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가도(江湖歌道)’는 16-17세기 자연시조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지표이다. 16세기의 사림들은 성리학적 이념을 따라 자연을 도체(道體)로 인식하였고, 그들의 문학인 시조에는 그러한 자연관이 반영되었다. 16세기 자연시조에 비하여 17세기의 작품들은 더 ‘현실적’ 이라고도 평가할 수 있는데, 이를 관념에서 벗어났다고 해석하기보다는 관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16세기와 마찬가지로 17세기에도 자연은 자아의 이치를 찾는 철학적 사유의 근원이자 수기(修己)를 실천하는 삶의 현장이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관물(觀物)’이라는 개념에 주목하였다. 주자학의 전통에서 ‘격물(格物)’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하는” 방법으로, ‘이상적인 정치’에 도달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이자 ‘자기 수양’을 책무로 삼는 선비들의 근본적인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격물은 강절 소옹(康節邵雍, 1011-1077)의 ‘관물’을 계승한 것이다. 본래 도가에서 추구하던 ‘물아일체(物我一體)’는 자연을 통하여 이치를 궁구해야 한다는 소강절의 자연관으로 확장되었고, 소강절의 자연관은 만물의 성(性)이 본질적으로 이치[理]를 담고 있다는 주자(朱子)의 성리학적 세계관의 기반이 된다. 조선의 사림들은 ‘관물’을 통하여 주렴계(周敦頤)가 깨달았다는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를 궁구하였고, 그것을 노래한 것이 강호가도 시조라 할 수 있다. 17세기에 이르면 시조에서 자연은 현실과 관계된 공간으로 나타난다. 17세기 시조 작자들은 자연을 통해 현실의 이치를 깨닫고 그것에 순응하고자 하는 뜻을 노래하였다. 그리고 더 나아가 자연의 범주는 생활공간인 ‘전원(田園)’으로 변모하는데, 일상의 지극한 곳으로 관물처가 이동하고 ‘천진(天眞)’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경향은 이후 자연시가의 변화를 추동한다.

The concept of 'Songs of Rivers and Lakes'(江湖歌道) is a key indicator for understanding nature-themed Sijo from the 16th and 17th centuries. Following Neo-Confucian ideals, the Sarim scholars of the 16th century perceived nature as an embodiment of the Dao(道體), and this view is reflected in their literary works, particularly in Sijo. While 17th-century works are often considered more 'realistic' compared to those of the 16th century, it is more appropriate to view this shift not as a departure from idealism but as an expansion in the understanding and application of those ideals. As in the 16th century, nature in the 17th century remained a source of philosophical contemplation and a space for practicing self-cultivation(修己). This paper focuses on the concept of 'Observation of Things'(觀物). In the tradition of Zhu Xi's(朱熹) Neo-Confucianism, the term 'Investigation of Things'(格物) refers to the method of exploring the principles of things, seen as the first step toward achieving 'ideal governance' and a fundamental attitude of self-cultivation for scholars. This 'Investigation of Things' is an extension of the 'Observation of Things' from the teachings of Shao Yong(邵雍, 1011-1077). Originally rooted in Daoist pursuit of the unity of self and nature(物我一體), Shao Yong's view expanded to the exploration of principles through nature, forming the basis of Zhu Xi's Neo-Confucian worldview, which holds that the essence of all things inherently contains principles(理). Joseon's Sarim scholars sought to explore the 'General Clear Meaning'(一般淸意味) realized by Zhou Dunyi(周敦頤) through 'Observation of Things,' expressing this exploration in the form of Sijo that epitomizes the Songs of Rivers and Lakes. By the 17th century, nature in Sijo became a space closely related to reality. The Sijo poets of the 17th century sang about understanding and conforming to the principles of reality through nature. Furthermore, the concept of nature gradually transformed into the more practical realm of rural life, as the focus of Guanwu shifted to the daily, ordinary aspects of life. This tendency to express the world of 'natural innocence' (天眞) as it is would later drive the evolution of natural poe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