insurance. As Islamic jurists(ulama) have resolved that conventional commercial insurance should not be permitted because of excessive gharar(uncertainty) inherent in the sale of risk characteristic of insurantial contract between the insurer and the insured, they have formulated Shariah-compliant insurance based on the principles of gift(tabarru) and cooperation(taawun), which makes Islamic insurance similar to mutual insurance or cooperative insurance in its contractual form. This paper analyzes whether the principle of taawun is reflected or not in the utilization of the technology of risk based on the probabilistic statistic of actuarial science, which is a core technical device adopted by modern insurance. For the analysis, I will take a framework of Islamic insurantial imaginary on how to combine the technology of risk and Shariah. In particular, I will focus on the risk classification and the risk rating practiced in underwriting process by Malaysian Takaful companies, and examine the logics which operate between positive opinions which legitimize its practice through the concept of “fair discrimination” and the negative opinions which criticize it through the concept of “redistributive risk-sharing.” From the perspective of social construction theory of risk, which argues that risk perception and risk selection are cultural practices, I will relate the technology of risk practiced by Malaysian Takaful companies to the Islamic insurantial imaginary in order to evaluate the alternativeness of Islamic Insur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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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에베레스트산 폭행 사건과 '인류낭만주의': 인류학적 성찰성과 히말라야 원정등반 사이에서

저자 : 오영훈 ( Oh Young Hoo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21-258 (3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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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논문은 히말라야 원정등반과 인류학적 현장연구가 서로 역사적 기원을 공유한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기존 인류학이 지녀 온 인식론적 가정들에 관한 반성적인 고찰을 시도한 연구다. 특히 유럽중심주의적 혹은 서구적 인식론·존재론의 가정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해 온 인류학자 마셜 살린스, 에두아르두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 필립 데스콜라의 논의를 따라, 본 논문에서는 '인류'에 대한 낭만주의적 희구를 '인류낭만주의 (anthromanticism)'라고 개념화를 시도한다. 인류낭만주의는 관찰자가 자신과 다른 인간집단을 이해하기 위해 '보편적인 마음이 보편적인 몸과 만나 보편적인 개인을 이루고, 이런 보편적인 개인들이 모여 이룬 보편적인 사회'라고 상정하는 태도라고 정의한다. 이는 몸/마음/집단으로 인간을 분절적으로 인식하여 이를 각각 나누어 연구하는 생리학/심리학/사회학이라는 삼원론적 학문체계로 서구에서 정립되어 와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가정은 히말라야 등반의 방법론, 히말라야 등반을 연구하는 학문, 셰르파족에 관한 연구 모두에서 확인할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 연구자가 참여관찰했던 2013년 봄 시즌 에베레스트에서 발생했던 셰르파들이 서양인 등반가들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사례로 분석한다. 몸/마음/집단에 대해 근본적인 차원에서 서로 다른 가정을 가진 두 집단이 만나 히말라야 등반이라는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때 맞닥뜨리는 존중과 윤리관의 문제를 논의한다.


This article attempts a reflective criticism on a set of assumptions shared by many anthropologists and historians working on the Sherpas, expanding upon the observation that there is a shared historical origin of the practices of and about Himalayan expedition, one the one hand, and, on the other, the protocols of anthropological field research. Following Marshall Sahlins, Eduardo Viveiros de Castro, and Philip Descola, among other anthropologists who maintained a critical perspective on the general epistemological assumptions of modern anthropology, this article attempts to theorize the conventional romantic aspiration of humanity and calls it “anthromanticism.” Anthromanticism refers to the general assumption in which a general mind plus a general body form a general individual, and the individual gathers others to form a general society, an assumption that scholars as well as non-scholarly observers employ to consider different groups of people around the world. Likewise, an assumption of human nature which separately considers the mind, the body, and the group is built into the tripartite academic discipline, namely, physiology, psychology, and sociology as broadly defined. These sets of assumptions about the human nature and academic practices are observable from the methodology of the Himalayan expedition, as well as the academic trend that studies the explorative and touristic sport, and also in the academic trend that studies Sherpas. Finally, by examining an incident of violence against Western climbers instigated by a group of Sherpa guides on Mt. Everest in 2013, the article discusses how anthropology may best address the issues of ethics in the inter-natural encounters between groups of people who hold far different assumptions of the mind, the body and the gro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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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농민의 환경 인식과 토착적 농사지식: 논 토양 민속분류법의 단순성 문제에 대한 하나의 설명

저자 : 안승택 ( Ahn Seung-taik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59-305 (47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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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농민의 지역적 재래농법과 환경 인식에 대한 현장연구 중에 발견한 '논 토양 민속분류법의 단순성' 문제를 제시하고, 그 배후에 존재하는 농민적 환경 인식의 특징을 찾아서, 분류법의 단순성이 지식체계의 단순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아울러, 농민이 경험적으로 얻는 환경에 대한 지식체계가 각 마을 안으로 닫힌 채 전승되는 폐쇄적·수직적 성격보다는, 이웃한 마을이나 지역, 때로 멀리 떨어진 곳과의 교류나 비교를 통해 얻어지는 개방적·수평적 성격을 지닌 것이라는 점도 드러내고자 한다. 이는 기술체계나 지식체계를 포함해 문화유산의 전승 단위를 하나의 작은 공동체 규모 단위로 제한하여 이해하는 경향이 있는 기존의 인식에 대해 일정한 문제의 제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글의 제2절에서는 우선 이 연구의 대상과 내용, 연구 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한다. 제3절은 현장연구 면담기록 중 이 글의 맥락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일관된 비교의 틀을 구성하기 용이하게 조사된 것을 뽑아 정리ㆍ분석한 것이다. 제4절에서는 3절에서 다룬 현장면담 자료의 한계나 의의를 확인하기 위해 그 내용을 자연과학, 특히 토양학의 성과와 대조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진다. 마지막으로 맺음말에서는 이 연구의 결과를 두고 민속분류법 및 브리콜라주 개념을 중심으로 이론적 검토를 진행하고, 분류 법의 단순성 문제에 대해 새로운 인식의 출발 지점을 제안한다.


This article proposes the simplicity problem of the paddy soil folk classification which is found during the fieldwork on local agricultural technology and environmental recognition, and clarifies that the simplicity of classification system does not mean the knowledge system is simple. Also, I argue that peasants' empirical knowledge system has an open and horizontal character which is acquired through the interchanges and comparisons with distant villages, rather than through the closed and vertical character inherited within each independent village. Through this argument, we challenge the existing assumptions that restrict the proper social units for cultural inheritance to small communities.
For this purpose, the body of this article is comprised of three parts. The first is the research object, the second is its geographical context and research procedure, and the third is the analysis of the field work interview data appropriate for this research purpose and systemic comparisons. In the fourth section, I examine the soil science databases to crosscheck the limits and significance of gathered interview data. At last, we can reach to some general theoretical remarks on the issues related to fork taxonomy and bricolage, and I will propose the new starting point to approach the “simplicity problem of folk classif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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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성소수자 엄마들의 인권활동과 성과 가족, 모성의 인식 변화

저자 : 조수미 ( Sumi Cho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307-357 (5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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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성소수자의 엄마들이 자녀의 커밍아웃 이후 성소수자부모모임에 참여하고, 성소수자 인권 활동가로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엄마들이 성, 가족, 모성에 대한 관념을 재정의하며 '성소수자 엄마 활동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확장시켜 나가는 과정을 분석한다.
비성소수자로서 살아온 엄마들에게 자녀가 성소수자라는 깨달음은 '엄마'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이 시기 엄마들이 겪는 혼란과 고통, 죄책감은 성별이분 법과 규범적 이성애에 기반한 '정상가족' 모델, 유자녀 여성에게 부여되는 주도적인 성 역할과 관련이 있다. 정상성에서 이탈한 듯 보이는 자녀의 모습은 생애각본의 부재에 대한 공포감과 실패한 모성에 대한 죄책감을 불러일으키며, 정상성에 대한 집착으로 자녀와 충돌을 일으키기도 한다.
부모모임에서 참여한 엄마들은 다른 부모와 젊은 성소수자와의 대화를 통해, 이전에 의문없이 수용했던 젠더, 섹슈얼리티, 가족규범에 대해 재해석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퀴어문화축제에서 반동성애 폭력을 목격하면서, 성소수자의 고통이 가진 사회적 성격을 깨닫고, '내 자녀의 엄마'를 넘어선 '성소수자 엄마 활동가'로서 인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대외적인 활동을 통해 사회 인식변화를 촉구할 때에는 '성소수자의 엄마'라는 상징성을 전면에 내세우지만, 한편으로 인권, 소수자문제에 대한 포괄적 관심과 사회변혁의지를 통해 '엄마'과 별개인 '활동가'라는 개별적인 정체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변화한 엄마들은 자녀의 커밍아웃을 자신을 더 넓은 세계로 이끌고 성장하게 하는 초대장으로 재해석한다.
이러한 자신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어떤 엄마들에게 '자녀의 죽음의 가능성'은 지속되는 위협이자 공포이다. 이것은 사회 다방면에서 배제와 차별을 통한 퀴어 죽음정치가 공고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증거하며, 가족 내부의 이해와 노력으로 해결되지 않는 성소수자와 가족의 고통의 사회적인 성격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요구한다.


This study ethnographically examines experiences of mothers of LGBTQ+ children who are active in PFLAG Korea (Parents and Friends of LGBTAIQ People in Korea) and analyzes the ways in which they question and redefine dominant notions of sexuality and gender, family, and motherhood, and expand their identity as “mom-activists.”
The realization that their children are queer profoundly challenges mothers who have never questioned the society's heteronormativity and gender binary. I argue that the initial shock and fear which the mothers experience is connected to not only the normative models of gender, sexuality, and family, but also the pressure of ideal motherhood, in which children's success or failure is closely tied to that of their mothers: children's deviation from the normative gender and sexuality means their mother's failure.
However, through participation in PFLAG Korea, they are encouraged to question and revise their previous beliefs on sexuality and gender, family, and motherhood through engagement with other parents and LGBTQ+ individuals. As they realize their own suffering and that of their children are not just personal, but social sufferings caused by the hostility of the society, they assume the identity of “mom-activist” whose motherhood extends beyond their own children and family towards all LGBTQ individuals. Some mothers cannot completely escape from the risk and fear of their children's possible death, even after they have wholeheartedly accepted their children's difference and actively engage in LGBTQ+ activism; it indicates the powerful pervasive operation of queer necropolitics and the social nature of the suffering of LGBTQ+ people and their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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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사회적 행위로서의 의인화: 동물 전시의 정치학

저자 : 브래들리타타르 ( Bradley Tatar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3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359-392 (3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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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돌고래들이 수족관에 한국인으로 귀화한 “이주민”으로 전시된 울산시의 사례를 기술한다. 의인화의 사용은 행위자들로 하여금 믿음을 강요하거나 의미 있는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지도 않기 때문에 재현으로 분석될 때 유용한 기능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으로서의 돌고래” 담론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주류 인류학과 존재론적 인류학에서 파생된 두 가지 다른 이론적 관점을 비교한다. 두 가지 관점은 지식과 행동 사이의 관계를 또 다른 일련의 가정으로 문제화함으로써 수행성과 사회적 행동을 위한 능력을 설명하기 위한 대조적인 전략을 제공한다. 주류 인류학에서 '이주민으로서의 돌고래'는 단지 재현에 불과하지만 존재론적 인류학은 문화를 재현으로 기술하는 것에 반대한다. 존재론적 인류학은 인간의 지식과 문화적 표현을 넘어 비인간과 인간이 정치적으로 관련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수행성에 대한 대안적 설명을 제공한다. 그러나 주류 인류학과 존재론적 인류학을 비교함으로써 어떤 관점이 더 유용한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의인화가 인간과 비인간 동물 사이에 의미 있는 정치적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강조하고자 한다. 결론에서는 존재론적 인류학은 인간 행위자의 지식과 사회적 행동의 가능성 사이의 관계를 명시한다는 점에서 인류학의 목표와 목적과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The article presents a case study from the city of Ulsan, where dolphins have been displayed in an aquarium as “immigrants” who became naturalized as Koreans. This use of anthropomorphism seems to have no useful function when analyzed as a representation, because it does not compel belief, nor does it endow actors with the capacity for meaningful action. To explain the existence of the “dolphin-as-immigrant” discourse, two different theoretical perspectives are compared, one which derives from mainstream anthropology and another from ontological anthropology. The two perspectives provide contrasting strategies for describing capacities for agency and social action, by problematizing the relationship between knowledge and action with differing sets of assumptions. In mainstream anthropology, the “dolphin-as-immigrant” is merely a representation, but ontological anthropology opposes the portrayal of culture as representation. Ontological anthropology provides an alternative account of agency, by moving beyond human knowledge and cultural representation, focusing instead on the ways that nonhumans and humans are related in political configurations. The goal of the comparison of mainstream anthropology and ontological anthropology is not to show which perspective is more useful, but to highlight the ways in which anthropomorphism can create meaningful political relationships between humans and nonhuman animals. In conclusion, it is argued that ontological anthropology is compatible with the goals and aims of anthropology, in that both specify the relationships between the knowledge of human actors and the possibilities of social a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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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역공동체의 존재론적 공동성: 충남 홍동의 풀무공동체를 사례로

저자 : 진명숙 ( Jin Myongsuk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3-51 (4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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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지난 반세기 이상 홍동 지역공동체로 호명되어 온 풀무공동체를 통시적으로 조망하면서 지역공동체의 존재론적 공동성을 포착하고자 했다. 본문의 첫 번째 장에서는 풀무공동체와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 풀무학교 설립에 관한 내용을 분석한다. 풀무학교가 좁게는 풀무공동체로 호명되는 만큼 풀무학교가 존재론적 공동성의 기획에 어떤 위치와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본다. 두 번째 장에서는 풀무공동체의 존재론적 공동성에 깃들어 있는 비-동질성과 대립적 양상을 분석한다. 공동성은 결코 동일성, 동질성, 내부성으로 수렴되지 않고 끊임없이 이질성과 타자성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도출한다. 세 번째 장에서는 잠재적 공동성이 코뮨주의 기획으로 현행화되면서 폐쇄성을 드러내거나, 혹은 복수의 이질적 타자들이 저마다의 공동체를 상상하며 차이의 경합을 벌일 때 도래할 풀무공동체를 향해 새로운 공동성과 공동체를 모색하는 양상을 고찰한다. 존재론적 공동성의 관점에서 홍동의 풀무공동체는 완결되고 확정된 상태로 자리잡은 적이 없었으며 단지 도래하는 공동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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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활성화되는 시간 '말기'와 말기돌봄의 시간성: 서울 한 상급종합병동 말기암 병동의 사례를 중심으로

저자 : 강지연 ( Kang Jiyeo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53-96 (4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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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상급종합병원의 말기암 병동에서 수행된 민족지적 연구를 바탕으로, 이 글은 말기라는 시간이 어떻게 실현되고 그 시간에 전제되는 도덕적 가치가 병원의 말기돌봄을 어떻게 구성하는지 살펴본다. 2016년에 제정된 연명의료결정법이나 환자자기결정권 확보를 위한 기존의 사회적 논의들에서는 말기가 선험적인 것으로 전제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시간은 행위자와 공간과 분리되어 이해될 수 없으므로 말기가 어디에서 누구에 의해 어떤 방식으로 정의되는지 물어야 한다. 이 글에서 나는 상급종합병원의 말기암 병동에서는 말기가 활성화되는 시간적 개념이라고 주장한다. 암 진단을 받은 순간부터 죽음(mortality)에 대해 첨예하게 인식하는 환자와 가족은 물론이고 의료진 역시 질병궤도에 의거하여 암이 결국에는 악화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그에 대해 누구도 적극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다. 현현하기로 정해진, 그러나 아직은 드러나지 않은 힘의 의미로써 말기는 어느 특정한 시점까지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의사가 종양 치료를 위해 환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모두 소진되고 더 이상 케어플랜을 세울 수 없게 되면 의료진 내부에서 우선 환자에 대한 말기가 합의된다. 호스피스 상담이라는 언어 실천을 통해 의료진은 환자의 가족들에게 치료불가능성을 이해시키고, 환자의 가족들이 이를 수용하고 나면 환자 리스트에서 환자는 “항암”에서 “완화”로 재분류된다. 비로소 말기가 활성화된 것이다. 말기가 활성화되고 나면 환자, 가족 의료진이 각자 품고 있는 말기의 시공간에 대한 바람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호스피스·완화의료팀은 좋은 죽음을 준비하는 시간으로써 말기를 이해하는데, 이 시간은 일부러 단축시키거나 늘리는 것보다는 시간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 임종에 편안한 공간을 확보하고, 의미있는 사회적 관계로부터 지지를 받아야 하며, 공격적이고 침습적인 연명의료를 받지 않아야 한다. 이들의 말기돌봄은 이러한 도덕적 시간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말기돌봄 서류를 작성하고 의료기술을 유연하게 사용하는 것까지 포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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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재난 이후 공동체는 어떻게 재구성되는가?: 2020년 섬진강 범람 이후 구례지역 사례 연구

저자 : 신유정 ( Shin Yoojeong ) , 이채연 ( Lee Chaeyeo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97-157 (6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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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2020년 수해 이후 구례지역에서 일어났던 사건들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가급적 충실하게 기록하여 후속 연구의 기초자료를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시작되었다. 더불어 연구자는 당시 범지역적이고 자발적으로 이루어졌던 다양한 연대와 실천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리고 그러한 재난 유토피아적 실천들에도 불구하고 재난의 무게에 짓눌린 채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관심을 갖는다. 과연 재난과 그 복구 과정에 등장한 '우리'란 무엇이었으며, 그 경계는 어떻게 확정되고 재구성되는 것일까.
이 연구에서는 먼저, 재난 직후 이전에 없던 범지역적이고 공동체 지향적인 연대 실천들이 가능했던 사회적 조건들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자 했다. 고립과 상실의 정동, 재난 이전 지역사회가 결집할 수 있었던 사회적 계기들, 타자의 현존에 대한 물리적 자각과 경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러한 연대 실천을 일종의 집합적 의례(Durkheim 1995[1912])로 해석할 수 있었다. 이 의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이 처참한 폐허 속 '당신'과 '내'가 존엄하고 신성한 '인격'을 가진 존재라는 점이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집합적 열광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왜 누군가는 그 '우리'라는 경계 밖으로 내몰려 고립되고 마는지, 개인의 고통 경험이 오히려 증폭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의 문제도 함께 논의하였다. 구조의 문제는 상호작용의 의례와 맞물려 피해당사자들을 자신의 사회적 자리로부터 밀어내곤 했다. 대면한 사람들과의 일상적 상호작용 의례는 종종 단절되며, 그 대상은 재난 이후 더욱 취약함을 경험하는 이들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다양한 구조적 요인들은 피해자들에게 자격을 요구하며 피해자됨의 위계를 구성하고, 지방정부는 피해자들의 일상을 회복하기보다 재난 이후 증여된 각종 자원들을 자본주의적 기회로 활용하는 데 골몰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사회적 장에서 적절히 다루어지지 못하고 개인의 사적인 영역 안에 고립되고 사사화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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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나눔의 원리와 새로운 분배정치

저자 : 최철웅 ( Choi Cheolung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59-202 (4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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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편적 기본소득처럼 직접적인 현금 이전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새로운 분배정치'가 활발히 실험되고 있다. 특히 남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사회적 지급이 무기력한 자들에 대한 자선이나 보조가 아니라 사회적 부에 대한 '정당한 몫'의 요구라는 급진적 권리주장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정당한 몫이라는 관념은 이방인을 포함해 캠프 내의 모두가 사냥감과 식량을 나누는 수렵채집사회의 나눔 관행에서 기원한다. 나눔은 호혜성의 의무나 관대함의 이상이 아니라 '요구의 우선성'에 기초해 필수적인 재화에 대한 접근권을 보장함으로써 위험에 대처하고 사회적 유대를 만들어낸다. 나아가 가치 있는 재화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확장하는 '보편화'와 재화의 개인적 축장에서 비롯되는 불평등의 발생을 사전에 억제하는 '평등화'의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 새로운 분배정치의 실험은 무조건적 현금지급과 인격적 존중에 기초한 보편적 성원권의 보장을 통해 이러한 보편적이고 평등한 사회관계를 만들어내려는 야심찬 정치적 기획이다. 수렵채집민들의 나눔 관행은 그러한 경제적·사회적 형태가 보편성과 평등화, 개인의 자율성을 지향하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인 실천을 통해서만 실행 가능한 대안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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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실재에서 실천까지: 의료의 인류학과 의료 관련 인류학의 경계를 넘어

저자 : 김태우 ( Kim Taewoo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03-232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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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인류학에서 연구하는 의료는 무엇인가? 의료인류학은 의료를 어떻게 연구하는가? 의료인류학에서 의료와 인류학의 관계는 무엇인가? 이러한 본질적 질문을 위해 본 논문은 의료인류학의 연구 분야를 의료의 인류학과 의료 관련 인류학으로 나누어 논의해보고자 한다. 이러한 구분은 잠정적 구분이며, 분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그 구분을 넘어서는 의료인류학의 가능성을 타진해 보기 위한 노력이다. 그동안의 의료인류학에서 의료 관련 인류학이 주를 이루었던 것은 인류학의 형이상학적 전제와 관련이 있으며 자연과 문화의 분리가 의료 내부와 의료 주변의 인류학으로 의료인류학을 나누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구분을 넘어서는 의료인류학을 위해서는 실재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실재에 대한 논의는 데스콜라의 “확인(identification)”과 몰의 “연행(enactment)”의 개념의 접점을 통해 논의 가능하다. 생의학과 한의학에 대한 현지조사 자료들은, 실재는 그 의학의 내용뿐만 아니라 그 실재에 연결된 사회적 정치적 실천의 논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더 많은 의료인류학적 논의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의료 내부와 외부를 관통하는, 실재와 실천을 연결하는 연구와 토론의 기여 가능성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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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성제대의 상상적 재구축: 일본인 출신자의 귀환 후 동창회 활동을 중심으로

저자 : 차은정 ( Cha Eunjeong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33-270 (3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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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경성제국대학 일본인 출신자가 1945년 일본제국의 패망으로 인해 본국으로 귀환한 후 경성제대의 경험과 기억을 집단적 구성물로 구축하는 과정을 검토하고 그 논리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경성제대는 1924년 설립된 제국대학으로서 1945년 폐교할 때까지 조선에 관한 식민지적 지식을 생산하는 최상위 엘리트 집단이었다. 경성제대 일본인 교수진과 출신자들은 귀환 후 동창회를 결성하고 경성제대의 위상을 '조선의 근대적 고등교육기관'으로 재조정하는 한편 새로운 한일관계의 가교를 자처했다. 또한 '대륙탐사'와 '내선공학'을 식민지적 지배구조와 별개인 경성제대의 독특한 학술 활동이자 학풍으로 의미화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 했다. 경성제대의 '정신', 즉 '성대적인 것'은 경성제대에 대한 식민지적 비판으로부터 그들 자신의 경험을 내부자적 관점으로 보호한다. 그러나 경성제대의 식민주의를 둘러싼 역사적 비판을 외부자적 관점으로 밀어내고 식민지적 타자인 조선인의 관점을 회피하는 것은 '내선공학'과 그에 기반한 '대륙탐사'를 역사적으로 논할 수 없게 만든다.
결국, 경성제대 동창회는 '히키아케의 상처'라는 전후 일본의 피해자적 관점과 구제고교의 “악동문화”라는 '내지'의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성대적인 것'을 표상한다. 경성제대 동창회는 타자를 성찰하는 역사적 논리를 찾는 대신에 과거를 무시간의 영역에서 상상적으로 재구축하는 일본적인 이야기 세계에 자신을 숨기고 식민지 조선을 대면할 기회를 스스로 놓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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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알랭 테스타의 진화주의: 프로그램, 유형학, 실습

저자 : 박세진 ( Park Sejin )

발행기관 : 한국문화인류학회 간행물 : 한국문화인류학 54권 2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71-319 (4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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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 초기의 진화주의와 현대 인류학의 반진화주의는 모두 실패의 역사에 기입된다. 전자의 실패가 진화주의의 한 '프로그램'과 관련된다면, 후자의 실패는 진화주의라는 '프로젝트'와 그 실행 프로그램을 존재론적으로 혼동한 데서 찾아질 수 있다. 프로그램은 물론 사용 불가한 것으로 판명날 수 있다. 반면 진화의 탐구라는 프로젝트는 시작도 변화도 끝도 없는 현상―생명이 그러하듯 사회 역시 이런 유의 현상에 속하지 않는다―에 대해 제기되지 않는 이상 그 유효성이 기각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사회의 진화를 인식대상으로 갖는 프로젝트는 그 재가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다리고 있는바, 이 글은 현대 인류학의 지배적 흐름에 반해 새로운 진화주의의 이론과 실천을 끈질기게 모색해온 알랭 테스타(Alain Testart, 1945-2013)의 작업을 추적한다. ① 테스타가 구상하는 진화주의 프로그램의 대강, ② 그 실행을 위한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수행되는 사회들의 분류, 그리고 ③ 후기 구석기의 수렵채집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진화주의 '실습'을 차례차례 검토한 후, 논문은 진화주의가 인간 사회문화의 다양성과 보편성의 탐구라는 인류학의 지향과 관련해 갖는 함의를 짧게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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