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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of Korean Oral Literature

  • : 한국구비문학회
  • : 어문학분야  >  국문학
  • : KCI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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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연속간행물
  • : 계간
  • : 1229-019X
  • : 2713-7775
  • :

수록정보
62권0호(2021) |수록논문 수 : 7
간행물 제목
65권0호(2022년 06월) 수록논문
최근 권호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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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저자 : 김민수 ( Kim Min Su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5-40 (3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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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는 구비전승 과정에서 같은 이야기로 인식될 정도로 서사 전개 범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동시에 변이를 발생시키며 다양한 각편을 만들어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징은 설화의 생성과 전승 과정에 인간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설화의 전승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텍스트에 미치는 영향을 중점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다.
본고에서는 설화의 전승 과정에 추론기능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하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연구를 계획하였다. 가설의 검증을 위해 바틀렛의 사고개념이 설화의 변이과정에 적용하기 적합하며, 이 개념은 인지과학의 추론기능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설화 전승 과정과 유사하면서도 인지과학적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설화 구비전승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했다. 4개의 이주민 구술 설화를 한국인에게 노출시켜 4단계 전승을 거치는 실험으로 설화별 4회씩 진행해 총 64개의 결과를 얻었다. 그리고 이를 분석해 인간의 추론 기능이 설화의 전승 과정에 주는 영향을 분석했다.
실험을 분석한 결과는 크게 두 방향으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추론이 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추론을 통해 인지된 서사적 인과가 새 화소로 설화에 포함되거나, 인물의 심리상태 혹은 성격적 특징이 구체화되어 설화에 포함되는 것이 실험에서 확인되었다. 추론이 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 전승 과정에서 설화의 주요 화소 혹은 구조를 강화하는 결과로 나타나 향유자들이 서사적 인과와 논리를 더 쉽게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을 수행했다. 둘째, 추론이 비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경우이다. 망각 등의 이유로 인해 발생한 서사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추론이 작동한 경우 새로운 인과를 형성하거나, 이미 진행된 변이의 영향을 받아 거기에 서사 논리적으로 어울리는 새로운 변이를 발생시켰다. 비고정성에 영향을 주는 추론의 경우 설화의 주요 화소 혹은 구조에 변이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해당 변이의 영향으로 설화의 의미 해석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추론은 설화의 비고정성이나 고정성 중 어느 한 방향으로만 영향을 주지 않고 전승 과정 전반에서 활용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실험 결과에서 추론이 활용되는 지점과 결과는 제각각이었으나 역할은 서사적 공백을 메우는 것으로 유사하게 나타났다. 추론은 발화자 혹은 청자에게 인과성ㆍ개연성이 타당하다고 여겨질 수 있도록 서사의 공백을 메우는 방향성을 갖는다. 그리고 추론에 의한 유지와 변이는 설화의 특정 단위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화소, 구조, 의미 차원에서 골고루 발생했으며 서로 연쇄적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확인되었다.


A tale consistently sustains the scope of lyrical deployment as it is recognized as the same story in the word-of-mouth transmission process. Simultaneously, it generates variations and various fragments. This is attributable to the fact that the role of humans is significant in the process of generation and transmission of a tale. Therefore, finding the principle of the phenomenon that occurs in the transmission process of a tale requires an intense analysis of the impacts of humans on the text.
Under the hypothesis that the inference function would have influence in the transmission process of a tale, a study was planned to confirm what influence would be the result. For the verification of this hypothesis, the conceptual thinking of Bartlett was confirmed to be appropriate to apply in the variation process of a tale, and this concept was applicable to the inference function in cognitive science. On this basis, a word-of-mouth tale transmission experiment was devised and carried out to confirm the cognitive scientific reaction that is similar to the tale transmission process. Four migrants' verbally stated tales were exposed to Koreans in the experiment. They went through a 4-phase transmission to obtain a total of 64 results by processing each tale 4 times. This outcome was analyzed to elucidate the influence of the human inference function on the transmission process of the tale.
The outcome can be divided in two schemes. The first is the case where the inference impacted the fixed state. The experiment confirmed that the perceived lyrical causation was included in the tale in a new motif and the psychological state of the characters or their personal traits were solidified in the tale through this inference. In the event that the inference influenced the fixed state, the outcome showed that it strengthened the main motif or structure of the tale in the transmission process that was performed to help people grasp the lyrical causation and logic more easily. The second is the case where the inference impacted the non-fixed state. In Q1, the inference was operated to fill in lyrical blank spaces that occurred due to obliviousness or other causes; it generated the formation of new causation with the influence of already processed variation or caused a new variation that was harmonized in a lyrically logical way. For the case of the inference that influenced the non-fixed state, there were frequent cases of causing a variation in the main motif or structure of the tale. And, with the influence on the applicable variation, it even influenced the meaning of the tale and its interpretation.
Consequently, the inference did not influence any single direction of either of non-fixed state or the fixed state of the tale but was consistently facilitated in the transmission process. In addition, the results showed that the time and outcome where the inference was facilitated were shown to be in all aspects, but the role was shown to be similar to filling in the lyrical blank spaces. The directive scheme of inference played the role of filling in blank lyrics by having the speaker or listener consider the causation and probability to be reasonable. Moreover, maintenance and variation by the inference did not happen in a specific unit of the tale. On the motif, structural and implication levels, it occured evenly and was confirmed to contain a mutually consequential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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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시연 ( Kim Si Yeon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41-79 (39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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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자연화된 '가족'이라는 범주에 관한 서사로서 '어머니의 음식'이라는 모티프가 나타나는 구전이야기를 분석한다. 사회적 구성물로서 '가족'은 인구 정책과 통치, 젠더와 섹슈얼리티 및 재생산, 장애와 정상신체주의 등 '정상성'의 규범이 (재)생산되는 제도적 기반이 되어 왔다. 이러한 '가족' 범주의 규범적 속성에 주목하여, 구전이야기를 통해 '가족'의 성립과 유지에 관한 사회적 상상력이 형상화된 양상을 탐구한다.
'오뉘 힘내기'와 '나무꾼과 선녀'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식들이 자신의 문제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갑자기 등장해 음식을 권하는 어머니의 존재는 해당 이야기를 '부모-자식'이라는 가족 관계 구도에 대한 상징적 서사로 해석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야기 속 어머니는 그가 자식들에게 권하는 '음식'과 동일시된 존재로, 오로지 자식들이 갈등 끝에 그 음식을 받아먹게 하는 것으로 기능을 다한다. 이때 어머니와 어머니의 음식은 자식들을 피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트리는데, 어머니가 권하는 음식을 먹으면 파멸하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거절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결국 어머니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한 자식들이 음식을 받아먹고 좌절함으로써 이야기는 비극으로 갈무리되고, 어머니가 아니었더라면 이루어질 수도 있었던 이들의 미래의 가능성은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겨진다.
이러한 딜레마는 자식들이 어머니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게 하는, 그리하여 어머니가 제시하는 가족 역할에 대한 종속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부채감의 정서와 결부되어 있다. 이 부채감의 정서는 어머니의 요구가 강제나 강요가 아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어보라고 애원하는 일, 즉 희생과 헌신이라는 '어머니' 역할의 전면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로부터 비롯된다. 자식들에게 어머니가 내미는 음식은 역할과 존재를 구분할 수 없는 '어머니'의 상징으로 다가와, 그들이 이 음식을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정서적 압박으로 기능한다.
서사적으로 다른 선택지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등장인물 누구도 이 '가족'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어머니의 음식'이라는 소재를 경유하여, 구전이야기 속 가족 관계를 '가족'이라는 '정상성'의 규범에 복무하기를 요구하는 폭력의 은유로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This article is an analysis of oral narratives that contain the motif of “mother's cooking.” In the stories “The Trial of Strength between Brother and Sister” and “The Woodcutter and the Fairy,” the mother of the main character appears at a crucial moment and tells him/her to eat the food she has made. The main character is conflicted about whether to accept the mother's cooking, but in the end cannot refuse the mother's invitation, so they eat the food and end up in ruins.
This tendency of narratives raises the need to interpret the narrative of the family in oral narratives as a symbolic narrative in which the concept of “family” is maintained and continued. The reason that children cannot refuse their mother's cooking even though they foresee their own tragic ending is because of their sense of debt to their mother. The burden on their heart due to their mother's sacrifice and devotion to them makes them unable to resist. This shows that this scene is not just about “food,” but a question about whether or not to conform to the norm of a “child” which their mother requires of them.
The fact that the children in the narratives choose to die after eating their mother's cooking shows that they have failed to become psychologically independent from their mother. In conclusion, the narratives can be analyzed as narratives of children who cannot escape the emotional control of their mother and have no choice but to return to the bondage of the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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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정경 ( Kim Jong Kyoung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81-111 (31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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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는 아랑형 원혼담을 연구의 주된 대상으로 삼아 등장 인물들의 담화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고, 각각의 상황에서 인물들의 특성과 역할이 구성·변화되는 양상을 살펴보았다. 원귀와 원이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아랑의 등장이 그것 자체만으로도 공포를 야기하며 원의 무조건적인 믿음을 얻어낸다는 사실을 토대로, 아랑이 피해자에서 초월적인 존재로 성격이 변화하였음을 알아냈다.
한편, 이 장면에서 원은 원귀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권력을 지닌 자이기 때문에 원귀의 발화 상대로 선택되었지만, 이때까지는 안다고 가정된 주체에 불과하며, 원귀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아는 주체가 된다고 보았다. 원을 안다고 가정된 주체에서 아는 주체로 변화하게 만든 진실은 아랑이 죽게 된 이유이며, 아랑이 자신의 죽음과 관련하여 세상에 진정으로 말하고 싶어 한 것은, 자신이 통인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아랑은 원을 통해 자신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원은 아랑을 통해 진정한 통치자가 되기 위한 지식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랑과 원은 각자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공모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하겠다.
이어 아랑과 원이 공모 관계를 맺고 있는 그 한편에는 통인이 처음부터 부정된 것으로서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아랑 설화에서 통인의 욕망은 존재할 수 없음을 표시하는 빈자리로 그려지며, 원이 통인을 심문하는 장면은 통인에게 죽음 이외에 다른 선택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이 장면에서 범죄 사실을 긍정하는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통인의 상황은 허용된 대상만을 욕망해야 하는 그의 처지와 흡사하다. 그리하여 이글에서는 아랑 설화가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관리되어야 하는 것처럼, 중인 계급의 욕망과 섹슈얼리티 역시 관리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고 보았다. 동시에 각편 '신거무의 원한'을 통해, 사유 가능한 것들을 정립하기 위하여 억압했던 이들의 목소리가 언제든 발화될 수 있음을 드러냈다. 이렇듯 아랑 설화는 남성의 억압에 대한 여성의 저항이라는 틀을 넘어 다양한 차원의 규율과 제약의 담론이 교차하는 장으로 사유될 수 있다.


In this study, the stories of Arang were researched based on the relationship patterns and characteristics of the characters. As a research method, the discourse situation was divided into two parts, and the composition of the character's personality in each situation was investigated.
In the scene where Won-gui and Won-nim face each other, it was found that Arang's personality changed from a victim to a transcendent being. On the other hand, in this scene, it was considered that Won was only a subject who assumed to know, and only after hearing all of the stories did Won-gui become a subject of knowing. The truth that made him change from a subject assuming to know Won to a subject to know is the reason why Arang died. What Arang wanted to tell the world about her death was the fact that she did not comply with Tongin's sexual request, which led to her death.
Arang tells the world the truth about her death through Won and Won gains the knowledge to become a true ruler through Arang. Therefore, it can be said that Arang and Won are in a complicit relationship in that each plays a role in helping the other achieve what they want.
On the other hand, in the tale of Arang, the desire of Tongin is drawn as a space that indicates that it cannot exist. In the scene where Won interrogates Tongin, he tells Tongin that there is no other option than death. The tale of Arang emphasizes that just as women's sexuality should be managed, so should the desire and sexuality of the middle class be managed. However, on the other hand, this process is not fixed, and there is a gap in the text for the voices of the oppressed to be uttered. “Shin Geomu's grudge” is a good example of that. In this article, I tried to provide an opportunity to think of Arang's tales as a place where discourses of various dimensions of discipline and restrictions intersect beyond the frame of female resistance to male op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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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심우장 ( Sim Woo Jang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113-152 (4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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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문화적인 관점에서 설화에 접근하려고 할 때, 중요한 하나의 통로가 패턴이다. 텍스트가 존재하지 않은 구술문화에서 정보의 구성과 보관, 전승이 바로 패턴에 의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설화 작품 중에는 불균형에서 균형으로 이어지는 단일한 형태로 되어 있는 기본형 서사가 있는가 하면, 기본형이 반복되면서 서사가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서사 확장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는데, 본고는 이 중에서도 불균형-균형의 단위담이 연달아 이어지는 불균형-균형-불균형-균형의 형태로 되어 있는 패턴에 주목했다.
서사가 확장되기 위해서는 고갈된 서사 추동력을 새롭게 확보해야 하는데, 그 방식에 따라 서사 확장 패턴을 둘로 나눌 수 있다. 선행 단위담의 서사적 균형이 불완전하다는 인식에서 맥락을 확대하여 불완전한 지점을 찾아 추가적인 서사 추동력을 확보하는 '맥락 확대 패턴'과, 선행의 단위담에 내포된 또 다른 관점을 통해 감춰진 불균형을 찾아 새롭게 서사 추동력을 확보하는 '관점 이동 패턴'이 그것이다. 이러한 서사 확장 패턴은 주제를 증폭시키고, 세계 인식을 심화 또는 확장하며, 서사 종결성을 강화하는 효과를 갖는다.
다양한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서사 확장 패턴은 변증법적 사유의 과정이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을 요한다. 선행 단위담에 대한 부정에서 시작하여 인식의 심화와 확장을 통해 일치 화해에 이르는 과정은 전형적인 변증법적 인식의 과정이다. 결국 설화에 나타난 서사 확장 패턴은 변증법적 사유가 그러한 것처럼, 독단적 인식을 경계하고, 반성적 사고를 지향하는 구술문화의 세련된 사유 과정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겠다.


When approaching a narrative from an oral culture point of view, one important passageway is patterns. This is because, in an oral culture where texts do not exist, the composition, storage, and transmission of information is done through patterns. Among folktales, there are basic narratives in a single form of disequilibrium-equilibrium, while there are many cases in which the narrative is expanded as the basic type is repeated. There are certain elaborately woven patterns in these narrative expansions. Among them, this paper pays attention to the pattern of disequilibrium-equilibrium-disequilibrium-equilibrium.
In order to expand the narrative, it is necessary to newly secure the exhausted narrative drive. According to this securing method, the narrative expansion patterns are divided into two types: a context expansion pattern and a view shift pattern. In the recognition that the narrative equilibrium of the preceding story unit is incomplete, the “context expansion pattern” finds an incomplete point through context expansion to secure additional narrative drive. the “view shift pattern” finds the hidden disequilibrium through another view implied in the preceding story unit to secure a new narrative drive. These narrative expansion patterns have the effect of amplifying the subject, deepening and expanding the world perception, and strengthening the narrative closure.
The narrative expansion pattern commonly found in a wide variety of works deserves attention as it reflects the process of dialectical thinking. This process of recognition from negation to unity and reconciliation through deepening and expansion of knowledge is a typical dialectical process of knowledge. In the end, the narrative expansion pattern shown in folktales can be said to be a refined process of oral cultural thinking that is wary of dogmatic recognition and aims for reflective thinking, just like dialectical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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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경화 ( Lee Kyung Hwa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153-178 (2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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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에서는 먼저 당금애기의 서사를 임신 서사와 출산·육아 서사로 나누어, 각각에 나타난 삼신으로서의 면모를 고찰하였다. 출산과 육아는 선행연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여성의 삶의 경험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는 동시에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훌륭하게 해냈다는 점에서 순산과 육아를 기원하는 대상인 삼신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고 논의했다.
한편 임신은 중과 당금애기의 거절-제안의 반복 속에 결연이 이루어진다는 점에 주목하여, 신과 당금애기의 관계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신은 당금애기를 설득하며 모든 일은 당금애기의 동의가 내려진 후에 진행된다. 여타 서사무가에서는 신의 절대성과 권위가 강조되는 것과 달리 <당금애기>에서는 신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자 당금애기를 설득하는 것이다. 이에 <당금애기>에는 세상의 질서를 관장하는 신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당금애기만의 고유의 능력으로서 잉태가 형상화된다고 논의하였다.
그리고 당금애기의 좌정 과정을 통해 <당금애기>에 나타난 삼신의 신적 위치와 그 의미에 대해 고찰했다. 신이 당금애기를 좌정시키는 과정에서 그를 징치하려 함으로써 관계 양상에 변화가 나타난다. 본고에서는 신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후손이라는 결핍을 당금애기를 통해 해결한 후로 징치가 지연된 점에 주목하였다. 이는 당금애기와 맺었던 기존의 관계를 철회하고 신 중심의 질서 아래에 삼신을 위치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신의 행동은 당금애기의 고유한 힘을 인정하는 동시에 그를 무속 질서 속에 위치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이러한 삼신의 형상화는 삼신에 대한 민간의 강한 믿음을 수용하는 한편 그를 무속의 질서하에 위치시킴으로써 무속의 권능이 강조되는 효과를 갖는다고 논의했다.


This paper analyzes characteristics of Samshin portrayed in < Danggeum-aegi > myth. First, we propose a novel perspective to divide the narrative structure of < Danggeum-aegi > to demonstrate that the protagonist (Danggeum-aegi)'s actions manifest features of the deity (Samshin) she will eventually become. The narrative was conventionally divided into the three-part structure of pregnancy, childbirth, and parenting. Instead, we propose a two-part division of pregnancy and childbirth-parenting, emphasizing the latter. Prior research has emphasized the similarity between the childbirth and parenting experience of the protagonist and that of women's life experiences of the time. This paper suggests that this narrative segment implies the characteristic of Samshin residing in the protagonist, since her completion of childbirth and rearing, achieved through extreme conditions described in the myth, implicates the essence of Samshin, a deity to whom people prayed for safe childbirth and successful parenting. The segment of pregnancy is analyzed with an emphasis on the fact that the conception takes place only after repeated scenes of proposals and rejections between Danggeum-aegi and God disguised as a Buddhist monk, focus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two. The point is that the God must persuade her and nothing happens without her consent; this is a distinctive feature of < Danggeum-aegi > myth compared to the other ones, in which the God is primarily an absolute and dominating figure. In < Danggeum-aegi >, he is the one who does the persuasion to get what he desires. Thus we interpret thus the conception as a unique ability of the protagonist that even the omnipotent God cannot bend to his will.
Secondly, this paper analyzes the position of Samshin in the hierarchy of gods, observable in the ascent of Danggeum-aegi as a deity. The God lifts her to the ranks of the gods but also indicates in the process his intention to punish her for disrespect. We focused on the temporal moment that this reprimand happens. God does not punish her at the moment of the disrespect, but delays it to some point after the conception, by which he has solved the lack of progeny he cannot acquire by himself; even then, he does not execute the punishment but decides only to show his intention. This symbolizes the nullification of prior arrangement between the two as equal parties of negotiation and incorporation of Samshin (Danggeum-aegi) under the order of God. The intrinsic power of Samshin is recognized, but she must submit herself to the order centered around God.
We conclude that such representation of Samshin portrays a complex objective set for the Korean shamanism of acknowledging the faith people have toward Samshin and at the same time putting and taming her under the established order of shamanism to accentuate the authority of shaman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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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임이랑 ( Im Lee Lang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179-208 (30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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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의 '개양할미'는 지형 형성에 관여한 거인 여신이라는 마고계통의 핵심적 정체성을 공유하면서도 악신(혹은 인간)으로 마모되는 비극적 결말에 수렴하지 않는 유일한 존재라 할 수 있다. 이 글은 한반도의 창세여신인 마고할미 콘텐츠의 향방을 모색하는 한 작업으로 개양할미에 잠재된 문화원형으로서의 서사적 가치를 조명한다. 이를 위해 특히 마고계 아동서의 출판 현황을 검토하여 마고신화의 현대적 전승 양상을 살핀 뒤, 개양할미를 활용한 옛이야기 그림책 및 창작동화 출간에 긴요하리라 판단되는 주요 화소의 활용 및 변용안을 제언한다.
먼저 마고계 아동서의 출판 현황을 종합하면, 마고신화는 제주의 설문대할망 위주로 전승되고 있으며 개양할미 등 타 지역의 마고계 할미들은 사실상 극심하게 소외된 양상이었다. 또한 개양할미를 소재로 한 아동서의 경우는 원형 서사에서 강조되어 온수호신으로서의 면모가 많은 부분 희석된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본고는 이러한 마고 신화 전승의 한계를 개양할미의 재발견을 통해 타파할 수 있으리라는 전제에서 개양할미 서사를 활용한 두 가지 방안 즉, 옛이야기 그림책으로의 차별화와 옛이야기 소재 창작동화로의 융합화 방안을 탐색했다. 그 결과 전자는 서해 변산반도 지역설화로서의 특색화 가능성, 후자는 마고신화의 입체적 다시쓰기를 통한 한국형 할미신 캐릭터 고안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로 각각 수렴되었다.
따라서 이상의 논의는 여신에 대한 인식 변화를 거치며 급기야 파괴적 존재로까지 굴절되어 선신과 악신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 마고할미의 다면성을 균형적·입체적으로 전승하기 위한 비평적 관점을 환기한다. 더불어 마고계 여신으로서 개양할미라는 서해 수호신격의 서사적 활용 가치를 시론적으로나마 검토해본 의의가 있겠다. 미진한 부분은 영등할미, 삼신할미 등등 마고할미와 연관성이 닿아 있는 다양한 할미신격을 더욱 확장적으로 함께 살펴가면서 향후 보완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더불어 중국의 마고 혹은 마조여신과 우리의 마고할미가 어떻게 같고 다른지 분별하는 문제도 후속 연구에서 보다 정치하게 다루고자 한다.


Buan's Gaeyang-Halmi shares a core identity with other Mago-related stories, where a giantess is involved in the formation of topography, but it is the only one that does not have a tragic conclusion. This study looked into Gaeyang-Halmi's epic value as a potential cultural archetype. To do this, after reviewing the publication of Mago-related children's books, the author examined the patterns of its modern transmission and found effective ideas in Mago-related publications, verbal narratives, and creative fairy tales.
First, an examination of Mago-related children's books showed that the Mago myth is mainly passed down through Jeju's Seolmundae-Halmang, and other Mago-related myth in other regions, such as Gaeyang-Halmi, were essentially alienated.
In addition, even in a storybook based on Gaeyang-Halmi, the aspect of her being a guardian goddess, which was emphasized in the original narrative was highly diluted.
Accordingly, based on the premise that the limitations of the transmission of Mago mythology can be surmounted through the rediscovery of Gaeyang-Halmi, two methods using Gaeyang-Halmi's narrative were researched: differentiation of old stories in picture books and rewriting of creative fairy tales based on old stories.
As a result, the former converged to the possibility of specialization as a regional narrative of the Byeon-san Peninsula in the West Sea, and the latter converged to the necessity of a Korean-style grandma character through a multi-dimensional rewrite of the Mago myth.
The above discussion evokes a critical point of transmission of Mago, who eventually crossed the boundary between good and evil, through a change in perception of the goddess. In addition, the epic use and value of the West Sea guardian goddess, Gaeyang-Halmi was exam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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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보라미 ( Chung Borami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209-236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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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의 목적은 규장각 소장 한글 번역본 『청구야담』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야기의 탈락 및 문면의 변개를 통해 다각도로 반영되어 있음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데 있다.
본고의 연구 대상인 한글 번역본 『청구야담』은 현재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는 자료이다. 이 책은 본래 한문으로 쓰인 『청구야담』을 한글로 번역한 것으로 총 19권 19책으로 이루어진 완질본이다.
규장각본 『청구야담』은 규문의 수요에 응해 번역되어 궁중이나 상층 사대부가의 여성들 사이에서 향유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어 왔으며, 이와 관련하여 규장각본 『청구야담』이 편역되는 과정에서 몇몇 이야기들이 의도적으로 탈락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도 지적된 바 있다.
그런데 한문본 『청구야담』과 규장각본 『청구야담』의 전체 문면을 면밀히 비교 검토한 결과, 규장각본 『청구야담』에는 이야기를 취사선택하는 과정 뿐 아니라 번역하는 과정에서도 역자가 왕실의 구성원을 독자로 상정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서술을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 부분들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그 실례를 제시하면서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야기의 탈락 및 문면의 변개를 통해 반영되어 있음을 살펴보았다. 규장각본 『청구야담』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이처럼 다기한 방향에서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은 지금껏 간과되어 온 부분이다. 이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본고는 규장각본 『청구야담』의 특징적 면모를 온전히 밝히는 데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규장각본 『청구야담』에 이야기가 취사선택되고 한글로 번역되는 과정에 왕실 독자에 대한 고려가 두루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검토했다는 점에서 본고는 왕실 독서물이 편역되는 과정에서 보이게 된 특징적 일면을 확인한다는 의의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The purpose of this paper is to clarify in detail the consideration shown toward a reader from the royal family and how this is reflected by the deletion of a story and alterations to the text of the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Previous studies estimated that the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was translated based on a demand from upper-class women and was enjoyed among women in the court or upper-class families. It was also pointed out that some stories that did not meet the standards were omitted in the process of translating the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However, after closely comparing and reviewing the entire texts of Cheong-gu Yadam in the Chinese version and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it was confirmed that in the process of translating the story, the translator intentionally adjusted the description after assuming that a member of the royal family would be reading it.
While presenting this example, this paper examines how the consideration shown toward a reader from the royal family is reflected through the omission of a story and alterations to the text. This consideration shown toward a royal reader as reflected in the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has been overlooked so far. Through this point, I think this paper can help to reveal the characteristic aspects of the Cheong-gu Yadam from the Kyujanggak Manuscri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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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솔미 ( Chung Sol Mi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237-270 (3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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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고는 조선 후기에 서울 도성 안 도깨비 이야기가 다수 향유된 사실에 착목하여 이들 이야기의 경향성과 특징을 일별한 후, '조선후기 서울'이라는 시공간 속 사회·현실과 욕망·감정이 도깨비 이야기에 투영되는 방식과 그 미적 효과를 구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도깨비 이야기 안에 내재한 당대 서울에 거주하던 이들의 감정과 욕망이 다층적으로 조명될 것이며, 이야기의 역사적 변모 양상도 일정하게 파악될 것이다.
본디 문명과 떨어진 산속이나 들판, 행적이 드문 수풀, 그리고 인가(人家)의 주변부에 우거하는 것으로 상정되던 도깨비는 17세기 전란과 혼란한 조정 상황으로 인해 황폐화된 서울에 다수 출현하게 된다. 전란 이전에 찬란했던 공간들은 폐허가 되고 조정에는 권신들이 횡행하던바 서울은 마치 도깨비 소굴처럼 인식되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서울 한복판의 민가, 그리고 조정에는 기괴한 형상의 도깨비들이 등장하여 인간을 놀라게 하거나 그 생계를 어렵게 만든다. 그리하여 17세기의 서울 도깨비 이야기는 비극적이고 어두운 정조를 띤다.
그런데 18~19세기 도깨비는 황폐화된 도시가 아니라 불안과 욕망이 가득한 공간으로서의 서울로 찾아 든다. 도깨비는 서울 남산 자락 아래 묵사동(墨寺洞)·필동(筆洞) 등에 출몰하여 집 없이 흉가를 전전하는 빈한한 양반들의 불안을 고조시키는 한편 그 처지와 현실을 거울처럼 반영한다. 빈부의 이동이 활발히 일어나던 서울이라는 공간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빈민층으로 전락한 몰락양반의 불안이, 그들의 주요 거주지인 남산 일대를 배경으로 도깨비라는 상상적 존재를 불러낸 것이다.
또한, 도깨비는 선혜청(宣惠廳)을 위시한 서울 관아 근처에 출몰하여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치부를 이루어주고 누군가는 가산을 탕진하게 하는데, 이들 이야기는 도깨비라는 초월적 존재를 등장시키는 배경으로 서울의 상업 공간이나 재정을 담당하는 관아 등을 설정한다. 그리하여 도깨비 이야기 속에 내재된 부에 대한 욕망이, 활발하게 물자가 이동했던 조선후기 서울의 분위기에서 산출된 것임을 노정한다. 또한, 이들 이야기는 치부의 과정을 그리 추상적이고 환상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나름의 현실성을 담보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도깨비 이야기와 변별된다. 즉 도깨비라는 초월적 존재가 등장한다 하더라도 돈에 있어서는 다소 현실적인 입장을 취하는바 시정(市井)의 감수성을 담아내는 것이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조선후기 도깨비의 '상경'은 단순히 소재의 변천이나 배경의 이동ㆍ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무렵 삶과 서사의 중심 장소가 향촌에서 도시로 옮겨진 결과임을 확인하였다. 곧, 서사의 새로운 향유 주체가 된 신흥 도시민의 환상과 불안은 당시 서울 공간의 다채로운 장소성과 조응해 나가며 상상의 소산인 도깨비를 소환한 것이다.


Drawing on the fact that various stories about 'Dokkaebi' in Seoul were widely enjoyed in the late Chosun Dynasty, this paper examines the tendencies and characteristics of these stories and seeks to identify how society, reality, desires, and emotions in the space-time of “Late Joseon Seoul” are projected onto the story of the Dokkaebi and its cultural significance. Through this, the feelings and desires of the people residing in Seoul during the time of Dokkaebi will be illuminated in a multi-layered way, and the historical transformation of the story will also be brought to attention.
Dokkaebi, supposedly lived in the deep forest far away from civilization, appear in vast numbers in the middle of Seoul since 17th century as the city has been devastated and ravaged by wars and chaotic royal court. Due to the ruins of a city that had once been brilliant before the war and the corruption of the royal court, Seoul is perceived as a den of Dokkaebi. Thus, the bizarrely shaped Dokkaebi pops up in the middle of the city and starts to threaten the human residents, hindering their living. The story of the 17th-century Seoul Dokkaebi is clouded by a dark and tragic tone.
However, the story of the 18th-19th century Seoul Dokkaebi is not woven against the backdrop of a devastated city, but is instead situated in a place full of desires. Dokkaebis are attracted to moneyed and wealthy places, and reveal the desires and emotions of newly appeared type of people in Seoul at the time.
Ruined aristocrats who suffered from anxiety about homelessness, merchants who desired to make a lot of money by new business, lower class people who wanted to be free from the hard labor reflected their desires into the imaginary being, Dokkaebi. Moreover, at this time, the story of the Seoul Dokkaebi does not depict the way of accumulating wealth in an abstract and fantastic way, but rather guarantees its own reality. In other words, even if a transcendental being called a heck of a gimmick emerges, it is interesting to glimpse the sensitivity of the correction, which offers a somewhat realistic position regarding money.
Thus, it is clarified that the story of the 18th-19th century Seoul Dokkaebi reflects the interest of emerging urban residents caused by socioeconomic changes at th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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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현설 ( Cho Hyun-soul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5권 0호 발행 연도 : 2022 페이지 : pp. 271-302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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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익에 따른 동물의 분류와 구조화는 인간 지성의 산물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비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인류의 존속에 긴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므이꺼>의 천신거쯔는 인간에 대한 태도에 따라 동(식)물을 분류한 뒤 무익은 저주하고 유익은 축복했다. 땅을 개간하지 말라는 우무러와의 금기도 인류 지성의 산물이다. 금기를 언어화하여 전승하는 행위가 공동체의 지속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사슴이 '아이 셋을 낳을 때까지는 옷을 내어주지 말라'는 금기를 발부했던 것은 그것이 남성 중심의 가족구성체를 이룩하는 데 긴요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부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보호하고, 분류와 구조화를 통해 인간을 비인간으로부터 분리하는 인간의 지성이 임계점에 이르면 구조를 재구조화하고 금기를 위반하는 일도 인류의 존속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다. 이 불가피함에 대한 상상력이 <므이꺼>의 막내나 <목도령과 대홍수>의 목도령, <선녀와 나무꾼>의 나무꾼으로 하여금 들을 수 없는 동물의 목소리를 듣게 하고, <원천강본풀이>의 오늘이를 온 우주와 소통하게 한다. 이것이 인간-비인간이 물질성에서는 다르나 내면성은 공유하고 있다고 보는, 다시 말해 비인간-인간을 모두 '사람'으로 여기는 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그런데 비인간-인간 사이에 소통이 이뤄지더라도 비인간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고 인간중심적으로 인식하면 애니미즘은 실종된다. <므이꺼>의 천신 거쯔의 목소리는 인간적이고, <목도령과 대홍수>의 목신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동물의 언어를 알아듣는 민담의 주인공의 능력이 상호성을 잃고 인간의 발복을 향할 때 애니미즘은 미끄러진다. 주인공과 친밀감을 형성하고 있는 동물보은담의 동물은 인간의 시각으로 포획된 오이디푸스적 동물이다. 동물보은담이 은혜 갚은 개나 소와 같은 동물만 '사람보다 낫다'거나 '사람 같다'고 여기는 한 거기서 드러나는 것은 안티애니미즘의 우주론이다.
금세기 인류의 공안은 비인간과의 공존이다. 비인간과의 불화에서 촉발된 작금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비인간-인간의 관계, 그 동일 지평에 있는 인류의 존속에 대해 심각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서구 발 근대 문명은 비인간 혹은 자연을 타자화했고, 타자의 목소리를 억압했다. 이 억압에의 욕망에서 초래된 기후위기, 그리고 바이러스의 창궐은 저 근대문명이 도구화한 타자들의 절규로 보인다. 저 비인간들의 절규에 화답하지 않는다면 홍수신화는 우리의 '오래된 미래'일 수 있다.


The classification and structuralization of animals based on their benefits and uselessness are products of human intelligence. Doing so was essential to ensure the survival of humankind in relation to non-humans. Therefore, Getz, the heavenly god of Meigĕ, blessed benefits upon animals after they were classified based on their attitude toward humans. Bear being prohibited from reclaiming land is also a product of human intelligence, as keeping taboos alive benefits the continuation of the community. The deer mentioned a taboo saying, "Don't give out clothes until you have three children," because it was an important condition for achieving a male-dominant family structure.
However, it is inevitable that humankind will go beyond structure and violate taboos when human intelligence reaches a critical point. The imagination of this inevitability allows us to hear the voices of animals that cannot be heard, such as the youngest of Meigĕ, the Mokdoryeong of the flood myth, and the woodcutter of The Fairy and the Woodcutter, and communicate with the entire universe, such as the Today of Woncheongang myth. This is the cosmology of animism that considers both humans and non-humans as persons.
However, even if non-human-human communication occurs, animism disappears if the non-human is recognized as a person. The voice of Getz, the heavenly god of Meigĕ, is like that of a human, and the case of the Tree god of the flood myth is no different. Animism deteriorates when the protagonist's ability to understand the language of animals is directed toward only human's benefits. As long as the animals in the story of repaying animals are considered as "better than humans" or "like humans," what is expressed in the story is the cosmology of anti-animism.
Human coexistence with non-human beings is a contentious topic in this century. The ongoing COVID-19 pandemic, triggered by disharmony with non-humans, raises serious questions about this mutual relationship. Modern civilizations originating from Western Europe often otherize non-humans and suppress others' voices. The climate crisis has been caused by this desire for oppression, and the recent outbreak of the virus seems to reflect the screams of others. If we do not respond with haste to the cries of these non-humans, the great flood myth could see us reliving our “ancient fu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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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등재

저자 : 이지영 ( Yi¸ Ji Young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5-32 (28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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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자유롭게 가상세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연결된다는 점에서 단순한 가상현실과 구별되는데, 음성을 통한 실시간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야기 문화의 새로운 공간으로 주목된다. 이 중에서 제페토는 PC와 모바일로 접속이 가능한 3D 가상세계이다. 이용자들은 가상월드에서 다른 이용자들과 음성 혹은 문자로 소통할 수 있다. 또한 제페토에서는 손쉽게 영상툰을 만들 수 있어서,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영상툰을 만들어 게시하며 일부는 이를 '제페토 드라마'라는 이름으로 올린다. 또한 제페토에서는 일종의 역할극인 '상황극'을 통해서 이야기 놀이를 즐기기도 한다. VR 기반 메타버스는 현재 본격적으로 출시되지 않았지만, VR 게임인 VRChat을 통해서 VR 기반 메타버스의 이야기 문화에 대해 예측할 수 있다. VRChat도 이용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가상월드에서 만나 음성으로 대화하다는 점은 제페토와 동일하나, 문자채팅도 가능한 제페토와 달리 음성으로만 소통하며 VR 기기를 통해서 가상세계에 접속하기에 현존감을 보다 강하게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VRChat은 가상의 동일 공간에서 화자와 청자가 음성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통적 이야기 문화와 유사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환경의 메타버스에서는 말을 통한 이야기 문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가상현실에서 보다 용이할 수 있는 상황극 놀이나 영상툰은 메타버스의 새로운 이야기 문화로 주목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서사와 극을 넘어선 디지털스토리텔링의 개념을 수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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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최혜진 ( Choi¸ Hye Jin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33-76 (44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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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는 긴 역사 동안 이야기 노래로 사랑을 받은 한국의 구비예술이다. 소리꾼이 고수의 북장단에 맞추어 긴 시간 동안 공연을 하면서 시대와 사람, 삶과 미래를 노래했다. 이제 판소리는 한국을 넘어서 전 세계인과 함께 공감하고 즐길 준비를 해야 할 시점에 있다.
본 논의에서는 판소리 세계화를 위한 노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미래 전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먼저 세계화를 둘러싼 여러 담론의 과정을 살폈다. 다음으로 세계화의 담론 속에서 그간 이루어진 판소리 세계화의 현황을 살펴보았다.
오프라인상에서는 해외 한국문화원와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성과를 살펴보았다. 온라인상에서는 최근 유튜브를 중심으로 온라인콘텐츠의 제작이 활성화되면서 다양한 공연, 교육 영상이 외국인용으로 만들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음반, 서적, 학술논문 등에 있어서는 해외 사이트에서 접근 가능한 것이 매우 적음을 알 수 있고, 특히 학술교류와 이론서의 번역 교류 등은 아직 많은 과제를 안고 있었다. 모범 사례로 프랑스 주재 한국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활약과 성과를 제시하였다.
마지막으로 판소리 세계화를 위한 네트워킹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네 가지 측면에서 전략을 제안하였다. 첫째는 온오프라인을 통한 판소리 공연 네트워킹, 둘째는 한국 문화원의 장기지원을 통한 교육 네트워킹, 셋째는 학술교류와 올바른 다국어 번역을 위한 연구자 네트워킹, 넷째는 디지털 정보화와 온라인 소통을 위한 정책과 홍보 네트워킹이 필요함을 역설하였다.
21세기 판소리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서 인류의 문화자산인 동시에 새로운 문화 창조에 기여하는 장르가 되어야 한다. 전 세계인이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예술로서의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하고 전방위적인 교류와 협력,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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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문봉석 ( Mun¸ Bong Seok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77-112 (3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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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 이후 판소리 교육의 현황과 문제점을 살펴보고, 이의 개선방안에 대해 논의하였다. 논의 결과를 간단하게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판소리 제재곡은 초등학교 3-4학년 감상 영역, 초등학교 5-6학년 감상 영역, 중학교 1-3학년 감상 영역 및 표현 영역에 포함되었다. 전체 판소리 제재곡의 학습 활동을 분석한 결과 총 8가지로 유형화되었는데, 구체적으로 '판소리의 구성요소 이해하기', '음악적 표현 요소 파악하기', '추임새 익히기', '발림하기', '따라 부르기', '소리북으로 장단반주하기', '노래(극) 만들기', '연관 장르와 비교하기' 등이었다.
이들 학습 활동의 개선 방안으로 '판소리의 구성 요소 이해하기'는 판소리의 정의에 서사음악적 성격, 공연 형식, 음악적 구성요소를 모두 포함하되, 문화사적 가치를 드러낼 것, '음악적 표현 요소 파악하기'는 판소리의 구성 요소, 장단과 악조 등을 감상 요소로 제시할 것, '추임새 익히기'는 추임새를 단계별로 학습하되, 장단과 연계해서 학습할 것, '발림하기'는 연기적인 요소가 강한 대목을 대상으로 하되, 궁극적으로는 창의적인 신체 표현 활동으로 유도할 것, '따라부르기'는 대상 대목에 대한 충분한 배경설명과 사설 해설을 추가하고, 통일된 악보와 감상 요소를 제시할 것, '소리북으로 장단 반주하기'는 소리북 연주를 위한 체계적인 기보법을 마련할 것, '노래(극) 만들기'는 '장단과 악조를 활용한 새로운 판소리 만들기', '소리와 아니리를 활용한 음악극 만들기', '기존 판소리 각색해 보기'와 같은 학습 방법을 활용할 것 등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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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신연우 ( Shin¸ Yeon Woo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13-144 (3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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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구비문학대계』 설화유형분류표의 4유형은 “바르고 그르기”로 선인과 악인의 행적을 주제로하는 설화 유형인데, 그 하위유형으로 441-6항 “딸의 인연을 망치는 계모(딸과 만나는 남자를 죽인다)”이 있다. 의붓딸을 학대하는 계모가 겨울에 있을 리 없는 나물을 구해오라고 산 속으로 내보내는데 소녀는 신비한 도령을 만나서 나물을 얻었지만 그 도령을 계모가 죽이면서 사건이 극대화된다는 내용의 이 설화는 계모 설화의 한 유형으로 누구나 들어보았을 것 같은 익숙한 느낌을 준다. 미당 서정주의 시<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나는 이리도 살고 싶은가>에 인용되어서 더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1) 소녀가 어머니를 떠나서 도령을 다시 찾아왔다는 것은 어머니와의 완전한 독립을 보여주어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남자를 택하고 자신의 삶을 살겠다는 단호한 결심의 행위이다. 이러한 정신적 성숙이 도령을 살려내는 생명꽃의 역할로 나타났다. 동시에 그녀의 성숙은 자신의 문제만을 해결하는 단계를 넘어서 다른 사람을 구하는 차원에까지 이른 것을 보여준다. 성숙이란 만남을 통한 관계 맺음과 타인의 생명에 도움이 되는 행동과 마음가짐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성장이 아니라 보다 정서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갖는 성숙이라는 말이 적당하다.
(2) 신화적 맥락에서 보면 소녀가 이른 공간, 생명꽃이 자라는 곳은 이승이 아닌 저승 또는 하늘나라이다. 소녀는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인물이다. 이는 이 소녀가 무녀(巫女)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다. 소녀가 죽은 도령을 되살린다는 것은 무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면 이야기가 순탄하게 이해된다. <딸의 인연을 망치는 계모> 설화는 본격적인 무속 신화가 아니지만 소녀의 모습에서 무당의 흔적은 뚜렷하다. 프로프의『민담의 역사적 기원』에 보이는 바 민담에 들어 있는 무속 신화의 모습이 여기에도 나타난다고 보인다. 무속 신화의 영향을 받았더라도 민담 차원의 이야기이다. 바리공주는 지상에 살던 부모를 되살렸지만 소녀가 살린 도령은 원래부터 신성 공간에 있던 인물이기도 하다. 신성 공간의 신성한 존재를 살해한 계모는 세속 공간에서 온 사람이다. 그러므로 죽은 자를 살린다는 화소를 문자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아마 무속신화에서 치유의 효용성이 약화되거나 망각된 결과일 수 있다.
(3) 계모가 미워한 사람은 의붓딸이지만 죽이기까지 한 사람은 산속의 도령이다. 이 둘의 대립을 부각시켜 보자. 도령은 신성공간의 존재라면 계모는 세속의 인물이다. 의붓딸은 두 공간을 오가는 샤만의 역할을 한다. 계모는 신성한 공간에 대한 이해가 없다. 샤만적 특성을 보이는 의붓딸을 계모는 매우 싫어한다. 신성공간의 도령은 샤만적 능력의 원천이다. 세속에서는 불가능한 겨울 나물 따오기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계모가 도령을 죽이는 것은 세속의 관점을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합리적 세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비합리를 제거해야 한다는 인식은 어떤 점에서는 자연스럽기도 하다. 이는 무속을 탄압한 우리 역사 속 현실의 반영으로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신성한 세계를 이해할 수 없었던 계모는 신성한 공간의 도령을 살해한다. <딸의 인연을 망치는 계모> 설화에서 도령을 살해하는 계모의 행동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이러한 해석을 통해 이 설화를 조금 더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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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유정월 ( Ryu , Jeong Wol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45-170 (26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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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제면할머니가 무조신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지점에 주목하면서 그러한 힘의 원천과 효과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같은 무조신화로 언급되는 <바리공주>, <초공본풀이>와 비교하면서 <제면굿>의 특징을 알아볼 것이다. 먼저 제면할머니와 다른 무조신들이 가지는 변별적인 인물 자질을 확인하고 이어서 서사적 차이를 살펴본다.
<제면굿>에서 제면할머니는 임신과 출산이 가능한 젊은 여성도, 과거를 보는 청년도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무조신화의 주인공과 다르다. 또 제면할머니는 생명을 구하거나 희생을 베풀지도 않을 뿐 아니라 욕심 많고 이기적인 인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도 차별적이다. 이들을 비교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제면할머니 욕망에 초점을 두면서 이를 서사의 국면에 따라 차근히 드러나고(조종 국면), 접근되고(능력 국면), 획득되는(수행 국면) 일련의 단계에 따라 논하고자 하였다.
제면할머니가 가지는 자질이나 특질은 다른 무조신의 것과는 다를 뿐만 아니라 그녀가 거치는 서사 단계들은 다른 무조신화들에 비해 사소하거나 세속적인 것처럼 보인다. 본 연구에서 제면할머니 서사에서 사소한 도구들의 세속적인 획득 과정에 개입하는 욕망의 정체를 억압된 신명으로 본다. 따라서 제면할머니의 위력은 그녀의 나이와 비례할 수밖에 없다. <제면굿>은 축적되거나 쌓이는 욕망을 가진 주체로서 노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제면할머니 이야기는 노인의 수만큼이나 다양한 노인의 이야기 가운데 하나로 읽어야 한다. 구술문학에서 다양하고 특수한 노인에 관한 담론이 생성된다면 그 중 하나가 이 제면할머니의 욕망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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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송미경 ( Song¸ Mi Kyoung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171-212 (42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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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에서는 신자료 오구라문고 소장 <옥중화>의 서지적 특징과 편찬 방식을 고찰하는 한편, 기존의 이해조 산정 <옥중화>의 『매일신보』 연재본을 오구라문고 소장<옥중화>와 비교 검토하였다. 오구라문고 소장본의 오기가『매일신보』 연재본에서 교정된 사실은 오구라문고 소장본이『매일신보』 연재본에 선행하면서 그 저본의 역할을 했으리라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지만, 한자-한글 표기의 차이, 조사의 차이, 방언, 구개음화, 어휘 표현 등 기타 표기상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여규형 교열ㆍ박승옥 번역의 오구라문고 소장본이 이해조 산정『매일신보』 연재본의 직접적인 저본이 되었을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다만 오구라문고 소장본의 경우, 여기 참여한 박승옥의 몰년이 1908년인바, 이해조 산정『매일신보』 연재본에 앞서 필사된 것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직 발견된 것은 아니나 '박기홍조 춘향가' 사설의 모본이 존재했고, 이를 토대로 1908년 이전에 오구라문고 소장본이 필사되었으며, 그 이후인 1912년 이해조가 판소리 산정 작업을 하였으리라는 것이 현재로서 도달 가능한 잠정적인 결론이다. 서강대 로욜라도서관 소장 < 원고본B > 역시 오구라문고 소장본의 성립을 전후해 시도된 또 하나의 초고로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 따라 이해조의 판소리 산정 작업을 다시 살펴보면, <옥중화> 그리고 후속작인 <강상련>, <연의각>, <토의간> 간 차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첫째, 문체상 차이이다. <옥중화>만 국한문 혼용체로 연재되었으며, 이후 후속작들은 국문체로 점차 전환되었다. 이해조는 여규형 교열ㆍ박승옥 역 <옥중화>의 모본(국한문 혼용체)을 토대로 이 산정 작업을 시도했기에, 첫 작업의 결과물은 여규형 교열ㆍ박승옥역 <옥중화>와 유사한 표기 체계를 지니게 되었던 것이다. 둘째, 저본이 된 바디의 차이이다. 박기홍 바디를 저본으로 한 것은 <옥중화>뿐이며, 이후 판소리 산정 작업부터는 심정순이 참여하게 된다. 이해조 판소리 산정의 저본이 박기홍 바디에서 심정순 바디로 전환되는 데는 여러 맥락이 있었겠으나, 무엇보다 이해조에게는 산정의 저본으로 삼을 만한 박기홍 바디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창본이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판소리 산정 연재와 신소설 연재를 병행해야 하는 이해조의 현실적인 상황에서, '박기홍조 춘향가' 모본의 존재는 이해조의 첫 판소리 산정 연재에 안정감과 수월성을 더해주는 역할을 하였을 것이다.

KCI등재

저자 : 전주희 ( Jeon¸ Ju Hee )

발행기관 : 한국구비문학회 간행물 : 구비문학연구 62권 0호 발행 연도 : 2021 페이지 : pp. 213-247 (35 p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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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제주도 본풀이 채록집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중요한 언술이다. 이 말은 기본적으로 '그렇게 하자'라는 등장인물들의 동의 및 합의를 뜻한다. 구술전통담화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언술은 반드시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는 이 말이 지닌 서사적ㆍ화용론적 의미와 기능을 밝혔다. 첫째, 서사적 차원에서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명령-순응, 지도-인지, 제안-수용(부탁/요청-허락, 권유-동의, 설득-납득) 등과 같은 대화 상황에서 발화된다. 심방은 인물들의 대화 장면을 구연함으로써 그들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을 재현한다. 또한 이 말은 발화 직후에 인물의 수행을 일으키며 기대하던 상황이 현실화되는 것을 보여 준다. 인물의 동의는 서사를 다음 시퀀스로 넘어가게 하면서 사건의 진행을 돕고,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인물의 행위 및 시퀀스의 결과가 명백히 인물의 적극적인 선택과 결정으로 초래된 것임을 보여 준다. 곧 본풀이는 인물들의 선택과 동의 및 결과의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 줌으로써 사건들의 인과적 연결을 공고히 하고 나아가 신화 장르 안에서 플롯의 개연성을 획득한다. 둘째, 화용론적 차원에서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인물들이 바라는 바가 현실화되는 말의 '주술성'을 조명한다. 문제 상황에서 인물은 상대와 대화하며 상대가 기대하는 어떤 상황을 예측하는 제안에 '어서 걸랑 기영 헙서'라고 동의한다. 그리고 담화는 곧바로 이것이 현실화됨을 보여 준다. 이러한 방식으로 예측 혹은 제안으로서의 상황이 다시 현실화되는 장면의 반복적 구연은 본풀이 전승자의 기억 및 청자의 이해를 돕고, 결과적으로 전승 집단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그들이 지향하는 이야기 세계의 모델을 구축한다.
한편 인물 간의 동의를 통하여 현실화되는 이야기의 흐름은 '어서 걸랑 기영 헙서'가 지니는 말의 주술성과 신성성을 종교 의례의 맥락에서 재조명하게 한다. 많은 종교들은 그들의 신앙 안에서 그들의 지향을 이루어줄, 혹은 그들이 바라는 어떤 것에 동의하는 의미의 언술을 자주 사용한다. 대표적으로 가톨릭의 전례에서 신자들의 입을 통해 발화되는 '아멘'이 그러한데, 이는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라는 '동의'의 의미를 지닌다. 신자들은 '아멘'을 발화함으로써 가톨릭 신앙의 교리와 우주관을 적극적으로 믿는다는 것, 그리고 상대의 기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나(그들)의 바람을 표명한다. 본풀이의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비록 심방 일인이 발화하는 말이지만, 그것의 반복적인 발화는 본풀이에서 인물이 기대하는 모종의 상황이나 그가 내린 결정에 대한 무속 사회의 암묵적인 동의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이 말이 수반하는 행위들로 실현되는 신화 세계의 상(像)을 정당화하고 수용하는 집단의 표명이 된다. 곧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제주 무속 집단이 지향하는 신화 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행위들의 성립 전제이며, 그를 바탕으로 하여 발화되는 인물 간의 협력적 동의이자 올바른 결과를 도출해 내게 하는 신성한 주술과도 같다.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제주도 본풀이에만 발견되는 특수한 대화 언술이며, 그것은 이야기 속 인물들의 선택, 동의, 협력의 순간들을 내포하는 삶의 언어로 여겨진다. 본풀이가 제주도 무속 집단이 동의하고 합의한 이야기들이라면, '어서 걸랑 기영 헙서'는 타자와 공동체의 동의를 통하여 일의 순탄한 진행을 이루고자 했던 제주인의 공동체적 삶의 조율어이자 습관화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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