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에서 조직화된 스포츠가 아시아 제국(諸國)에 도입되어 확산된 과정은 역사적으로 매우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배경 또한 매우 상이하다. 그러나 한국의 스포츠 역사는 세계 스포츠 역사학계에 소개된 적이 드물다. 본 고(考)는 한국 스포츠 운동의 발달 배경을 정치·사회적인 관점에서 조명하여 국제 학계에 소개하기 위한 의도로 수행되었다. 20세기 후반 한국 스포츠 운동의 배경을 고찰해 본 결과 스포츠 운동의 전개와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정치권력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도시인구 증가, 산업화, 경제발전 등과 같은 사회적인 변화도 스포츠 운동의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1980년대 후반 대중 스포츠 시대의 개막은 사회·경제적 발전의 결과로 보아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1960∼1980년대에 걸쳐 추진된 한국의 스포츠 운동은 집권자들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범국민적으로 전개되었으며, 스포츠 운동의 확산에 있어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이었던 것으로 해석되어야 함을 알 수 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은 한국의 "스포츠 혁명"을 주도한 주된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만능 스포츠맨으로서 건민사상(健民思想)과 민족주의(民族主義) 사상을 토대로 스포츠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장려함으로써 한국 스포츠 운동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그리고 그의 스포츠 발달 촉진 정책은 1980년대의 전두환·노태우 정권에까지 계승됨으로써 한국의 스포츠 운동은 부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스포츠 운동에 대한 정권의 개입은 스포츠가 탈정치화의 수단으로 이용되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적으로 볼 때 20세기 후반 한국 스포츠 운동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것은 정치권력이었으며, 그 중에서도 박정희 정권의 영향력이 가장 컸던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