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번역 이론가이자 번역 비평가 앙투완 베르만(1942~1991)은 저서 『낯선 것의 시련』에서 번역을 타자와 맺는 관계로 보고 그것의 역사적 의의를 묻는다. 고유함이 또 다른 고유함, 즉 타자를 만나 섞이고 다시 태어나는 과정, 타자와 나의 만남이 나의 재발견으로 이어지는 과정, 번역의 힘이 나로 하여금 언어적·문화적 한계를 뛰어 넘어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해주는 과정, 즉 번역자의 역할과 윤리에 대한 탐색이야 말로 베르만 번역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에 따르면 하나의 문학과 문화가 낯선 것을 통과하고 겪어 나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시련’은 찾아온다. 이 글은 이와 같이 낯선 프랑스 문학 출판 시장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고 고유의 자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시련의 과정을 겪고 있는 한국문학의 여정과 위치를 진단해보는 시론이다. 고전소설 『춘향전』 프랑스어 번역본이 등장한 19세기 말부터 현재까지 어떤 작품들이 번역되었으며, 어떻게 읽히고 있을까. 이 글에서는 한국문학의 프랑스 수용사를 대략적으로 살펴보고, 한국문학이라는 새로움이 프랑스라는 낯선 세계에 들어오는 두 가지 방식, 즉 보편성(‘보편적 주제’)과 특수성(‘로컬 칼러’)의 문제를 진단해보았다. 한편, 번역이 한 언어에서 다른 언어로의 단순한 교환이나 등가물 찾기의 작업을 넘어서는 문화·역사적 요소가 어우러진 매우 복합적인 문화실천 작업임을 염두에 둘 때, 우리가 오랫동안 반문해온 보편성이냐 특수성이냐의 문제는 공허해진다. 특히 문학이 절대 불변의 역사가 아니라 독자의 독서 행위와 해석 행위에 의존하는 유기적 존재인 이상 문학 작품에 대한 각별한 이해와 문학성의 소통을 염두에 둔 번역 실천이야말로 한국문학이 프랑스에 들어오는 가장 유효하며 근본적인 방법이라는 게 본 논문의 전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의 마지막 장에서는 2012년 두 개의 서로 다른 출판사를 통해 나란히 출간된 김애란의 단편 소설 「달려라, 아비」의 두 가지 번역 읽기를 시도하였다. 특히 의미와 형식이 긴밀하게 맞물려 문학적 의미를 생산하는 것이 문학 텍스트 특유의 존재 방식이라고 할 때, 이 두가지의 조화로 독특한 문학성을 완성한 김애란의 텍스트는 번역 실천과 비평의 좋은 예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Antoine Berman (1942~1991) s’interroge dans son ouvrage ≪ l’Epreuve de l’etranger ≫ sur la traduction comme un rapport de soi avec l’autre. La traduction, selon lui, ne doit pas s’enfermer dans la classification dichotomique entre la traduction litterale et la traduction litteraire ou bien entre la traduction fidele et infidele, mais elle doit s’ouvrir vers la rencontre avec l’Autre au point d’aboutir a la redecouverte de soi. Dans ce sens, Berman appelle les epreuves de l’etranger toutes les difficultes qu’un texte etranger subit sur le chemin menant de sa propre culture a une autre culture. Justement, ce travail se propose d’examiner l’itineraire litteraire voire traductologique que la litterature coreenne a suivi a partir de la fin du XIXeme siecle lorsque la version francaise du ≪ Printemps parfume ≫, roman traditionnel coreen, est apparue en France et jusqu’a nos jours. Ainsi, apres un bref apercu historique de la reception litteraire dans le marche du livre en France, nous nous interrogerons sur la question de l’universalite (‘theme universel’) et la particularite (‘local color’), deux poles bien distincts a l’egard du choix de l’oeuvre a faire connaitre a l’echelon mondial. Mais, est ce que ce binarisme merite d’etre le point de depart d’une reflexion sur la reception et/ou de l’introduction d’une oeuvre litteraire ? En effet, selon la qualite de telle ou telle traduction, une oeuvre originale tombe dans la banalite ou, inversement, retrouve sa litterarite authentique dont on ignorait tout du fait de la difference linguistique voire culturelle. D’ou la necessite d’une reflexion sur l’acte de traduire ainsi que l’horizon traductif. Ainsi, la lecture comparative de deux traductions francaises differentes d’une nouvelle de Kim Ae-ran (la version de Decrescenzo editeurs et celle de l’editions Philippe Picquier, parues la meme annee 2012 avec un leger decalage chronologique), nous aidera a repenser la place d’une ‘bonne traduction’ face a cette question : comment la litterature coreenne trouve sa place en Franc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