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국립공원은 UNESCO로부터 경관자원과 자연자원의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 2007년에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 및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되었다. 2006년에 시행된 토요휴무제 실시 및 2007년에 시행된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와 최근 건강과 여가선용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인해 탐방객의 수가 많아졌다. 2018년 기준 한라산국립공원 총 탐방객은 891천명이며, 2017년은 1,001천명으로 연간 백만 명에 달하는 탐방객이 한라산을 탐방했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의 훼손지 복구와 등산로 정비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한라산의 훼손지 면적이 줄어들고 있으나, 한라산일대는 경사가 심한 지형적 특성, 자연적인 풍화와 토양침식, 강한 바람, 많은 강수량 및 큰 일교차 등의 기후특성으로 인하여 여전히 훼손면적이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지역이다. 이와 같이 한라산국립공원은 탐방객에 의한 답압 등인위적인 요인과 열악한 기후조건과 풍화, 침식 등에 의한 자연적인 현상으로 훼손이 가중될 수 있는 곳이다.
본 연구는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에 수행된 연구과제이며 한라산국립공원 5개소를 대상으로 하여 탐방로와 비탐방로 및 해발고도별에 따른 토양특성을 알아보고자 실시하였다. 따라서 한라산 탐방로와 비탐방로 토양의 이화학적 성질 비교를 통하여 한라산의 토양특성을 파악하고 한라산국립공원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한 자료를 제시함에 있다.
탐방로의 토양시료는 한라산국립공원에 위치한 어리목, 영실, 성판악, 관음사 및 돈내코 탐방로를 중심으로 해발 100m간격으로 채취하였으며, 비탐방로의 토양시료는 탐방로에서 시료를 채취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급적이면 10m 안쪽에 위치한 곳에서 채취하였다. 물리성을 측정하기 위한 토양시료는 100㎤ 스테인레스 원통을 이용하여 표토를 core sampler로 채취하였으며 수분이 날아가지 않도록 밀봉을 한 후 실내에서 분석하였다. 화학성을 측정하기 위한 토양시료는 낙엽층을 제거한 후에 층위를 고려하면서 표토(0~15㎝)와 심토(15~30㎝)로 나누어 물리성 시료를 채취한 동일지점에서 채취하였다.
토양의 이화학적 성질은 농촌진흥청 토양분석법(NIAST, 2000)으로 분석하였다. 용적밀도는 core method, 입자밀도는 pycnometer method를 응용하여 측정하였다. 공극률은 용적밀도와 입자밀도를 이용하여 계산하였으며, 투수속도 측정은 100㎤의 core sampler로 투수속도 측정기(DAIKI Co. Ltd.)를 사용하여 정수위 측정법으로 하였다. 토양삼상분포는 core의 총 용량인 100㎤에서 공극률을 뺀 값을 토양의 고상으로 하여 기상과 고상의 비를 나타내었다. 토양의 화학적 성질 조사를 위한 토양 시료는 채취한 시료를 풍건시킨 후 2㎜ 체에 통과된것을 분석시료로 하여 다음과 같이 분석하였다. 토양 pH는 토양: 증류수의 비를 1 : 5로 하여 토양 5g에 증류수 25mL를 첨가한 다음 진탕하여 pH meter(Orion Star A211, Thermo)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전기전도도는 pH를 측정하고 남은 여액을 Conductivity Meter(CM-11P TOA Electronics Ltd., Japan)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토양 유기물함량은 Walkley and Black법으로 분석하였고, 유효인산은 Lancaster법을 이용하여 UV/Vis Spectrometer (Lambda 25, PerkinElmer)로 측정하였다. 전질소함량은 토양시료를 황산으로 분해한 다음 Kjeldahl법으로 자동질소분석장치(Kjeltec analyzer unit, Foss, USA)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교환성양이온은 1N ammonium acetate(pH 7.0)용액 50mL를 가하여 30분간 진탕한 다음 여과하여 얻어진 여액을 ICP-OES (JY 138 Ultrace, Jobin Yvon)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양이온교환용량은 1N ammonium acetate (pH 7.0)용액으로 포화 후 ethanol로 과잉의 NH4+세척한 후 증류하여 정량하였다.
일부 과거 훼손지였거나 인위적인 요인이 가해진 곳을 제외한 비탐방로의 평균 용적밀도는 0.54g/㎤로 화산회토 기준을 충족시켰다. 비탐방로의 평균 입자밀도는 1.99g/㎤로 탐방로와 마찬가지로 비탐방로인 돈내코에서 가장 낮았다. 비탐방로의 평균 공극률은 72%로 탐방로의 공극률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으며 공극률이 높아 토양침식에 대한 저항성이 낮은 환경조건이었다. 비탐방로의 평균 토양삼상분포는 고상 27%, 액상60% 및 기상 13%로 고상이 낮고 공극이 높아 과습이 되기 쉬운 토양조건을 가지고 있었으며, 탐방로의 토양삼상분포인고상 28%, 액상 54% 및 기상 18%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비탐방로의 투수속도는 0.0~134.9㎝/h 범위로 편차가 컸으며, 돈내코 비탐방로에서 투수속도가 가장 높았다.
비탐방로의 평균 토양 pH는 표토 4.84, 심토 5.06으로 탐방로의 토양 pH보다 낮았다. 비탐방로의 평균 전기전도도는 표토 0.28mS/㎝, 심토 0.19mS/㎝로 탐방로와 유사한 전기전도도를 보였으며 전기전도도가 낮아 식물생육에 대한 염류피해는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탐방로의 평균 유기물함량은 표토16.39%, 심토 13.26%였으며, 탐방로의 평균 유기물함량 표토13.11%, 심토 10.70%보다 다소 높았다. 유기물함량과 매우 유의한 정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비탐방로의 전질소함량은 표토0.56%, 심토 0.45%였다. 비탐방로의 유효인산함량은 표토 21㎎/㎏, 심토 8㎎/㎏으로 함량이 매우 낮았다. 비탐방로의 평균 양이온교환용량은 표토 37.45cmol+/㎏, 심토 34.68cmol+/㎏으로 탐방로와 유사한 수치를 나타냈다. 교환성양이온은 심토보다 표토에서 높은 일반적인 경향을 나타내었다. 교환성 나트륨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함량이 매우 낮았으며 비탐방로는 탐방로에 비해 약 2배정도 함량이 낮았다.
한라산 탐방로와 비탐방로의 두 집단간의 토양특성 차이에 대한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 한라산 탐방로와 비탐방로의 토양특성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심토를 제외한 표토 51개 모집단을 대상으로 물리적 성질 10개표본, 화학적 성질 7개 표본을 가지고 SPSS 18.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으며 신뢰수준은 99%였다. 독립표본 t-검정 분석결과 용적밀도, 입자밀도, 액상률, 기상률, 유기물함량, 교환성 칼륨, 교환성 칼슘 및 교환성 마그네슘이 유의적인 차이(P<0.01)를 보였다. 따라서 한라산 탐방로와 비탐방로간의 토양특성의 차이는 물리성인 경우 용적밀도와 입자밀도가, 화학성인 경우는 액상률, 기상률, 유기물함량, 교환성 칼륨, 교환성 칼슘 및 교환성 마그네슘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었으며, 액상률과 유기물함량을 제외하고는 비탐방로보다 탐방로에서 높았다.
본 연구결과 한라산 토양은 용적밀도가 매우 낮고 공극률이 높아서 토양침식에 대한 저항성이 낮은 환경조건이었으며 토양pH가 낮아 토양산성화의 우려가 있었다. 유효인산함량이 매우 낮아 식물의 생장에 있어서 제한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되며 토양에 양분을 보유할 수 있는 능력인 양이온교환용량이 매우 높은 특성을 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