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산림은 국토면적의 64.2%로서 소나무림 면적은 전체 산림면적의 약 23.6%이다. 서울시의 경우, 산림면적은 14,425.0ha로 전체 면적의 23.72%에 해당되었으며 이 중 소나무림 면적은 1,967.0ha로 전체 산림의 13.63%를 차지하였다. 소나무 순림에 속하는 토지극상림과 순림이 각각 26.1%, 21.5%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지인 인왕산은 서울 내사산의 하나로 종로구와 서대문구 경계에 위치한다. 치마바위, 범바위 등 규모가 큰 암반과 틈 사이로 분포하는 소나무림이 잘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2007년 12월 27일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1968년 1월 21일 사태 이후 안보상의 이유로 25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생태적 측면이나 인문학적 측면에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으나 1993년 2월 25일 시민에게 개방됨에 따라 인왕산의 현장조사를 통한 연구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20년 전 개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본 대상지에서의 소나무림 군집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 인왕산 소나무 군집은 환경오염 및 생육지 단편화, 파괴 등 생육 환경의 악화로 소나무 개체군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또한 소나무가 생태적 천이로 소나무가 도태되고, 재선충 발생으로 소나무 고사하는 등 고유한 소나무림이 감소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보전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서울인왕산 소나무림 대상으로 현존식생조사를 통한 군집 특성을 파악하고, 향후 인왕산 소나무림 보전을 위한 관리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 현존식생을 바탕으로 2019년 6월과 10월에 걸쳐 소나무 순림 및 혼효림을 범위로 주요 식생 및 위치에 10m×10m(100㎡) 크기의 방형구를 설치하여 16개의 조사구에서 식물군집구조 조사를 진행하였다. 식생조사는 층위에 따라 교목, 아교목, 관목, 초본으로 구분하였으며, 수목은 수고, 흉고직경, 수관폭을, 초본은 초장과 피도를 조사하였다. 군락내에서 각 수종의 상대적 우세를 비교하기 위하여 가중치를 부여한 상대밀도, 상대피도, 상대우점치, 평균상대우점치를 분석하였다.
2019년 현존식생 조사 결과, 토지극상인 소나무 군락은 암석노출지 및 고지대 능선부를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고, 이 외의 소나무 군락은 해발 100~200m 사이에 분포하고 있다. 인왕산전체 면적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나무 군락 외에도소나무-상수리나무 군집, 소나무-아까시나무 군집, 상수리나무-소나무 군집, 상수리나무-소나무-아까시나무 군집으로 소나무와 혼효되어 나타난 군집이 확인된다.
상대우점치(IV)를 통한 식생군집구조 분석 결과, 전반적으로 상층과 중층에서 소나무 군집이 우점하고 있어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하층에는 진달래와 참싸리가 높게 우점하고 있다. 진달래는 산지 암벽 틈에서 자라는 위극상(Pseudoclimax)의 전형적인 지속식물군락을 대표한다. 주로 하층에서 신갈나무, 굴참나무, 때죽나무, 팥배나무 등 토양이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수종이 나타났고, 수관이 개방되어 노간주나무, 국수나무, 싸리, 참싸리, 산초나무 등 호양성 수종이 확인되었다. 또한 하층 내 종간 세력이 비슷하여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판단되며, 울폐가 낮은 지역이므로 주변으로부터 많은 종들의 유입이 가능해 질 것으로 판단된다. 초본으로는 전반적으로 애기며느리밥풀, 고들빼기, 맑은대쑥, 주름조개풀, 큰기름새, 대사초 등이 출현하였고, 애기며느리밥풀은 북방계식물로 인왕산 소나무림 전역에 걸쳐 소규모 단위로 군생하고 있다.
인왕산 소나무림 보전에 있어 위협이 되는 요소는 기주곤충에 의한 소나무 병해이다. 2006년 수도권을 중심으로 광주, 남양주, 포천, 성남시 등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하여 고사, 생육 불량 등 피해가 있었으나 현재 인왕산 내에서는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및 피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소나무과 식물을 기주로 하며 솔방울 종자 식해로 인해 병해가 발생되는 북미원산인 소나무허리노린재(Leptoglossus occidentalis)가 인왕산 저지대 소나무림 내부에 출현되었으나 피해 발생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왕산은 암반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도심 내보기 드문 자연경관을 연출하는 장소이므로 위협요인에 대한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소나무재선충병의 경우 수간주사와 생육 상태 모니터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하여야 한다. 또한 소나무류 종자 식해를 가하는 소나무허리노린재 출현 관련 개체군 동태, 식해 발생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인왕산 인근 북악산, 남산 등 소나무림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