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원래 화학 용어였으나 다양한 학문 분야로 그 의미가 확장된 ‘융합’을 예술영역에서 이해하기 위해 베른트 알로이스 침머만(Bernd Alois Zimmerman, 1918-1970)의 현대 오페라 ≪군인들≫(Die Soldaten, 1965)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1965년 쾰른에서 초연되기까지 당시 극장 시스템으로는 상연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수정을 거듭해야 했는데, 이 문제는 실시간 상연을 목적으로 하는 극장에서 ‘구형적 시간성’을 표현하기 위해 발생한 것이었다. 침머만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예술가, 과학자, 엔지니어, 건축가, 인문학자 등 극장 구성원 모두가 협업하는 ‘종합극장’을 제시하였고, 이를 통해 미래의 오페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다. 이 글은 기술과 예술, 기계와 인간, 전통과 미래, 자연과 문명사회 등 현대사회를 이루는 모든 것이 융합된 침머만의 ≪군인들≫을 통해 예술에서의 융합의 의미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본문의 첫 장에서는 전통적인 공간적·시간적 개념을 해체하고 구형적 시간성이 반영된 새로운 형태의 극장 시스템을 살펴본다. 두 번째 장에서는 총렬기법, 콜라주(아상블라주), 다원적 사운드 엔지니어링 등 침머만의 표현기술의 융합적 특성을 검토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다양한 예술 장르를 통합한 리하르트 바그너의 총체적 예술작품 이후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침머만의 종합극장을 중심으로 융합예술의 특성을 살펴본다.
This study introduces Bernd Alois Zimmerman’s (1918-1970) opera Die Soldaten (1965) as an example of convergence in the arts. The concept of ‘convergence’ has recently expanded beyond its original chemical meaning and now used in various academic fields. Die Soldaten, which premiered in Germany in the mid-20th century, reflects Zimmermann’s vision for the future of opera. He believed that scientists, engineers, architects, artists, and humanists should collaborate to solve the common problem of the ‘Sphericality of Time’, which cannot be addressed by traditional theater systems. This study connects the concept of ‘convergence’ with the essential characteristics of opera, with a focus on the theater as a reflection of modern society, encompassing technology and art, machinery and humans, tradition and future, nature and civilization.
To achieve this, the first chapter of this paper examines the characteristics of das Gesamtwerk, which deconstructs spatio-temporal boundaries and presents a new theater system that accommodates spherical temporality. In the second chapter, we examine the convergent characteristics of Zimmermann’s expression techniques, such as total serial technique, collage (assemblage), and pluralistic sound engineering. The final chapter considers the characteristics of convergence art, using the example of Zimmermann’s realization of total theater, which combines arts and technology, following in the footsteps of Richard Wagner’s Gesamtkunstwerk, which integrated various art genr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