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일본이 19세기말 세계박람회 참가를 통해 자포니즘의 형성과 확산에 성공을 거두었던 역사적 사실과 대비하여 대한제국의 1900년 파리세계박람회 참가와 한국관건립을 유럽에 있어서의 한류의 기원이라는 차원에서 고찰하고 한류 확산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였다. 본 논문은 먼저 1900년 대한제국의 파리세계박람회 참가와 한국관 건립이, 프랑스와 유럽에 대한제국이 독자적 문화를 가진 독립국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 성공하였음을 현지 언론 및 정기간행물에 실린 기사와 소개글을 통해 밝혔다. 또한 박람회가 끝난 뒤 프랑스정부에 기증된 전시품들이 박물관으로 이관돼 상설 전시됨으로써 지속적으로 한국문화를 유럽에 알리는 효과를 거두었음을 확인하였다. 특히 아시아전문기메박물관은 1893년 한국실을 개관하여 두 차례의 파리세계박람회에 전시됐던 한국특산품을 기증받아 전시했을 뿐 아니라, 한국 관련 강좌를 연속 개최하고 한국서적을 불어로 번역, 출판하여 한국 문화의 독자성을 프랑스 지식인층에게 인식시키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시카고세계박람회 참가 경험에도 불구하고 대한제국은 전시품의 선정이나 진열방식, 전체적인 주제에 대한 주도면밀한 전략없이 다품종, 물량 위주로 한국관을 운영함으로써 한국문화에 대해 현지인들에게 강렬하고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데는 실패하였다. 그런데다 1905년 을사늑약체결로 인한 외교권박탈과 1910년 한일병탄으로 대한제국이 일제의 식민지로 전락함에 따라 20세기초 유럽에서 잠시 일었던 한류의 불씨는 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