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 다오’는 흔히 ‘주다’와 다른 단어(어휘소)인 ‘달다’의 둘밖에 없는 활용형인 것으로(불완전계열) 보고 있으나 ‘주다’의 활용형으로 보아야 한다. 형태론적으로는 형태소 {주-}의 이형태로 /주-/ 외에 /달-/과 /다-/가 존재한다고(보충법) 기술할 수 있으며, 어휘론적으로는 어휘소 «주-», «봐주-», «알아주-»의 어형으로 각각 /주-/, /봐주-/, /아라주-/ 외에 /달-/, /다-/와 /봐달-/, /봐다-/와 /아라달-/, /아라다-/가 존재한다고 기술할 수 있다. 이러한 교체에는 형태론적 조건과 의미론적 조건이 함께 작용한다. 다만 ‘끝내주다’, ‘죽여주다’는 ‘끝내달라, 끝내다오’나 ‘죽여달라, 죽여다오’가 쓰이지 않아 그러한 어형 교체가 없다.
사전에서는 ‘달다’를 표제화하여 ‘달라, 다오’의 형태로만 쓰이는 어휘소로 풀이하고 ‘주다’와 관련어 관계에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달다’에 대해 ‘주다’와 평행하게 의미소 분할을 하지도 않고 있고 ‘주다’의 활용계열에서 ‘달라, 다오’가 있을 만한 자리가 빈칸임을 언급하지도 않고 있다. 이러한 비일관성은 ‘달다’에 대한 어휘론적 인식이 투철하지 않음을 뜻한다. 어휘소가 아닌 ‘달다’를 사전에서 표제화해서는 안 되며 ‘달라, 다오’는 ‘주다’의 활용정보에서 제시해야 한다. ‘주다’의 용례를 보일 때도 ‘달라, 다오’가 들어 있는 용례를 적절한 비율로 포함해야 한다. 합성동사 가운데 ‘봐주다’처럼 활용형 ‘~달라, ~다오’를 보충형으로 가지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들 형태를 활용정보에 포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