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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나타나는 인간의 섭생과 트라우마
Eating and Trauma in Han Kang`s The Vegetarian
조윤정 ( Cho Yoon Jung )
인문과학 64권 5-39(35pages)
DOI 10.31310/HUM.064.01
UCI I410-ECN-0102-2018-000-000439133

「채식주의자」, 「몽고반점」, 「나무불꽃」 3부작으로 이뤄진 한강의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는 주로 에코페미니즘적 시각에서 연구되어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시각은 여성과 남성, 채식과 육식, 비폭력과 폭력 등을 이분화시키며 『채식주의자』가 담고 있는 다양한 담론을 단순화시키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 기존 시각에서 영혜는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는 피해자로서, 강압적인 가부장제 이데올로기로 인해 육식을 거부하고 식물되기를 시도하는 것이라 분석되지만 필자는 트라우마 이론을 통해 기존 비평과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트라우마 이론은 가해자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영혜의 모습을 통해 섭생을 해야만 하는 인간 본질적 차원에서는 영혜 또한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채식주의자』는 이데올로기 문제 뿐 아니라 인간 본연의 폭력성을 다루는 작품으로 확장된다. 본고는 트라우마 이론 중에서도 캐시 커루스의 이론을 대입하여 충격, 이해불가능성, 잠복기, 반복되는 꿈이나 환영, 그리고 깨어남 등 다섯 가지의 단계를 통해 『채식주의자』에 나타나는 영혜의 트라우마를 분석한다. 또한 작품의 마지막에 나타나는 영혜의 식물되기에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죽음충동 이론을 대입하여 영혜가 식물되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고자 한다. 본고는 이러한 접근을 통해 이 작품이 영혜 개인의 트라우마뿐만이 아니라 인간은 누구나 다른 생명체의 목숨을 담보로 살아가고 있다는 보편적 진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독자들 또한 영혜의 트라우마를 함께 공유하며 우리 자신의 이야기로 받아들일 때 그녀의 트라우마가 가지는 궁극적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Han Kang`s trilogy The Vegetarian, composed of “The Vegetarian,” “Mongolian Mark,” and “Flaming Trees,” has been examined by critics mostly from the eco-feminist perspective. This approach, however, can oversimplify various discourses in The Vegetarian by employing dichotomies such as: male vs. female, meat-eating vs. vegetarianism, and violence vs. non-violence. Yeong-hye has been previously interpreted as a victim of physical and ideological violence, who refuses to eat meat and tries to become a tree in protest against the oppressive masculine and patriarchal system. This paper, however, aims to present another aspect of the novel by adopting a trauma theory. The trauma theory shows that Yeong-hye can also be a perpetrator in the fundamental dimension of human beings who must take something from natural environments as it focuses on Yeong-hye`s trauma created from her guilt. In this respect, The Vegetarian fundamentally deals with human violence in general as well as ideological problems. This paper analyzes Yeong-hye`s trauma represented in The Vegetarian through Cathy Caruth`s trauma theory characterized by the five stages; shock, incomprehensibility, incubation period, repeated dreams or hallucinations, and awakening. This article also explains the meaning of and the reason for Yeong-hye`s becoming a tree in the coda by applying Sigmund Freud`s Death Drive theory. From this perspective, this study emphasizes that The Vegetarian shows not only Yeong-hye`s personal problems but the universal truth that all human beings are living at the sacrifice of other creatures. When readers share her trauma and take the joint responsibility, they will be able to understand the significance of her trauma.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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