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변구역(Riparian zone or area)은 육지와 하천 혹은 계류의 접점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 지표면의 침식 방지와 오염원으로부터 수생태계를 보호하는 자연정화필터(Natural Bio-filters)의 역할을 하여 수자원 보호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형태적으로는 숲, 습지, 초지 등으로 나타나고 기능적으로는 동·식물의 서식처 제공, 수질정화, 하천의 흐름조절, 홍수조절, 생태통로 등의 역할을 한다. 또한 강이나 하천을 따라 길게 이어져 동·식물의 군락이 단절되는 것을 방지하며, 육상 및 수상생태계간의 물리적, 생물학적 전이가 나타나는 추이대(Ecotone)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4대강수계 및 지류에 해당되는 하천과 인접한 수변구역은 예전부터 농경지, 공장, 축사로 이용되고 있으며 동·식물의 서식처 감소, 녹지 파편화 등 자연환경의 훼손과 생태계의 단절을 초래하는 문제점이 야기되어왔다. 이에 우리나라는 4대강 수계의 상수원보호구역 및 관리지역의 수질보전을 목적으로 2000년 이후부터 하천인근 토지를 대상으로 한 토지매수사업을 현재까지 시행하고 있다. 매수된 토지는 수목식재 등 생태복원을 통하여 생물다양성 증진, 수변생태계 환경 및 수질 개선을 위한 수변녹지 등 수변생태벨트로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수변생태벨트 조성지역의 환경여건 등을 고려하지 않은 식물식재로 인해 식물고사, 생육불량 등 하자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수변생태벨트 조성 시 대상지환경을 고려한 조성유형 분류 및 식물선정은 물론이고, 주변임상 및 대상지의 경관적 측면, 지역주민 요구사항, 경제성 및 시공성, 유지관리의 용이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식재가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기 조성된 수변생태벨트의 식재현황, 입지여건, 이입종현황 등을 조사하여 현재 수변생태벨트의 조성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조성 및 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의 대상지로 한강, 금강, 영산강·섬진강수계 각각 8개소, 낙동강 수계 7개소를 선정하여 총 31개소의 수변생태벨트 조성지역을 조사하였다. 현장조사는 8월부터 9월까지 이루어졌다. 각 수계별로 식재종의 현황 및 생육상태를 조사하였으며, 이입종은 대상지 내부의 식물상을 조사하였다.
3개의 유형(숲형, 습지형, 초지형)으로 조성된 31개의 식재종을 조사한 결과, 식재 시 사용된 식물은 전체 84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 가장 식재 빈도가 높은 식물은 조팝나무, 좀작살나무, 꽃창포 순으로 나타났다. 식물생육이 불량하거나 고사율이 높은 식물은 꽃창포, 부채붓꽃, 단풍나무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생육이 가장 양호한 식물은 조팝나무, 좀작살나무, 물억새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식재된 83분류군 중 자생식물의 비율은 65분류군(77%), 외래식물은 19분류군(23%)으로 조사되었다. 대상지 입지여건의 경우 대부분이 경작지주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이외에도 산지주변, 공장주변, 도로주변 등의 입지여건을 나타냈다.
31개의 조사지를 대상으로 한 4대강 수계 수변생태벨트 전체식물상은 93과 248속 344종 2아종 33변종 7품종으로 총 386분류군(taxa)이 확인되었다. 조사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강 수계는 67과 223분류군, 금강 수계 66과 186분류군, 낙동강 수계 47과 123분류군, 영산강 수계 65과 195분류군으로 집계되었으며, 한강 수계에서 가장 많은 식물이 조사되었다. 본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식물 386분류군 중 희귀식물은 취약종(VU)에 주목(기존 식재종) 1분류군, 약관심종(LC)에 낙지다리, 새박, 물질경이 등 3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이 중 낙지다리는 한강, 금강, 영산강 수계에서 확인되었으며, 새박은 낙동강 수계, 물질경이는 영산강 수계에서 확인되었다.
본 조사지역에서 확인된 귀화식물은 털여뀌, 흰명아주, 미국자리공 등 62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조사된 전체 386분류군의 관속식물에 대한 귀화율(NR)은 16.0%로 나타났으며, 수계별로 귀화율을 살펴보면, 낙동강 수계에서 22.8%로 가장 높게, 금강 수계 19.4%, 한강 수계 16.6%, 영산강 수계 12.8%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 조성된 수변생태벨트의 식물고사원인으로는 식재시기 및 식재환경 불량, 조성 후 관리소홀 등의 문제가 있다. 조사대상지를 중심으로 살펴본 결과, 주요 고사 및 생육불량원인은 제대로 된 식재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식물을 식재한 것과 대상지환경 및 생육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식물선택이 주요 원인으로 판단된다.
건강한 수변생태벨트 조성을 위해서는 매수토지 내 오염물질 및 외래식물 제거, 토양개량과 같은 식재기반확보가 중요하다. 식재기반이 확보가 되면 초기 정착률이 높은 초본이나 관목 식재 후 자연스러운 천이를 유도하거나, 대경목보다는 묘목식재와 파종을 통해 식물의 활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재식물을 선정함에 있어서는 대상지의 기후, 토양수분, 토성, 미기후 등 환경을 고려한 식물의 생육특성을 반영하여야 한다. 식물 선정 후에는 원활한 관리 및 모니터링을 위해 식재모듈이 제시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수변생태벨트는 다른 기후변화 대응지, 미세먼지저감녹지, 경관녹지 등과는 달리 그 특성상 수질정화 및 생태계복원이 우선이 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수변생태벨트 내외래종의 도입은 최대한 자제해야하며, 자생식물을 중심으로 한 녹지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