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관현악단 중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1957년 김생려([John S. Kim], 1912-1995)를 주축으로 창단되었다. 이 글은 서울시향 초대 지휘자이자 한국교향악의 선구자 김생려를 한미 음악 교류의 측면에서 조명한 연구이다. 그간의 자료에서는 김생려의 한국의 교향악단 창설과 공헌에 초점을 두었지만, 근대사의 흐름에서 한미관계 속 그의 역할은 덜 논의되어왔다. 이에, 본 연구는 김생려의 미국 가교를 해방 후와 한국전쟁기, 정치적 격변기 속 그의 미국 유학, 미국음악인 국내 초청, 아리랑 가무단 미국 순회공연 등 글로벌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그의 수행을 선행자료, 구술채록, 뉴스 기사 등으로 연구한 결과, 필자는 김생려가 전쟁과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도 미국 유학을 통한 선진 문물 보급, 미국음악인 한국 초청 등 미국과의 음악 수교와 한국의 클래식 음악계의 근대화를 위해 헌신했음을 주장한다. 이는 한국에서 클래식 음악계의 선진화에 대한 열망과 미국의 문화냉전기 속 국제 문화정치의 질서 가운데 한국으로의 전략적 접근이 복합적으로 나타난 결과이며, 한국의 교향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연구는 한국 서양 음악사와 교향악 운동에 중요한 활약을 남긴 김생려 연구를 통해 한국 교향악 역사의 단면을 살펴보고, 한국과 미국 간의 문화 냉전기 속 트랜스퍼시픽(transpacific) 국제교류의 정치의 일면을 조명하길 기대한다.
This research deals with the pivotal role of Saeng-ryo Kim (John S. Kim, 1912-1995), the inaugural conductor of the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SPO), within the broader context of Korean-American musical interactions. This study aims to examine Kim’s role as a bridge between Korea and the United States, spanning the post-liberation era, the Korean War, periods of political turbulence, his US education, the invitation of American musicians to Korea, and the Arirang Troupe’s US tour. By investigating his global endeavors through various materials, interviews, and newspaper articles, I argue that Kim diligently worked to establish musical diplomatic relations with the US and modernize Korea’s classical music landscape, even during turbulent political times. This effort, driven by Korea’s aspiration for musical advancement and a strategic partnership with the US during the Cold War’s cultural dynamics, ultimately contributed to the development of symphonic music in Korea. The research highlights Kim’s significant influence on the history of Western music in Korea, and sheds light on the transpacific international exchange that occurred during the Cold War 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