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해양부에 자리잡은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이슬람국가 이다. 이슬람국가는 샤리아(Syariah)라 칭하는 이슬람법에 근거하여 국가가 통치되고 사회가 기초를 이룬다. 1945년에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전 국민의 88퍼센트가 무슬림(이슬람교도)임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통합을 이루는 방편으로 샤리아 대신 세속법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가족법의 근간이 되는 혼인과 상속문제는 이슬람법 샤리아가 세속법에 우선하여 적용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도서대국이기도 한 인도네시아는 ‘다양성 속의 통일성’ (Unity in Divexsi切)을 국가 이데올로기로 하고 있다. 이 나라는 이슬람 이외에도 힌두교와 불교, 카를릭과 기독교가 공존하고，종족문화와 언어가 실로 다양하다. 서로 문화적 배경이 상이한 300여 종족이 600개에 가까운 언어를 구사하며 서로 격리된 도서지방에 살고 있다. 그러므로 최대 종교인 이슬람 자체도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음이 분명하다. 인도네시아 문화의 중심지는 쟈바(Jawa)이다. 이 나라 2억 2천만 명의 인구 중 67퍼센트인 1억 5천만이 이곳에 집중되어 있으며, 끄쟈웬 (Kejawen)으로 알려진 쟈바 이슬람의 본 고장이다. 이곳은 토착문화를 바탕으로 힌두문화와 불교문화가 만개한 후에 이슬람을 받아 들였다. 이슬람이 이곳에서 압도적인 우위의 종교로 자리 잡는 과정은 중동의 이슬람과는 상이하게 매우 평화적이었다. 끄쟈웬 즉 쟈바 이슬람은 당연하게 이슬람종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토착적인 요소와 힌두· 불교적인 요소들이 많이 가미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쟈바 이슬람을 근거로 한 인도네시아의 가족법의 가장 큰 특징은 양계사회로 남녀의 구별이 없거나 매우 경미하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모계사회가 아직 남아 있고 어머니 쪽 성율 따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데릴사위제도가 남아 있어서 딸이 가계를 이을 수 있다. 재산도 당연하게 공평하게 분배된다. 부모의 유산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부모 와 함께 거주한 막내(딸이건 아들이건 간에)에게 상속된다. 결혼은 또 다른 특징의 하나이다. 쟈바사회에서 결혼은 남녀 개인 간의 문제이자 두 가문 간의 문제이다. 특히 후자를 중시하여 첫째 부인이 사거하면 부인 쪽 가문에서 두 번 째 부인을 물색한다. 이는 가문 간의 화합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쟈바에서는 이 밖에도 모든 인간사, 즉 낳고 성장하여 결혼하고 이혼하고 늙어 죽는 일들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통적 가족법에는 많은 옹통성이 발견된다. 천혜의 자연 속에 존재하므로 인간사회를 자연의 일부로 생각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