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부터 1916년 사이에 쓰인 소세끼 작품에는 철도망의 보급, 관광개발, 의학적 언설의 보급, 젠더의 편성 등, 근대 일본 온천상의 성립과정에 있어 다양한 문맥이 쓰여졌다. 소세끼 작품에서 공중목욕탕은 전(前)근대적인 소통의 공간으로서 나타나지만, 소세끼 작품의 남성주인공들이 공중목욕탕을 부정하는 것은 그들이 근대사회의 중심에서 동성사회적(Homosocial)인 남성공동체에 소속되어, 입신출세의 길을 걷는 엘리트의 남성이기 때문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구샤미선생, 「피안이 지날때까지」의 게이타로) 소세끼가 그리는 남성주인공들은 입신출세의 길을 걷는 과정에서 다른 남성들과의 사이에 동성사회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한편, 여성을 배제한다. (「도련님」「우미인초」「산시로」「마음」) 하지만 그들은 근대적인 규범과 사회질서에 어울리지 못하고 탈출을 바라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사회로부터 도피하는 <주변>적인 공간을 온천에서 발견, 예전부터 배제한 성적인 존재로서의 <여성>을 추구한다. (「명암」) 하지만 이러한 온천공간의 모습은 철도망의 보급에 따른 온천의 관광지화에 따라 생긴 것이며, 온천은 근대적인 질서에 끼워 맞춰진 공간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만약, 남자 주인공이 자기 자신과 조우하고자 한다면 자신이 직접 사는 도시에서 사회와 맞붙어, 타자로서의 「여자」와 마주 할 필요가 있다. 「그 후」의 다이스께는 남성끼리의 관계에 의존하지 않고 온천으로도 도주하지 않으며, 미치요와의 연애를 통해 성(=에로스)에 의한 자아를 회복해 자기와 신체의 조화를 되찾아간다. 소세끼 작품에 있어서 <온천>의 모습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에 이르러 근대 일본 사회에서 온천의 성립 과정을 언설화 함과 동시에 근대 사회에 놓인 동성사회적인 남성 사회(=사회질서)와 <여성>(=자유로운 「개인」)의 사이에서 동요하는 남성 주체의 모습을 부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