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패전국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사회적·정치적 혼란이 지배하였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전대미문의 혼란 속에서 일련의 지식인과 예술가가 바로크라는 과거를 다시 끌어낸다. 이러한 바로크의 소환은 당시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되지만, 주권자의 문제와 관련하여 본고에서는 후고 폰 호프만스탈의 드라마 『탑』을 중심으로 장 보댕, 칼 슈미트 그리고 발터 벤야민의 주권론이 다루어지게 될 것이다. 보댕은 바로크 시대 절대군주의 권력에 관한 논거를 법과 결부시킨 주권론으로 확립하였는데, 그의 주권론은 호프만스탈의 『탑』에서 국왕 바질리우스를 주권자로 정당화하는 논리와 상통한다. 하지만 보댕의 주권론에 의해 마치 주권자인 것처럼 여겨지는 바질리우스는 사실 진정한 주권자의 면모를 지니고 있지는 못하다. 왜냐하면 칼 슈미트에 따르면, 국가의 최고권력으로서 ‘주권자는 예외상태를 결정하는 자’인데, 바질리우스는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예외상태에 대하여 그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한 채 오히려 조언을 구걸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모습의 바질리우스는 벤야민의 비애극론에 거론되는 바로크적 군주의 형상과 유사하다. 벤야민에 따르면, 바로크 비애극에서 군주는 주권자의 지위를 차지하고는 있지만 자신의 우유부단함으로 인하여 예외상태에서 그 어떤 결단도 내리지 못한 채피조물로서의 한계에 절망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바로 이러한 바로크적 군주가 『탑』에 나오는 바질리우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렇듯 보댕, 슈미트 그리고 벤야민의 주권론이 투영된 바질리우스를 통해 호프만스탈은 전후의 혼란을 극복하고 질서를 수립할 주권자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도모하고 있다.
Nach dem Ersten Weltkrieg herrschte in Deutschland und Österreich ein soziales und politisches Chaos, in welchem eine Reihe von Intellektuellen und Künstlern ihre Aufmerksamkeit auf den Barock richteten. Der Rückgriff auf den Barock war damals zwar in verschiedenen Bereichen und Themen aufzufinden, in dieser Arbeit wird aber auf die Problematik des barocken Souveräns eingegangen, die sich auf den König Basilius in Hofmannsthals Der Turm bezieht. Dabei liegt der Schwerpunkt auf der Feststellung, wie die Souveränitätstheorien von Jean Bodin, Carl Schmitt und Walter Benjamin in der Figur des Basilius literarisch umgesetzt sind. Bodins Souveränitätslehre für den absoluten Monarchen spiegelt sich im König Basilius wider, der sich als Souverän im Absolutismus mit seiner allumfassenden und unbeschränkten Macht präsentieren will. In Wahrheit ist er jedoch nicht in der Lage, sich als Souverän zu beweisen, weil er nicht über den “Ausnahmezustand” im Sinne von Schmitt entscheiden kann und bei dem Großalmosenier schändlich um Rat bitten muss. Dies lässt Basilius als den Souverän im barocken Trauerspiel erkennen, der nach Benjamin unter der “Antithese zwischen Herrschermacht und Herrschervermögen” leid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