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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지급수단 출현과 결제방식의 변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김정한 , 이윤석
UCI I410-ECN-0102-2022-300-000598799

Ⅰ. 연구의 배경 ▣ 비트코인이 2008년 10월 처음 출현한 이후 현재 전세계에 약 7,700여 종의 가상화폐가 발행되어 거래되며 새로운 형태의 결제수단의 활용과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음. ㆍ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고 미 달러화의 신뢰가 하락하면서 가상화폐의 가격은 상승하고 거래량도 증가하였음. ㆍ전세계 사용자수가 20억명을 넘는 페이스북도 리브라의 발행을 통해 플랫폼 내의 송금 및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 ㆍ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디지털화폐(CBDC)를 앞다투어 준비 중이며,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국내의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는 단계에 이르렀음. ㆍ미국이나 유럽이 주도하는 SWIFT 중심의 국제결제시스템으로부터 이탈하여 중국, 러시아 등은 독자적인 결제시스템을 개발하여 활용하고 있음. ▣ 본 연구는 가상화폐, 페이스북 리브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등 새로운 지급수단이 출현하는 가운데 SWIFT 이외의 새로운 국제결제시스템의 등장, 페트로달러의 지위 약화 등 다변화되고 있는 국제결제시스템을 살펴보고 이러한 변화들이 국제금융시스템에 주는 영향을 살펴봄. Ⅱ. 새로운 지급수단의 출현 1. 가상화폐의 발행 및 유통 ▣ 자금세탁방지 국제기구인 FATF(Financial Action Task Force)가 정의한 가상화폐(virtual currency)는 ‘지급수단 또는 투자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매매 또는 이전이 가능한 디지털화된 가치’이며, 가상자산, 가상통화, 암호화폐 등 다양한 용어로 지칭됨. ㆍ우리나라 특금법이 정의한 가상자산은 ‘전자적으로 거래 또는 이전될 수 있는 가치의 전자적 증표’임. ▣ 전세계 가상화폐의 종류는 CoinMarketCap에 따르면 7,695개(2020년 11월 17일 기준)에 이르며 이중 비트코인이 전세계 시가총액의 64.9%를 차지하고, 이어서 이더리움은 11.0%, 테더는 3.8%를 보이며 전세계 시가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함. ▣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간, 그리고 가상화폐와 법정화폐 간에 거래가 이루어지며, 이들 거래는 각각 60% 및 40%의 비중을 보임(2017년 12월 16일 기준). ㆍ이를 세분하면 비트코인이 22.7%, 테더 5.3%, 이더리움 4.6% 등의 거래 비중을 차지 ㆍ비트코인에 이어 법정화폐인 미 달러화가 20%, 한국 원화가 12.3%, 일본 엔화 5.6% 등의 거래 비중을 보이며, 다른 가상화폐의 거래를 앞섬. ㆍ국내 4대 가상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일일 가상 화폐 거래액은 약 8,054억원(2020년 11월 17일 기준)으로, 2019년 상반기 현금 이외 지급수단의 일평균 지급결제 거래금액 79.6조원의 약 0.58% ▣ 주요국의 가상화폐 관련 규제는 국가마다 다른 각도에서 엄격하게 접근하고 있고, 가상화폐의 거래규모가 커지면서 가상화폐를 금융자산 또는 지급수단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 ㆍ 이러한 추세가 국가간 거래에서도 나타날 경우 기존의 미 달러화 중심의 국가간 거래는 가상화폐 활용으로 인한 거래비용의 감소, 송금시간의 단축 등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음. 2. 페이스북의 리브라 계획 ▣ 페이스북은 플랫폼 내 가상화폐의 자유로운 송금, 결제 등이 가능한 가상화폐 리브라의 발행을 계획 중임. ㆍ리브라는 비트코인 등의 가상화폐가 갖는 심한 가치 변동성을 방지하기 위해 주요국 법정화폐, 유가증권 등의 실물자산을 준비금으로 구성하고 이와 연동하여 가치의 안정성을 보장함. ㆍ 민간조직으로 구성된 리브라 협회를 통해 리브라의 발행, 회수, 준비금 운용 등에 대해 최종 의사결정을 내림으로써 리브라 네트워크의 투명성을 높이려 함. ㆍ리브라가 불법적인 자금거래에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리브라 협회는 각국의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관련 규제를 준수하려 함. ▣ 리브라는 블록체인 기술 및 페이스북의 광범위한 단일 플랫폼의 활용 등을 통해 기존 국가간 송금 시스템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무역결제 사용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글로벌 지급결제의 구조를 바꿀 가능성이 있음. ㆍ 국가간 송금 시 사용되는 은행간 코레스네트워크와 SWIFT 등의 전통적인 방법은 국가간 송금의 시간 지연, 높은 수수료 등의 비효율 성을 갖는 것에 반해, 리브라는 페이스북의 단일 플랫폼 네트워크 내에서 시차에 상관없이 사용자간에 자유롭고 편리하고 저렴한 송금이 가능함. ㆍ이러한 특징은 각국의 퉁화 주권 등에 미칠 영향이 큰 것으로 평가되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법정통화의 대체, 통화정책의 효과 제한 등을 우려하여 디지털화폐(CBDC)의 발행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ㆍ리브라는 2회에 걸친 백서 발표를 통해 주요국 다중통화의 바스켓에 연동된 리브라 발행을 주요국 단일통화에 연동된 다종의 리브라 발행으로 계획을 변경하면서 각국 통화 주권의 침해를 일부 해소하려 함. 3.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 발행 ▣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는 지폐 등의 실물 명목화폐를 대체하거나 보완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를 말함. ㆍ 한국은행(2020)은 이용주체에 따라 소액결제용(모든 경제주체 이용)과 거액결제용(금융기관 이용)으로 구분하며, 구현방식에 따라 단일원장방식(현행 계좌방식과 동일)과 분산원장방식으로 구분함. ▣ BIS(2020)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관련 작업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은행들은 소액결제용과 거액결제용 2가지 모두에 대해 작업하는 것으로 나타남. ㆍ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 동기는 금융안정, 통화정책 수행, 금융포용, 지급수단 효율성 등으로 나타남. ㆍ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소액결제용 또는 거액결제용)의 발행 가능성은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점에 소액결제용 디지털화폐의 발행 가능성은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 ▣ 한국은행(2020)에 따르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발행에 대해 국가별 대응이 차이를 보임. ㆍ거액결제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캐나다, 싱가포르 등)은 양호한 금융기관간 결제시스템을 운영하지만 거액결제용 디지털화폐를 통해 결제시스템을 개선하려는 목적을 가짐. ㆍ소액결제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에 관심을 보이는 국가들(스웨덴, 우루과이 등)은 민간부문의 현금사용 추이, 지급서비스 시장의 경쟁상태, 금융포용, 화폐 발행 및 관리 비용 등의 차원에서 발행을 추진 중임. ▣ 선진국들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발행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는 않고 있지만, 향후 가상화폐 등의 활용이 중앙은행 화폐에 미칠 영향을 연구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을 준비하고 있음. 4. 디지털 위안화의 발행과 국제화 ▣ 중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발행에서 가장 앞선 국가로, 현재 기본 설계, 표준 제정, 기능 개발, 통합 테스트 등의 과정을 완료한 상태임. ㆍ 센젠, 슝안, 쑤저우, 청뚜 지역 등에서 시범 테스트를 실시 중이며 전국적인 발행을 목전에 둔 것으로 알려짐. ㆍ 중국 인민은행은 민간 전자지급 서비스 사업자의 독점에의 대응, 화폐 관리비용 절감, 위조 및 자금세탁 방지 등을 목적으로 2014년에 연구팀을 신설하여 현재까지 수년에 걸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개발을 진행하는 중임. ㆍ이와 함께 중국 인민은행은 디지털 위안화의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한편 경쟁적인 위치에 있는 민간 가상화폐의 통용을 억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마련함. ▣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국내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앞서고 있지만, 디지털 위안화의 국제적 사용 가능성을 공급측면과 수요측면에서 살펴보면 그 사용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됨. ㆍ2019년 BIS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는 국제 외환시장의 일일 거래 비중이 약 4%에 불과해서 기본적으로 국제통화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른 모습임. ㆍ 디지털화폐가 온라인 상에서 사용되기 쉬운 만큼 중국의 전반적인 핀테크 수준이 디지털 위안화의 공급측면 제공 가능성을 결정할 것인데, 글로벌 핀테크 수준보다 열위에 있어 대외적인 공급 능력은 높지 않을 것으로 평가됨. ㆍ 수요측면에서 볼 때, 중국이 국제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만큼 국제무역에서의 활용 가능성은 높으나, 위안화 가치의 낮은 안정성, 중국 금융부문의 낮은 대외개방성 등으로 디지털 위안화의 수용 가능성은 아직까지 크지 않은 상황임. Ⅲ. 국제 결제방식의 변화 1. SWIFT시스템과 대체 결제시스템의 등장 가. 국제결제시스템으로서의 SWIFT ▣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Society for Worldwide Interbank Financial Telecommunication)는 1973년 15개국 239개 은행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거래 메시지 교환을 위한 통신 네트워크를 말하며, 현재, 200여 개국의 11,500여 개에 달하는 기관이 하루평균 33.5백만건(2019년 기준)의 송금 메시지를 전송하고 있음. 나. 대체 결제시스템의 등장 ▣ 미국과 EU 등 강대국들의 제재를 통해 국제결제망인 SWIFT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는 사례들이 누적됨에 따라 중국, 러시아, 이란 등 제재에 반발하는 국가들은 SWIFT가 아닌 독자적인 결제시스템을 개발하여 ‘제재로부터 자유로운(sanction-free)’ 국제결제 환경을 조성하려는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음. 1) 중국 CIPS(Cross-border Interbank Payment System) ▣ 중국 CIPS는 2015년 10월, 인민은행이 개발한 자금청산결제시스템으로 역내외에서 위안화로의 청산 및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함. ㆍ CIPS 거래 건수는 2016년 1분기 9만 6천여 건을 나타냈으나, 약 2년 후인 2018년 2분기에는 33만 9천여 건으로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2018년 CIPS를 통한 총 거래 규모는 26조 위안(4,480조 원), 일평균 결제금액은 194억 달러임. ㆍ2018년 5월부터는 기존의 시스템을 개선한 2기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하였으며, 올해 9월 기준 97개국 1,010개 금융회사가 참여 중임. * 아시아(745개사, 중국 429개사 포함), 유럽(133개사), 북미(26개사), 아프리카 (37개사), 오세아니아(18개사), 남미(15개사) 등 2) EU INSTEX(Instrument in Support of Trade Exchanges) ▣ INSTEX는 2019년 1월 31일, 영국·프랑스·독일에 의해 설립된 무역거래지원수단으로 본사는 프랑스 파리에 있으며, 현재는 유럽과 이란의 인도주의적 무역에 초점을 두고 있음. ㆍINSTEX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 벗어나 별도의 무역 매커니즘을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유럽의 9개 국가(프랑스, 독일, 영국, 벨기에, 덴마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가 소속되어 있음. ㆍ 2020년 3월 31일, 첫 번째 INSTEX 거래가 체결되었는데, 이는 이란의 COVID-19 대처를 위한 의료장비 수입과 관련된 거래(약 54만 7천 달러 상당)였음. 3) 러시아 SPFS(System for Transfer of Financial Messages) ▣ SPFS는 2014년 러시아중앙은행이 개발한 러시아 자체 금융통신시스템으로 2020년 10월 기준, 395개 러시아 기업이 SPFS 사용자가 등록되어 있음. ㆍ 규제 당국의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시스템 참여자들은 2019년에 약 1,290만 개의 메시지를 전송했고 이는 전년도 보다 약 2.4배 증가한 규모임(2017년 약 270만 건, 2018년 약 540만 건). ㆍ2019년부터는 러시아 기업뿐 아니라 외국기업도 SPFS에 연결 또는 등록할 수 있으며 2020년 2월 기준, 10개의 외국계 기관(은행)이 참여 중임. ㆍ 2019년 10월, 이란의 SEPAM과 연계할 것을 합의했으며, 이후 10월에는 인도뿐 아니라 중국의 CIPS와도 시스템 연계에 합의한 상태임. 4) 이란 SEPAM ▣ 이란은 2018년 자체적인 전자금융메시지 시스템인 SEPAM을 개발해 은행 메시지의 상호교환을 전산화하고 은행 서비스를 위한 통합 인프라를 구축함. ㆍ 이란 SEPAM은 러시아 등 국경 밖의 해외 금융기관들과 연결될 수 있어, SWIFT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임. ㆍ2019년 9월 이란은 자국 결제시스템 SEPAM과 러시아 결제시스템 SPFS의 연결을 완료하였음. ㆍ또 다른 한편으로는 양국의 은행결제시스템 연결로 이란은 SWIFT를 통한 국제적인 금융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우회경로를 마련하게 됨. 2. 결제통화의 변화 1) SWIFT를 통한 결제 ▣ 2020년 8월 기준 SWIFT를 통한 국제거래에서 미 달러화는 39.0%를 차지하여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그동안 지속적으로 비중이 축소되고 있음. ㆍ2016년 말에는 42.1%, 2018년 말에는 41.6%를 기록하였으나 현재는 39%에 그침. 2) BIS Triennial Survey ▣ 3년마다 집계하는 BIS 외환거래량 서베이에서는 2019년 4월 기준 미 달러화 거래 비중이 44.2%를 기록하고 있음. ㆍ 반면, 18~19%대의 거래 비중을 보였던 유로화는 2013년 이후 15~16%대를 나타내며 그 규모가 축소된 양상을 보이고 있음. 3) 무역에서의 결제 ▣ 전세계 무역에서 미 달러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는 비중은 지난 20년간 줄곧 40%내외를 기록하며 시간에 따라 등락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지역별 무역결제 통화에서도 일부 지역(남미, 非EU 신흥국, 非유로존 EU국)에서만 미 달러화 결제비중이 감소하고, 나머지 지역들에서는 미 달러화 비중이 소폭 증가하는 경향이 관측됨. 3. 페트로달러의 지위 약화 가. 페트로달러 체제 ▣ 페트로달러(Petrodollar) 체제는 전세계 원유 거래 시 미 달러화를 결제통화로 사용되는 체제를 의미하며, 페트로달러 체제는 미 달러화가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 이후에도 기축통화로 유지되는 데에 중요하게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됨. ㆍ1972년 미국이 미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을 중지하였지만 원유 거래에서 미 달러화가 결제통화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국제 경제에서 미 달러화의 역할이 견지됨. ㆍ1973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원유거래 시 결제통화로 미 달러화를 사용하고 대신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소련, 이란, 이라크 등으로부터 보호해주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 ㆍ 이후 1975년부터 모든 OPEC 회원국들이 미 달러화로 원유거래를 결제하기 시작하면서 페트로달러 체제가 형성됨. 나. 페트로달러 체제로부터의 이탈 ▣ 최근 페트로달러 체제에서의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데, 중국의 경우 2018년 상하이에 위안화 결제 원유 선물시장이 개설됨. ㆍ러시아의 경우 최대 원유 수출 회사인 로즈네프트(Rosneft)가 2019년에 미 달러화 결제에서 유로화 결제로 전환하였고, 여타 에너지 및 원자재 기업들이 루블화 또는 유로화 결제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음. ㆍ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우회하는 청산결제 시스템 INSTEX를 출범시켜 향후 원유거래 시 유로화의 비중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준비 중임. ▣ 2020년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내부적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음. ㆍ2020년 7월 미국 행정부가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고 홍콩 자치권을 훼손하는데 관여한 중국 관리를 제재하기로 함에 따라 홍콩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위안화 국제화는 타격을 받게 됨. ▣ 이런 과정에서 중국은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에서의 원유거래 확대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음. ㆍ 2020년 7월 중국이 글로벌 대형 원유거래자인 BP로부터 이라크 원유 300만 배럴을 위안화로 수입함. ㆍ BP는 상하이 국제에너지거래소 설립 이후 첫 원유 인도거래를 한 글로벌 거래자가 되었으며, 8월에도 아부다비 원유 100만 배럴을 인도함. ㆍ스위스 상품거래자인 Mercuria도 2020년 8월과 9월 위안화로 아부다비 원유 100만 배럴을 인도할 예정이었음. ▣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원유 수요가 크게 감소하고 국제유가가 급락하자,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구매력을 앞세워 글로벌 원유거래자들에게 위안화 거래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됨. ▣ 중국은 국제원유에 대한 수요 확대에 기반하여 중장기적으로 일정한 규모의 위안화 거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페트로달러 체제에 대해 충격을 가하면서 미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려 할 것으로 보임. Ⅳ. 지급수단과 결제방식 변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 ▣ 미국 중심의 일방적인 국제금융시스템 운영에 반발하여 제재대상 국가들은 대체 결제시스템들을 도입하고 이를 통해 국제무역 및 금융거래를 확대하면서 국제무역 및 금융거래의 결제방식들도 변화의 조짐들이 현저해지고 있음. ▣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과 변화들은 현재의 국제금융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의 미 달러화 중심의 단일화된 국제금융시스템이 보다 다양한 통화 또는 지급수단으로 분절화되어 공존하는 다극화된 국제금융시스템으로 이행할 가능성이 높음. ▣ 지급수단과 결제방식 변화가 국제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으로 향후 나타날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음. 1. 대체 결제시스템을 통한 거래 확대 ▣ SWIFT와 같이 전통적인 결제시스템이 아닌 대체 결제시스템을 통해 거래를 하고자하는 유인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 ㆍ 미국은 국익에 부합한다고 생각되면 언제든지 국제금융시스템에의 접근을 제한하거나 차단하여 국제적으로 고립시킬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음. ㆍ현재 진행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경우 중국이 대체 결제시스템을 구축하고 확대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현재 중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주변국들과 교역시 미 달러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 또는 향후 사용계획이 없는 국가들이 상당수 존재하고 있어, 향후 이러한 추세가 확대될 경우 무역에서 미 달러화 결제비중은 더욱 축소될 전망임. 2. 각국의 미 달러화 익스포져 축소 ▣ 각국 중앙은행들은 미 달러화 약세에 대응하여 최근 몇 년간 이미 미 달러화 보유비중을 축소하여 왔음. ▣ IMF가 집계하는 2020년 2분기 글로벌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통화구성을 살펴보면, 전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61.3%로 지난 4년 사이 감소세를 보임. ▣ 현재와 같은 미 달러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된다면 향후에도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고 여타 통화로 다변화할 가능성이 있음. ㆍ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러시아의 경우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미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여 현재는 미 달러화 표시 자산이 거의 없다는 것임. ▣ 더구나 코로나 시대의 도래로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 및 미 연준의 과도한 유동성 공급에 따른 우려 등이 겹치면서 미 달러화는 2020년 중 현저하게 약세를 보이고 있어, 미 달러화 자산 축소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 3. 디지털 지급수단의 국제적 사용 확대 ▣ 가상화폐와 같은 디지털 지급수단들이 국제 무역 및 금융거래에 주요 결제수단으로 자리 잡는다면 미 달러화의 국제적 지위가 약화되고 새로운 국제금융 질서가 생겨날 수 있음. ㆍ그러나 가상화폐의 화폐로서의 기능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법정화폐에 비해 여전히 열위에 있기 때문에 가상화폐가 국제무역 및 금융거래에서 전면적으로 사용되기에는 어려움이 많음. ▣ 가상화폐가 이와 같이 일반 화폐로 기능하기 어렵고 거래 시 사용하기도 편리하지 않아 일반적인 거래에 적합하지 않지만, 자금세탁, 조세회피, 테러자금 조달 등의 음성적인 목적으로는 사용될 가능성은 있음. ▣ 각국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발행하고 이를 국제거래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현재의 법정화폐를 국제거래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의미를 가짐. ▣ 비트코인과 같은 익명성이 높은 가상화폐는 화폐의 기능 측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보다 열세에 놓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들의 국제적인 사용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임. ㆍ 그러나 20억명 가량이 활동하는 디지털 영역의 페이스북 리브라는 국제적 사용에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음. ㆍ주요국들의 리브라에 대한 견제로 당초 계획했던 다중통화 리브라의 발행이 연기되었지만, 다중통화 리브라는 주요국 통화의 바스켓 형태로 결합된 통화인 만큼 국제적 사용이 더욱 용이할 것으로 예상됨. 4. 미 달러화를 대체할 차세대 기축통화 논의 ▣ 현재의 미 달러화 중심의 국제금융시스템에 대한 도전은 단순히 미달러화에서 유로화나 위안화로 통화가 다변화되는 것 외에 미 달러화를 대체할 차세대 기축통화는 어떤 통화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 ▣ 2019년 8월 당시 영란은행 총재였던 Mark Carney는 미 달러화를 대체할 통화로 중국 위안화 대신 IMF가 주도하여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들의 결합으로 구성된 세계전자화폐(world electronic currency)인 이른바 SHC(synthethic hegemonic currency)의 창설을 주장 ㆍ미국이 전세계 무역의 약 10%, GDP의 약 15%만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는 국제무역 결제의 약 40%, 글로벌 증권발행의 약 2/3를 차지하고 있어, 미국과 경제적인 연계가 별로 없는 국가들도 미 달러화를 과도하게 보유하여 전세계 과잉저축과 저성장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Mark Carney는 지적 ㆍ각국 중앙은행들이 이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서 국제금융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SHC를 제안하기에 이름. ▣ 디지털 시대에는 기술적 진보들이 일상 생활에 워낙 빠른 속도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기축통화의 변화 또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빠르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 ㆍ 과거 파운드화는 1920년대부터 20여년에 걸쳐 브래튼우즈 체제출범까지 점진적으로 미 달러화에 기축통화의 자리를 내준 바 있으나, 당시와 비교해서 현재는 변화가 급속히 일어나는 시대이므로 생각보다 빠르게 기축통화 변화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음.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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