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요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연방준비제도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 금리를 2.25~2.50%로 동결하였다. 특히 3월 FOMC는 2019년 정책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기존 2회에서 동결로 하향 조정하였고, 연준의 자산축소 정책 종료를 공식화하는 등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1월 FOMC 당시 연준은 중국, 유로존 경기 부진 등의 대외환경과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를 고려하여 당분간 금리 동결을 거론했다면, 3월 FOMC에서는 미국 내부 경제 상황에 초점이 맞춰 졌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보고서는 미국 통화정책 기조의 결정 요인 점검과 미국 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을 살펴보고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 美 통화정책 기조의 결정 요인 점검
미국 통화정책 기조를 결정하는 요인을 세계 경제 상황, 미국 경제 상황, 미국 물가 지표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째, 세계 경제 둔화 우려 확대이다. 글로벌 경기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IMF의 세계 경제 전망치에 따르면 세계 경기 고점은 2017년이며, 2019년 현재 세계 경제는 하강 국면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최근에 발표된 중국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 폭이 커지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고, 유로존의 경우 유럽중앙은행이 2019년 전망치를 0.6%p 하향 조정했다. 둘째,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미국 경제이다. 미국 경제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은 여전히 양호하다는 시각이 우세한 가운데 최근 일부 경제 지표에서 미국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8년 미국 경제 성장률은 2.9%를 기록하며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지난해 재정정책으로 인한 단기부양효과가 컸기 때문에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미국 경제 둔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그러나 연방정부 폐쇄 등으로 소매판매, 소비심리 지표 둔화 폭이 일시적으로 확대되었으나 이들 지표가 다시 반등하였다. 이로 인해 최근 불거진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일부분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를 견인한 소비와 투자 부문의 지표가 추세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며, 임금 상승률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민간 소비를 지탱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9년 2월 실업률은 3.8%로 자연 실업률 수준보다 낮으며, 공급자 우위 구조로 고용시장 개선은 지속되고 있다. 또한 시간당 임금 상승률이 3%대 중반 수준을 보이면서 가처분 소득 증가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 둔화가 예상되나 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셋째, 상승폭이 제한적인 물가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미국 소비자 물가 하락 추세가 형성되고 있다. 향후 물가 선행지표가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유가하락, 달러 약세, 플러스 GDP갭률 등 물가 상하방 압력이 혼재되면서 물가는 연준 목표치 부근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美 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
3월 FOMC 결정인 미국 금리 동결에 따른 영향을 살펴본 결과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상할 수 있다.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을 보면, 급격한 침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나 대내외 경제 여건 악화 가능성 등으로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미국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하락할 수 있다. 3월 FOMC가 제시한 2019년 경제성장률 2.1%는 경기 확장기였던 지난 9년 동안 평균 경제 성장률 2.25%와 글로벌 투자은행의 시장 전망치인 2.4% 수준을 밑도는 수치이다. 물론 미국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 환경이 예상보다 부진해 미국 경제 둔화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견해가 내포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동결과 경제 전망치 하향 조정은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을 하락시킬 것이다. 둘째, 달러 가치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 미국 정책 금리 동결로 달러 약세 압력이 커졌으나, 유로존 등 주요국들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달러화 가치 변동 방향이 여전히 불확실해질 전망이다. 최근 유럽중앙은행은 유로 지역의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고, 양적완화기조를 유지하면서 여전히 달러 강세가 유지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요인들은 달러화 약세 폭을 상쇄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셋째, 신흥국 리스크가 다소 완화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미국의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지면서 최근 신흥 시장의 리스크 지수가 하락하고 통화 지수가 상승하는 등 신흥국은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신흥국의 부채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 이상 신흥국 리스크 가능성을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넷째, 국내 현실에 맞는 유연한 통화정책 도입 가능성 확대이다. 미국 정책금리 동결로 국내 금리 인상에 대한 압박이 완화되어 한은의 통화정책은 국내 경기 진작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동결 기조로 한-미금리 격차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아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은 낮아졌다. 현재와 향후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국내 경기 진작에 집중한 완화적 통화 정책 도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시사점
미국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이 기존 2회에서 동결로 하향 조정되었으나, 연준의 통화정책은 경제 지표 의존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향후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첫째, 경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국면에서 국내 통화정책은 내수 여건 고려가 우선되어야 한다. 둘째, 미국 경제 지표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향후 미국 정책금리에 대한 입장 변화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 셋째, 미국 경기 침체 등 세계 경제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하방 리스크를 차단하고 대내 민간 주체들의 심리 개선이 이어질 수 있는 경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