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곡물 가격이 8월말까지 급격한 하락 흐름을 보인 이후 10월 중반까지 저점 구간에서 등락을 거듭하였다. 미국 내 옥수수 및 대두 산지는 수확기를 맞이하여 높은 생산 전망으로 대풍작이 예상됨에 따라 곡물 시장은 계속해서 약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서부 지역에 잦은 비가 내려 예년 대비 수확이 다소 뒤처지고 품질 하자가 우려됨에 따라 곡물 가격은 상승 흐름을 보였으나, 이번 10월 12일자 미국 농무부의 세계 곡물 수급전망 보고서 발표를 기점으로 맥없이 주저않는 상황이 전개되었다.
옥수수의 경우 전월 전망 대비 세계 생산량이 줄고 교역량이 늘어나 기말 재고는 다소 감소함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수준의 생산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가격 하락세는 뚜렷해졌다. 지난 시즌 주요 곡물 생산국인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는 기상 악화로 곡물 생산량이 조저하였으나, 이번 시즌에는 양호한 날씨 전개로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남미산 곡물의 가격 경쟁력 확보는 세계 곡물 시장을 약세로 몰아가고 있다.
밀 시장 역시 주요 생산국의 생산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제 밀 가격 또한 바닥권에서 횡보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밀 생산량 증가와 수출세 폐지로 러시아산 밀이 해외시장에 대량 쏟아질 것으로 전망되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편 미국, 호주, 캐나다 등 프리미엄 밀을 재배하는 곳에서는 공급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품질 악화에 따른 고단백질밀의 공급 부족이 우려되어 가격 하락에 제동을 걸고 있다.
공급적인 측면과 아울러 수요적인 측면에서도 곡물 가격은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곡물최대 수요국인 중국의 경우 국가 주도의 곡물 비축 시스템을 폐지하고 국영 기업과 민간 중심으로 곡물 수급 체계를 재편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상당량의 비축 재고가 내수 시장에 방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자국 일부 기업에 대하여 대량의 옥수수 수출 판매권을 부여한 바도 있어 과잉 재고 해서 시까지 해외로부터의 곡물 수입은 제한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중국은 오랫동안 끌어왔던 미국산 옥수수 주정박(DDG)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마무리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산 곡물 및 사료용 원료들의 수입 역시 제한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선 상황들을 고려하여 미국 농무부에서 제공하는 세계 곡물 수급 전망 보고서 에 나타난 주요 국가의 수급 전망을 살펴봄으로써 향후의 곡물 시장 향방을 가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