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 W. G. 제발트(Winfried Georg Sebald, 1944-2001)는 2001년 소설『아우스터리츠(Austerlitz)』에서 기존에 홀로코스트 문학이 관례적으로 사용해온 사실적 묘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홀로코스트를 재현한다. 작품은 회고록, 방대한 분량의 역사기록, 사진 등 사실적인 매체를 다수 활용하고 있지만, 홀로코스트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과 기억이 없는 화자와 주인공이 과거를 추적해나가는 과정을 여러 장르를 혼용하여 묘사함으로써 홀로코스트에 대해 추상적이고, 모호하며, 불완전한 관점만을 제시한다. 현재까지 작품에 관한 연구는 제발트가 사용한 장르의 혼용과 사진의 의미를 분석하는 데 집중되어 있으며, 그가 왜 역사적 사건을 의도적으로 “대략적”이고 모호하게 묘사하고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 않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제발트가 『아우스터리츠』에서 홀로코스트를 재현하는 방식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작품이 2세대, 3세대를 거쳐 변화하는 홀로코스트 문학의 재현 양상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Realistic representation has been regarded as the most adequate and valid approach in Holocaust literature, however, its problems have been also fiercely debated and criticized. Written in a mix of various genres, German writer W. G. Sebald’s Austerlitz (2001) rejects realistic representation. In the novel, an anonymous German narrator tells the story of Jacques Austerlitz, who tries to trace his forgotten memory of his parents, victims of the Holocaust. Despite the extensive inclusion of memoirs, historical documents, and photographs, the novel only offers an abstract, obscure, and incomplete view of Austerlitz’s past and the Holocaust in a non-linear narrative. This unique representation of the Holocaust is, however, largely neglected in current scholarship that has focused on the novel’s hybrid form and Sebald’s use of photography. Examining how Sebald intentionally creates and increases the uncertainty of the narrator’s and protagonist’s accounts, I explore how his synoptic representation reflects changing shapes and paradigms of Holocaust litera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