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가혁신체제는 지난 60년대 산업화와 공공 연구기관을 설립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구축되기 시작했다. 약 40년이 지난 현재 우리나라 국가혁신체제는 1995년 현재 9조 4,400억원의 연구개발 투자액과 13만명 이상의 연구인력을 포용하고 연 255조억원 이상의 생산액과 1,250억 달러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하는 우리 경제체제를 뒷바침 하고있다.
우리의 국가혁신체제가 어느정도의 성숙된 모습을 갖추고 있으나 이것이 생명력을 갖고 우리의 독창적인 과학기술지식을 창출하는 데는 아직도 많은 취약점이 존재하고 있다.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국민경제를 떠받치고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할 국가혁신체제의 취약점은 곧 우리 경제의 약점을 나타낸다.
우리나라 국가혁신체제는 종합적으로 기술혁신의 제도적 환경이 미약하고 과학기술 하부구조가 미비되어 있는 등 국가 과학기술의 기반이 취약하다. 그리고 국가 기술혁신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도적 환경이 과학기술의 혁신에 유리하게 조성되어 있지 못하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을 중시하고, 과학기술자를 소중하게 여기며, 기술이 곧 국력이며 국제경쟁력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사회문화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에 대한 이같은 인식 부족은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으며, 이것이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인 국가 운영과 국민의 사고 성향에 투영되어 있다.
과학기술 하부구조와 제도적 환경의 미비는 기술확산 메카니즘의 형성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여 국가의 기술혁신능력의 축적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정부의 적극적인 과학기술 투자로 인하여 지난 30여년 동안 공공 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 혁신 주체들이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이들간의 미약한 연계로 인하여 과학기술지식의 확산이 원활하지 못하고 시스템내에서의 기술확산 메카니즘이 잘 발달되어 있지 않다.
우리나라의 국가혁신체제가 갖는 또 하나의 취약점은 최대 혁신주체의 하나인 대학이 제역할을 다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학은 과학기술지식을 창출하고 가공, 생산하여 기업에게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은 연구를 통한 지식의 생산보다는 다른 곳에서 생산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에 치중해 왔다. 따라서 대학이 전체 박사급 연구인력의 76.0%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지식의 창출을 가능케 하는 연구에 있어서는 매우 부진한 실정이다.
우리나라 국가혁신체제의 취약점은 주로 공공부문과 연관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동안 국제경쟁력을 상실한 것도 공공부문의 역할 부진에 상당부분 기인한다. 즉, 대학의 연구기능 취약이나 공공 연구기관 등 혁신주체간의 미약한 연계, 기술확산 메가니즘과 정책의 부족r 과학기술 하부구조의 미비, 미약한 과학기술 환경 등 국가혁신체제의 약점이 민간기업의 기술능력을 배양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결과 우리 경제는 지금 국제경쟁력을 앓고 있다.
그러한 반면, 우리나라 국가혁신체제는 긍정적인 측면도 가지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강점은 우리 국민의 강한 교육열로 인하여 매년 고학력 인력이 왕성하게 공급되고 있는 점이다. 인구 10만명당 이공계 학사 이상 고급인력의 배출규모가 163명으로서 일본 84명, 미국 94명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우리나라는 바로 이 고급 인력자원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강력한 국가혁신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