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유동성 확대 배경과 추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은 마이너스 금리, 양적완화 정책을 도입함으로써 적극적인 경기 부양에 나섰다.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됨에 따라 2016년 이후 미국, 일본, 유로, 영국 등 G4의 M2 증가율은 명목 GDP 증가율을 상회하며 글로벌 과잉 유동성 수준은 확대되었다. 2017년 4분기 G4의 M2 증가율은 7.9%로 2011년 3분기 10.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다. 이에 따라, 글로벌 과잉 유동성(G4 M2 증가율-명목GDP 증가율)은 2017년 4분기 3.5%까지 상승하였다. 본고에서는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정상화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신용, 자산시장에 파급될 영향에 대해 점검하고 관련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흐름의 특징
① 신용시장
(신흥국 역외신용 증가율 확대) 2009년 이후 아시아 신흥국의 역외신용 증가율은 크게 확대되면서 유동성 축소 시기 급격한 자금 유출입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세계 역내외신용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아시아 신흥국의 역외신용 증가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8.6%로 라틴아메리카 4.6%, 미국 0.5%, 유로 -1.6% 등 타 지역 증가율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역내신용 증가율 14.3%보다 높은 수준으로 확대되었다.
(신흥국 민간신용 큰 폭으로 증가) 신흥국 민간신용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증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될 경우 세계경제의 리스크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신흥국의 GDP 대비 민간신용비중은 99.1% 수준이었으나 2017년 143.2%로 44.1%p나 확대되었다. 이는 동기간 선진국이 8.4%p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민간신용 확대로 인해 위기 위험국가로 분류된 16개국 중 12개국은 신흥국으로 분석되었다.
(민간신용 중 신흥국 기업부채, 선진국 가계부채 과잉수준 지속) 신흥국 기업부채는 과다 기업부채 임계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감 폭도 확대되고 있다. 신흥국 기업부채 수준은 2008년 GDP 대비 비중이 56.2%에서 2017년 104.3%로 48.1%p 확대되며 World Economic Forum에서 제시한 과다 기업부채 임계치 80.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43개국의 기업부채 분석결과, 한국은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수준은 세계 평균은 물론 과다 기업부채 임계치를 상회하는 99.4%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선진국의 2017년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과다 가계부채 임계치인 75.0%를 상회하는 76.2%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2017년 94.4% 수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3분기)이후 증감 폭이 43개 분석 국가 중 5번째로 높은 20.5%p를 기록하였다.
② 자산시장
(선진국 주식투자 확대) 2009년 이후 주식시장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되었으며, 경제 충격 시 비거주자 중심의 투자유출이 확대되고 있다. 선진국의 주식투자는 2008년 2,320억 달러 순유출에서 2016년 2,300억 달러 순유입으로 자금유입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과 신흥국의 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Index)는 2009년 3월 각각 766.4p, 535.1p에서 2018년 3월 2,101.8p, 1,195.1p로 선진국 중심의 주식시장 성장세가 크게 확대되는 흐름이다.
(신흥국 채권투자 증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 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주요국을 중심으로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됨에 따라 글로벌 채권투자 자금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신흥국으로의 유입이 확대되었다. 특히, 2016년 이후 신흥국 국채금리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격차를 의미하는 EMBI(Emerging Market Bond Index) 스프레드는 하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유동성 확대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되며 신흥국 채권투자가 확대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 장기 국채(10년물) 수익률 상승이 반영되어 스프레드의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흥국의 채권투자는 2015년 910억 달러, 2016년 610억 달러 순유입이 지속되는 흐름이다.
■ 시사점
미국에 이어 전 세계적으로 금융 통화정책 정상화가 이루어질 경우 글로벌 유동성 축소 및 신흥국 발 신용위기 발생 가능성이 커 이에 대한 사전적 대응노력이 필요하다. 첫째, 글로벌 자금 흐름의 특징을 모니터링하면서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대비한 대응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국내외 금융 및 실물시장 불안이 전 세계로 파급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글로벌 공조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가계 및 기업부채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며 신용리스크 확대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중장기적으로 내수와 외수 균형 성장을 통해 대외리스크에 강한 경제구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한국경제는 펀더멘털(Fundamental)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기초 체력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