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국부펀드(SWF: Sovereign Wealth Fund)들이 대규모 투자기관으로서 세계 금융시장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의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국부펀드의 자산규모가 상당히 성장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07년 9월 3조 2,650억 달러를 기록하였던 전 세계 국부펀드의 규모는 2015년 7월 현재 7조 3,676억 달러로 지난 8년 동안 2배 이상으로 급성장하였다. 특히 이들 국부펀드는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시티그룹(Citigroup), 메릴린치(Merrill Lynch), 바클레이즈(Barclays), 유비에스(UBS)와 같은 서구 대형 금융회사들의 지분을 대거 매입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주요 참여자로서 더 많은 주목받게 되었다.
국부펀드를 전담으로 관리하고 운용하는 독립적인 기관을 가지고 있는 GCC국가들과는 다르게 사우디아라비아는 중앙은행 자체가 국부펀드로 활동하고 있다. 1952년에 설립된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SAMA: Saudi Arabia Monetary Agency)이 현재 국부펀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기관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 관리와 함께 중앙은행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증대된 해외자산을 바탕으로 사우디아라비아는 2008년과 2009년에 두 개의 새로운 국부펀드를 발족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 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기금(PIF: Public Investment Fund)이 100% 지분을 보유한 Sanabil Al-Saudia(SAS)와 General Organization for Social Insurance(GOSI)가 소유한 Hassana Investment Company(HIC)가 각각 53억 달러의 자본금으로 국부펀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두 투자조직의 구조 그리고 설립목적 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은 국부최대화 혹은 세대 간의 국부관리 기관이 아닌 국부안정화 펀드이다. 그러므로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 투자의 주요 초점은 수익율이 낮더라도 안전한 자산에 대한 투자를 통하여 항상 초기 자산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다. 해외 투자자산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함께 미국과의 정치적·경제적 동맹관계 고려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투자전략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의 해외투자는 주로 달러화 자산에 집중되었다. SAS의 설립과 관련하여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진 사실은 이 기관이 장기적이고 투자위험이 높은 곳에 투자하기 위하여 설립된 기관이며, 투자관리 전략을 외부의 투자 자문가들에게 크게 의존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 PIF로부터 완전히 독립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HIC와 관련하여 분명한 점은 사우디아라비아 통화청의 기존 보수적 투자 방식이 아닌 고위험 고수익율을 추구하는 투자기관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필요로 하는 자동차, 플라스틱 및 포장산업, 금속가공, 가전제품, 태양열 산업과 같은 부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자금을 유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국내 증권시장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의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