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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화된 사회의 생산과 재생산 메커니즘: 혼자 살며 노동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통하여
김수영 , 권하늬 , 박준혁
UCI I410-ECN-0102-2023-300-001034738
* 발행 기관의 요청으로 이용이 불가한 자료입니다.

2019년부터 1인 가구는 한국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가구 양태가 되었다. 그러나 혼자 사는 가구에 대한 충분한 이론적 고찰이나 정책적 비전은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언론은 1인 가구를 사회문제나 마케팅 표적으로 프레임하고 있으며, 기존 연구들은 1인 가구 추이와 실태를 파악하는 현상 중심의 인구조사에 치중해 있다. 따라서 정책방안 또한 1인 가구 주택공급, 고독사 방지처럼 당면 문제에 즉흥적으로 대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후기 근대사회의 개인화(individualization)가 심화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거대한 인구전환(demographic transition)의 일면이다. 따라서 개인화된 삶이 새로운 전형(new normal)으로 떠오를 미래사회를 대비하려면, 부부+자녀로 이루어진 가족을 전제로 해온 근대사회의 이론과 정책 패러다임에 대한 본질적 재성찰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1인 가구를 사회문제로 대상화하기보다는, 이들을 통해 개인화된 사회의 삶의 양식을 더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해석하려는 목적으로 출발했다. 특히 본 논문에서는 혼자 살면서 노동하는 사람들의 노동과 일상을 통해, 개인화된 사회에서 생산과 재생산 메커니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살펴보고 자 했다. 지금까지 가족(family)은 근대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과 재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사회단위로 역할을 해왔다. 가장이 생계부양자(breadwinner)로서 노동시장에서 생산활동을 담당하면, 주로 여성은 가정에서 가사와 양육을 하며 노동력의 재생산을 담당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1인 가구 비중이 점차 증가하는 미래사회에서는 가족 중심의 생산-재생산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어렵다. 이에 본 논문은 혼자 살면서 노동하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생산과 재생산 활동을 수행하는지를 들여다 보고자, 21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수행했다. 심층 면접 결과, 혼자 사는 사람들은 가족이 아닌 자아(self)가 생산과 재생산을 움직이는 핵심가치이자 동력인 것으로 드러났다. 즉, 이들은 대부분 일(work)을 자기 정체성(self-identity)과 동일시하며, 노동을 자아를 증명하고 성장시키는 활동으로 여기고 있었다. 재생산 영역에서는 가사와 같은 전통적 재생산 활동은 외주화(outsourcing)하는 경향이 강하고, 내적 치유나 힐링을 통해 노동에서 소진된 자기정체성을 재생산하고 강화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여하고 있었다. 본 논문은 혼자살면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기생산(self-production)과 자기재생산(self-reproduction)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드러냄으로써, 개인화된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새로운 방식에 대해 논의하고자 했다. 이를 통해 현재 사회복지정책이 단순히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현상적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것만이 아니라, 개인화라는 보다 본질적인 인구 패러다임의 전환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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