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과 유럽연합(EU)은 2017년 12월 중순에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경우 납부해야 할 예산 분담액, 시민들의 자유이동 보장 등에 관한 탈퇴 조건에 합의했다(1단계 협상 종료). 이어 양측은 탈퇴 후 영국과 EU 간의 신통상 및 정치외교안보 관계에 대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일부에서 영국이 EU와 탈퇴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EU에서 튕겨져 나가는 ‘노딜 브렉시트(no-deal Brexit)’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브렉시트는 유럽통합의 위기를 증폭시켰지만 위기의 원인이 아니라 징후다.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경제위기가 포르투갈과 아일랜드 등으로 전파된 후 유로존은 구제금융기구(ESM)을 만들고 은행동맹(banking union)도 일부 결성하는 등 미흡하나 마 통합의 진전을 이루어왔다. 그러나 위기를 극복하는데 필요한 만큼 유로존 개혁과 통합을 이루어왔기에 차후 위기 대비책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우리는 소규모 개방경제국가로 대외교역이 국내총생산(GDP)의 80%가 넘는다. 2018년 상반기부터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우리 경제의 대외 환경이 매우 불확실해졌고 우리는 이 전쟁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막바지에 이른 브렉시트 협상 과정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분석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인 ‘노딜 브렉시트’도 준비해야 한다. 아울러 영국과의 새로운 FTA 및 한-EU FTA 재협상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게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