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이론이 직면한 막다른 골목에서 일군의 비평 진영에서는 세계의 복수성에 주목하고, 비판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플루리버스는 이런 다른 가능성을 담아내고자 하는 이론적 그릇이자 실천적 담론이다. 복수(plural)와 우주(universe)를 결합한 합성어인 플루리버스는 자신을 보편으로 간주하는 북반구 중심의 ‘하나의 세계로 된 세계’(One World World)라는 신화를 비판하는 한편, 세계 속의 다른 존재자들과 그 현실을 복원하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간을 복합적 관계 속에 놓인 상호의존적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본 논문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다니엘 콴ㆍ다니엘 쉐이너트, 2022)를 분석하면서 다중 세계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 영화는 출구 없이 복잡한 상황에서 살아가는 미국 내 아시아계 여성을 조명하는 동시에, 디지털 세계에 갇히고 신자유주의의 지배 논리에 포획된 멀티버스를 비판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하나의 세계로 된 세계’에 진입하려는 욕망과 노력이 아니다. 오히려 영화는 주체의 무한한 증식으로 만들어진 우주가 아닌, 다른 우주를 인식하고 타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이들을 돌보는 성찰적 실천을 통해 대안적인 삶과 세계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한다.

At the impasse of critical theory, a group of critics has turned their attention to the plurality of the world, exploring possibilities beyond traditional criticism. The concept of Pluriverse serves as both a theoretical framework and a practical discourse that seeks to encompass these alternative possibilities. Coined from the words "plural" and "universe," it critiques the illusion of the "One World World" created by the Global North's perception of itself as universal. The Pluriverse aims to restore the realities of other beings in the world by repositioning humans as interdependent entities within a relational world. This study explores the potential of multiple worlds through an analysis of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dir. Daniel Kwan and Daniel Scheinert, 2022). By focusing on an Asian woman in the US, who finds herself trapped in a complex situation with no apparent solution, the film challenges the confinement of the multiverse within the digital realm and its capture by the dominant logic of the modern world. What is crucial in this process is not the desire and effort to be part of the “One World World.” Instead, the film emphasizes that the possibility of creating a Pluriverse can be realized by reestablishing relationality and demonstrating care for oth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