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가 아르치바셰프의 장편소설 《사닌》은 1907년 발표 이후 ‘사니니즘’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작품이었다. 육욕의 향락을 삶의 최대 가치로 추구하는 사상, 경향을 이르는 ‘사니니즘’은 혁명 실패 후의 러시아 청년층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또한 《사닌》은 염세주의적·허무주의적 가치관과 니힐리즘,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을 선전하는 작품으로도 평가되었다. 이러한 《사닌》과 작가 아르치바셰프는 본국에서보다 중국의 신문학계에서 중시되어 鄭振鐸, 潘漠華, 魯迅 등의 주목을 받았다. 3인은 각기 다른 주안점으로 《사닌》을 평가하였는데, 사실상 《사닌》의 핵심 사상인 막스 슈티르너의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을 적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본인의 문제의식에만 근거해 작품을 독해함으로써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이들의 문제의식은 다만 개인의 인식 지평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20세기 초반 중국 지식인들이 직면한 사회와 문단의 현실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사닌》이 3인에게 수용된 양상을 살피면서 그 인식의 맥락과 한계를 짐작해보고자 한다.
俄羅斯作家阿爾志跋綏夫的長篇小說 《沙寧》1907年正式發表後曾引起過社會各界的强烈反應, 它的影響甚至新制造了 ‘saninism(性解放主義)’一詞。 《沙寧》同時又被評价爲宣傳厭世主義、虛無主義及個人的無治主義(無政府個人主義)思想的作品, 幷受本國批評家嚴厉和刻薄的批判。但頗有興趣的是, 《沙寧》倒在20世紀初中國知識分子那里, 赢得了熱烈的歡迎, 1930年還同時出版了3種不同的譯本。除了鄭振铎、潘漠華等譯者, 魯迅也對 《沙寧》發表過數次意見。然而細讀他們有關 《沙寧》的論述, 就不難發現每個人對待 《沙寧》時各持有不同的關注點, 都站在相異的立場上接受和評价其中心思想和特征。
作爲文學硏究會的代表人物, 鄭振铎就以寫實主義文學的觀點來解釋 《沙寧》的特點, 但同時還將它視爲炫耀幷贊颂性欲的作品。鄭振铎又把主人公沙寧的思想特徵闡釋爲虛無主義和厭世主義, 這樣鄭振铎在 《沙寧》評价上陷入了寫實主義與虛無主義這相距頗遠的兩種精神特點的矛盾之中。
潘漠華與鄭振铎不同, 始終注意到 《沙寧》所顯現的個人主義精神。但他對 《沙寧》這一特點倒表現出兩種逈異的評价, 卽剛開始飜譯時有力主張沙寧的個人主義對中國反封建運動的啓發性, 然而, 將要譯完時却對其個人主義施加反動的罪名。魯迅雖然數次談及 《沙寧》, 說它是阿爾志跋綏夫的代表作, 但幷沒肯定其積極的价値而評爲鼓吹颓廢主義的作品。
現在看來, 當時三人都不大注意阿爾志跋綏夫自己透露的 《沙寧》的思想根源, 卽 《沙寧》是個人主義的抗辯, 也是深受德國哲學家施蒂納的影響的。施蒂納的無政府個人主義其實基於生命的再建與新的誕生的宏旨上, 但魯迅等不能確切了解其原意, 這樣就表露了理解《沙寧》上的局限性。雖然如此, 他們還不能完全擺脫 《沙寧》本身所具備的魅力: 不受一切社會束縛的自由意志及沙寧的生命活力, 這就是他們超越認識上的局限而熱衷于 《沙寧》的主要原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