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이후 동북아시아의 역사는 안보 불안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동북아가 처한 이 같은 현실은 21세기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의 통일을 저해하고, 국가들 간의 안보경쟁을 유발하며, 나아가 최근 대두되는 지역주의에 대한 논의마저도 불가능케 하는 원인이다. 본 연구는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의 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으로써 전통적 지정학이 강조해 온 영토성 개념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는 비판지정학을 살펴보는 동시에 최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행위자-네트워크 개념을 다룬다.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를 포괄하는 개념인 행위소(actant)들 간의 관계를 통해 창조되는 공간을 기존의 공간개념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위상학적 공간(topological space)이라 불리는 이 개념은 기존의 전통적 지정학이 강조해 온 정적인 공간인 영토성과 달리 끊임없는 변화와 확산, 통합과 단절이 발생하는 상변이적 공간이다. 기존의 지정학 이론이 국가를 안정된 유기체로 이해했다면,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은 이러한 인식에 비판을 가하고 국가와 비-국가 행위자들이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네트워크 공간을 분석단위로 삼을 것을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은 현실주의가 지닌 영토성의 함정, 그리고 이로부터 초래되는 안보 과잉담론의 극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History of north-east Asia is the history of unstable security. North-east Asia’s current security dilemma is one of the main reasons of arms race, and hinders Korean unification process and emergence of regionalism among Asian community. This research discusses issues involved with territoriality, a concept emphasized by traditional geopolitics, then explores actor-network theory(ANT) along with critical geopolitics as an alternative framework for geopolitical understanding. ANT provides an alternative concept of spaciality: a space generated by ‘actants’: actors that includes both human and non-human. Differing from traditional concept, ANT’s ‘topological space’ understands space as an ever-changing network that involves with integration and fragmentation. By criticising traditional view that understands nation as a stable organism, ANT suggests the concept of network space - a space consists of state and non-state actors - as a new unit of analysis. It anticipates to contribute to the overcoming of excessive discourse on security, caused by realist trap of territori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