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1979~2000년 기간에 걸쳐 나타난 중국 금융개혁의 특징적 현상과 금융제도의 발전과정을 살펴봄으로써 금융발전과 경제성장의 관계를 살펴본다. 문헌에서 다양하게 설정된 금융발전-경제성장의 관계 중에서 이 연구는 중국 금융제도의 발달과정에서 나타난 몇 가지 중요한 현상들을 바탕으로 금융제도의 발전이 기본적으로 경제성장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견해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첫째, 1979~93 기간 동안 중국의 주목할만한 금융자산의 축적과 금융제도의 양적 확장은 이 시기에 거의 진척되지 않은 금융개혁의 결과가 아니라 여타부문 개혁으로 인한 소득 상승과 생산구조의 변화로부터 비롯되었다. 둘째, 이 연구는 금융개혁이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정책변수라는 주류 학파의 견해와는 대조적으로 1994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실행되는 중국 금융개혁의 내생적 측면을 강조한다. 중국의 금융개혁은 전반적인 경제상황에 따라 후행적으로 전개되고 금융부문의 병목현상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진행된 내생적 조정과정으로 관찰된다. 따라서 중국의 경험은 금융개혁을 통한 금융제도 발전의 선행적 역할을 중시하는 주류 학파의 금융이론에 반하는 인과방향, 즉 경제성장에 따라 전개되는 후행적 금융제도의 발전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