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 ‘낮은 소비자신뢰’는 지난 수십년 간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에 주된 걸림돌이 되어온 고질적인 문제이자, 미래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 및 유지를 위해 어떠한 문제보다 시급하게 대처해야할 사안인 것으로 판단
ㆍ실제로 금융산업의 소비자신뢰를 가늠하는 주요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지는 민원실태 조사에서, 전체 금융업권의 민원건수 중 보험업권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반복
▣ 본 연구는 우리나라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 수준이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낮을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와 비교할 경우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문제의식 하에 출발
ㆍ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가 낮고 민원이 많은 근본적인 요인은 무엇보다도 보험업의 본질적인 한계 또는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음.
ㆍ그러나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도가 여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독 낮은 수준을 나타낸다면, 이를 보험업 본래의 한계적 요인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는 사안일 것임.
ㆍ우리나라 보험산업의 경우엔 보험업의 근본적인 한계적 특성이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과도하게 작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말해서 우리나라 보험산업만의 특이점들이 추가적으로 더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
▣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의 현주소 및 문제점 등을 점검하고, 보험사의 다양한 경영특성에 따른 소비자신뢰수준을 비교·분석해보며, 보험 고유의 한계적 특성 외에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지니고 있는 특이점들을 살펴봄.
ㆍ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를 도출
ㆍ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험회사와 판매채널이라는 큰 두 축의 측면에서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방안 중심으로 개선과제를 모색
Ⅱ.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관련 선행연구
▣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와 관련한 기존 연구들의 경우,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보험회사(산업)에 대한 신뢰를 소비자 관점의 인지적, 심리적, 마케팅적 측면의 요인들을 중심으로 분석한 것이 대부분
ㆍ국내연구는 그리 많지 않은 가운데, 주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산업의 신뢰도를 결정짓는 요인에 대해 분석
ㆍ해외연구의 경우 보험사(보험산업)에 대한 신뢰가 고객과의 관계 및 재판매(가입)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
ㆍ이로 인해, 분석결과에 기반한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제고를 위한 실질적, 구체적 개선과제 도출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짐.
ㆍ한편, 성영애·김민정(2020)은 우리나라 사회의 전반적인 신뢰 수준을 다양한 각도에서 평가해 보고, 이를 기반으로 보험신뢰도와 보험소비자행동 간의 연관성에 대해 집약적·체계적으로 살펴보고 보험산업에 대한 실용적인 시사점과 함의를 도출
Ⅲ.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현황, 문제점 및 영향
1. 소비자신뢰 지표 현황
▣ 금융감독원의 ‘2020년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에 따르면, 전체 민원건수에서 보험업권의 민원비중이 절반을 훨씬 상회하며 가장 높게 나타남.
ㆍ보험업권의 민원을 유형별로 살펴보면, 생명보험은 보험모집(52.6%)과 관련한 민원이 가장 많았으며, 보험금 산정 및 지급(17.5%), 면부책 결정(11.5%) 등의 순
ㆍ손해보험의 경우엔, 보험금 산정 및 지급이 가장 큰 비중(44.2%)을 차지하였으며, 계약의 성립 및 해지(9.8%), 보험모집(7.0%) 등의 순
ㆍ연령대별로는, 30대 보험소비자의 민원 건수가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40대, 20대, 50대, 60대이상 등의 순
2. 다른 금융업권과의 소비자신뢰 비교
▣ 우리나라 보험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 및 서비스 만족도를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한 결과, 보험사에 대한 신뢰도 및 만족도 수준이 은행이나 증권사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남.
ㆍ또한, 보다 세부적으로 금융회사 직원 및 금융상품에 대한 신뢰도 측면에서도 보험사의 경우 은행, 증권사 등과 같은 주요 금융업권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음.
3. 국가 간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비교
▣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ㆍ국가 간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도 수준을 비교해 본 결과, 우리나라는 설문대상 30개국 중에서 보험상품·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만족도)가 최하위권을 기록
ㆍ이러한 결과는 국가 간 보험소비자의 신뢰도 및 만족도 수준을 비교한 다른 설문조사들에서도 동일하게 확인되고 있음.
▣ 이에 따라, 보험업의 본질적인 한계 또는 특성 외에 다른 국가와는 대별되는 우리나라 보험산업만의 특성 및 문제요인들이 존재할 것으로 여겨짐.
4. 보험산업의 낮은 소비자신뢰로부터 파생되는 부정적 영향
▣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가 떨어지고 평판이 낮아지게 되면 다양한 부작용과 문제들을 초래할 소지
ㆍ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보험산업에 대한 낮은 신뢰도가 보험사의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경쟁력의 유지 및 발전에 주된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ㆍ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 하락은 국가·사회적 차원의 효율적 사회안전망 수립에 있어서도 주된 걸림돌 중의 하나로 작용할 가능성
ㆍ보험사에 대한 소비자의 민원 증가 및 신뢰도 하락은 보험계약자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인식에 따라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보험사기를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임.
ㆍ보험소비자의 신뢰가 떨어지고 이에 따른 민원이 증가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또 다른 부작용 중의 하나로, 정상적인 민원에 편승한 악덕민원 또는 악덕 소비자의 양산 및 증가를 들 수 있음.
Ⅳ. 보험사 경영특성 측면의 소비자신뢰지표 비교·분석
▣ 보험사의 경영특성지표 측면별 민원발생빈도를 비교·분석한 결과는 다음 표와 같이 요약
▣ 개별 경영특성지표와 민원발생빈도의 관계에 대해,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결과에 의존하여 하나하나 명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측면이 존재
ㆍ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 부분 의미있는 결과들도 도출된 것으로 여겨짐.
- 대표적으로, 종신보험 비중이 높은 보험사일수록 상대적으로 민원발생빈도가 높은 경향이 존재한 것을 들 수 있음.
- 방카슈랑스 판매채널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일수록 민원발생빈도가 낮은 것으로 분석된 것도 의미있는 결과 중 하나
Ⅴ. 보험의 본질적 한계와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특이점
▣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수준이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낮은 요인은 무엇보다도 보험업의 본질적인 한계 또는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인데, 다음과 같이 크게 3가지로 요약
ㆍ첫째, 보험계약(약관)의 해석을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가 달리할 가능성이 있음.
ㆍ둘째, 보험계약에서 중요한 사실에 관한 고지 또는 통지의무가 보험계약자에 있는 만큼 보험계약자가 이를 어길 때 다툼이 발생할 수 있음.
ㆍ셋째, 보험계약이 보험회사나 보험모집인의 이윤 추구 등으로 인해 보험계약자에게 불리하게 또는 적절하지 않게 체결될 수 있음.
▣ 다른 나라 보험산업과 대별되는 우리나라 보험산업만의 특이점이 발생하게 된 주된 배경으로, 크게 보험회사의 단기 성과주의와 경직된 조직문화, 보험회사의 수직적 통합전략과 모집인의 도구화 등을 꼽을 수 있음.
ㆍ과거 개발시대가 필요로 했던 기업집단 총수(owner)의 빠른 의사결정과 임직원의 일사불란한 업무수행은 계열 보험회사에서 그대로 수용되었고, 거대한 영업조직을 관리해야 하는 필요성은 군대와 같은 상명하복(上命下服)의 경직된 조직문화를 낳음.
ㆍ외형을 기준으로 삼는 ‘일등주의’가 선도 보험사들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으면서, 소비자보호는 뒷전으로 밀리게 됨.
ㆍ이와 같은 환경에서는, 최고경영자는 장기적인 실적으로 평가받기보다는 단기 성과주의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로 인해 평판리스크(reputation risk) 관리에 취약해질 우려
ㆍ한편, 우리나라의 보험회사는 초창기부터 ‘수직적 통합(vertical integration) 전략’을 썼는데, 공급자인 보험회사는 유통(보험모집)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판매채널까지 자신의 영향력 아래 놓는 데 성공
ㆍ우리나라 보험산업의 특기할만한 판매관행으로 보험모집인이 개인적인 혈연, 지연, 학연 등에 기반한 고객들을 주요 타겟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해온 소위 ‘연고주의(緣故主義)’ 판매문화를 들 수 있음.
- 연고주의 판매문화는 다양한 장점도 보유하고 있지만, 소비자신뢰 저하를 유발하는 주된 요인의 하나로 작용하였을 개연성 존재
ㆍ최근 들어서는 GA채널의 급성장에 따른 보험모집 과정에서의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으며,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신뢰 하락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짐.
Ⅵ.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제고를 위한 개선과제
▣ 본 연구는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과제를 제안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방향 및 대원칙을 제시함.
ㆍ첫째, 본 연구는 외부로부터의 충격이 보험산업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동력인 것으로 판단
- 대표적인 외부적 충격으로는 규제와 감독을 들 수 있을 것이며, 또 다른 충격은 새로운 시장참여자의 등장으로부터도 올 수 있을 것임.
ㆍ둘째, 보험회사와 판매채널(예 : GA)이 대등하게 위치하게 된 최근의 추세를 감안할 때 소비자신뢰와 관련하여 보험회사가 곧 보험산업이란 고정인식으로부터 탈피할 필요도 있음.
ㆍ셋째, 소비자신뢰 제고를 평판리스크(reputation risk) 관리 측면에서 모색할 필요가 있음.
▣ 이와 같은 세 가지 대원칙과 소비자신뢰 관련 비교·분석결과 등에 기반하여, 본 연구는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를 개선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과제를 제안함.
▣ 먼저 보험사 측면의 과제로서, 첫째, 보험사의 평판리스크 관리를 위한 일환으로 ‘경영실태평가(RAAS)’ 제도의 개선방안을 제안
ㆍ세부적인 방안으로 평판리스크의 계량화, 외부평가에 기반한 평판등급 설정, ‘RAAS’ 등급에서 평판결과의 실질적 반영 등을 제시
▣ 둘째, 보험약관의 자율규제 강화 방안을 제안하고 있음.
ㆍ우선, 현행 타 금융권과 달리 금융감독원이 직접 작성하고 있는 보험 표준약관을 자율기관인 생명·손해보험협회에서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함.
- 보험상품 표준약관을 자율규제기관 주도로 제정하도록 하여 자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고, 감독당국은 그 내용이 적절하고 합리적인지 검토하며, 그 내용의 책임에 대해서는 보험회사가 온전히 지게끔 엄격하게 감독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합리적일 것으로 판단됨.
ㆍ또한 현행 보험상품 관련 위원회들을 가칭 ‘보험상품위원회’로 통합·일원화하여 표준약관의 제정과 관련한 자율규제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함.
- 동 위원회로 하여금 보험상품이 출시되기 전 약관 내용을 심도있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치게 함으로써, 사전적으로 잠재된 다툼(특히 보험금지급 등 관련) 소지를 줄이거나 없애는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
ㆍ궁극적으로, 시장 자율규제의 장점인 효율성을 담보하면서 그만큼 명백한 책임을 지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소비자신뢰 제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임.
▣ 다음으로 판매채널 측면에서의 소비자신뢰 개선방안으로, GA채널과 관련한 자율규제(GA 스스로 소비자의 신뢰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의 강화 필요성을 제안함.
ㆍ첫째, GA협회가 현재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수행하는 대리점 관련 위임업무를 수행하고, 모집질서 관련 자율규제에 참여하도록 할 필요
ㆍ둘째, GA의 불완전판매 배상책임을 엄정하게 부과할 필요
ㆍ셋째, 대형 GA의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고, 그 여부를 모니터링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
▣ 판매채널과 관련한 또 다른 방안으로, 보험판매플랫폼 활성화의 필요성과 역할을 강조함.
ㆍ보험판매플랫폼은 네트워킹 효과, 빅데이터 기반 큐레이션, 소비자 참여 필터링 등 기존 판매채널이 갖지 못한 특성과 기능을 살려 판매채널에 혁신을 가져오고 소비자신뢰 회복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됨.
ㆍ보험판매플랫폼과 관련하여 소비자신뢰 개선 효과가 최대화될 수 있는 정책·규제 방향을 제안함.
Ⅶ. 결론 및 시사점
▣ 본 연구는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와 관련하여, 실제로 보험산업의 경영조직 및 영업일선에서 일어나고 있는 생생한 현황과 문제점, 폐해 등을 다양한 각도와 관점에서 살펴보고 개선과제를 제안
ㆍ특히, 낮은 소비자신뢰와 관련하여 보험 고유의 한계적 특성 측면과 우리나라 보험산업이 지니고 있는 특이점 측면들을 동시에 분석함.
ㆍ이러한 과정에서 보험사의 경영 특성측면별로 소비자신뢰 수준을 비교·분석하는 작업도 시도함.
ㆍ또한, 본 연구는 보험산업의 소비자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정 영업행위나 제도에 국한된 단편적 이슈에 치중하기 보다는, 보험회사와 판매채널이라는 큰 두 축의 측면에서 근본적·구조적 관점에서의 실효성 있는 방안 중심으로 개선과제를 제안함.
▣ 끝으로, 보험산업과 관련한 어떠한 혁신노력과 발전방안도 소비자신뢰에 기반하지 않는다면, 그 효력을 발휘하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보장하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점에 유념할 필요
Low consumer trust has been an endemic in the Korean insurance industry, being a hamper of sound development of insurers for the last few decades. Thus, in order to acquire sustainable competitiveness for the future, winning consumer trust is the utmost important task for the Korean insurance industry. According to a survey of civil appeals, one of the useful methods to practically measure financial consumer trust, insurance has constantly marked the highest among all financial industries in terms of proportion of complaints. This study was carried out from taking note of the fact that consumer trust in the Korean insurance industry is not only low compared to other domestic financial sectors, but even poor compared to the case of other countries. The primary reason for consumers having lack of trust and so many complaints could be the limit or nature inherent in the insurance business. However, if the trust level is especially low in Korea compared to other countries, it would be inappropriate to only blame the intrinsic limit of the insurance industry. It should rather be examined if such limitations of insurance business have unduly affected consumers beyond a rational level in Korea, in other words, if there are some distinctive features of Korean insurers that add up to losing consumer trust. This paper investigates the current consumer trust level and problematic issues in the Korean insurance industry, analyzes the level of trust according to various management strategies of insurance companies, and identifies the unique property of Korean insurers in addition to the innate limitation of the industry as a whole. Based on the results, the author suggests tasks and methods for the two major axis of the industry, the insurer and sales channel, which could help restore consumer trust both fundamentally and structura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