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타결된 한 · 미FTA 재협상은 1980년대 이후 지속되어 온 미국의 일방주의적 통상 정책이 여전히 한 · 미 통상 관계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협상이다. 한 · 미FTA 재협상은 경제적 동인보다는 미국의 국내정치적 요구에 기인한 정치적 고려를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한 · 미FTA는 미국의 국내정치적 상황에 따라서 조정되거나 극단적으로는 폐기의 위협에 놓일 수도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 · 미FTA는 양국 간 갈등이 아닌 협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기제로 발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고, 이는 통상의 상호 보완 구조를 통하여 강화될 수 있다. 한 · 미FTA로 대표되는 한 · 미통상관계가 양국 간의 협력을 강화시켜 줄 수 있는 제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통상 마찰에 대비한 기회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역 구조의 변화 노력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통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단절의 기회비용이 비대칭적으로 높은 구조에서는 한 · 미FTA는 경제 논리와는 무관한 정치적 관계에 의해 언제든지 재규정될 수 있는 취약한 협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