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제가의 수주객사 79수는 초정의 눈에 비친 북관의 풍물에 대한 단편적인 보고서이다. 삼정의 문란과 조세 제도의 모순, 관리들의 부정과 그로 인한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다룬 작품이 주를 이루고 지리와 역사, 의식주 생활과 풍습 등 북관의 인문 지리에 대한 적잖은 관심이 반영되어 있다. 수주객사는 국경문제나 월강사건과 관련된 시편들이 있어 18세기 조선의 정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종성을 포함한 북관 지역의 의식주, 세시풍습, 교역 현장 등 북관의 독특하고 다양한 인문 지리적 정보도 담겨 있어 지역학의 소중한 자료로의 활용도 가능하다.초정은 4차례의 연행과 검서관을 엮임 하면서 조선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였고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했으며, 이를 북학의 등의 저술을 통해 역설한 바 있다. 수주객사 79수는 이러한 의식의 연장선상에서 지어졌다. 유배는 평소 관심을 기울였던 인문지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며, 조선의 현실 또한 직접 목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 이를 통해 젊은 날부터 주창했던 신념이 결코 어긋나지 않았다는 것을 재확인했으며, 이러한 신념은 ‘竟信堂’이라는 자호에도 그대로 반영되었다. 초정은 초지일관 언제나 현실에 기반을 두면서, 현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고 현실을 극복하면서 자기완성을 위한 소중한 창조적 공간으로 유배를 활용하였다. 초정의 이러한 신념이 수주객사 79수를 탄생시킨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한다.
A study on the compulsory dissolution of political par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