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보호무역주의는 먼저 경제발전에 성공한 선진국이 후발주자들의 기회를 박탈한다는 점을 비판하는 개발도상국들이 주장한 정책이었다면 최근 나타나는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인 미국이 중심이 되어 후발주자이지만 신흥패권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행하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과거와 큰 차이가 있다. 과거 선진국들이 자유무역을 추진하면서 우리 경제는 발전을 거듭한 바 있는데 이제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국제적 기축통화인 달러를 벌고 쌓아놓아야 경제의 건전성과 안정성이 유지되는 우리 경제에 대해 대미흑자를 줄이라는 미국의 요구는 거시건전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한 측면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판을 주도하지는 못해도 판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 기축통화 발행국으로서의 미국과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로서의 위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경제적 실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향후 보호무역주의의 파고는 줄어들었다가 다시 고조되고 다시 완화되기를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주의 뒤에 숨은 기존패권국과 신흥패권국의 갈등을 잘 이해하면서 우리의 생존전략을 깊게 고민해야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