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북한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 내부에는 두가지 경향이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북한경제의 ‘보고 싶은’ 부분만을 보는 경향이 있다. 현재 북한경제는 이중구조화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경제의 어느 부분을 보느냐에 따라 경제상황이 나아졌다고 할 수도 있고, 더욱 어려워졌다고 할 수도 있다. 둘째,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현재 북한의 경제난을 과장하려는 유인이 존재한다. 보수 진영은 현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의 성과로 인해 북한경제가 어려워지고 있으며, 따라서 조금만 더 압박하면 북한이 변화의 길로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현재의 정책방향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근거로 북한의 경제난을 인용하려는 유인을 지니고 있다. 반대로 진보 진영은 북한경제가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어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데다가 중국과의 경협 확대는 우리에게 불리하므로 조속히 정책방향을 변경하여 대북 지원과 경협을 실시해야 한다는 근거로 북한의 경제난을 인용한다. 결국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 자신들이 원하는 정책 방향을 미리 설정하고 그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로 현 상항을 해석하는 경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수년간 북한경제는 전체적으로 볼 때 소폭이나마 상승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 이는 경제성장률을 기준으로 할 때 북한경제가 플러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이다. 플러스 성장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장부문과 계획·공식부문의 분리라는 경제의 이중구 조화 때문이다. 즉 시장의 허용·확산과 이를 통한 주민·기업의 시장에서의 자구적 경제활동 기회의 확대가 경제의 성장을 추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평가는 북한경제가 ‘평균적’으로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일며, 계층간·지역간 ‘양극화’는 과거보다 훨씬 심화되고 있다. 그 결과 어느 쪽을 보느냐에 따라 북한경제 현황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한편 북한경제의 이중구조화가 진행되고 있고, 북한당국이 어쩔 수 없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해서 북한경제가 조만간에 커다란 난관에 봉착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바꾸어 말해서 단기간 내에 북한체제가 붕괴할 가능성보다는 점진적인 개방을 통해 당분간은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