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소성양진은 주로 체간과 근위부 사지를 침범하는 염증성 피부 질환으로, 소양감을 동반한 구진 및 수포가 망상의 색소성 반을 형성하며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직병리학적으로는 초기 병변에서 표피의 해면화와 괴사된 각질세포 및 호중구의 침윤을 보이고, 점차 진행하면서 진피의 염증 침윤이 호산구 및 림프구 위주로 변하며, 후기병변에서는 표피의 증식과 이상각화증, 상부 진피의 멜라 닌포식세포를 관찰할 수 있다1,2. 한편, 색소성양진과 임상적으로 관련된 요인으로 식사, 당뇨, 발한, 임신,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비만 수술 등이 알려져 있으나, 그 병태생리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1,2. 저자들은 phosphatidylcholine/ deoxy-cholate (PC/DC) 피하주사 후 색소성양진이 발생한 예를 경험하여 보고한다. 27세 남자가 1달 전부터 시작된 체간 및 사지의 소양감을 동반한 홍반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병변 발생 2달 전지방분해를 위해 PC/DC 주사를 맞은 것 외에 물리적 마찰이나 식이 조절 등의 과거력은 없었다. 병변은 망상 모양의 붉거나 갈색의 구진과 판이 가슴, 배, 등, 양측 상완에 대칭적으로 분포하고 있었고(Fig. 1), 등에서 시행한 조직검사 상 표피의 해면화 및 각질세포의 괴사와 풍선변성, 진피 혈관 주위의 호중구 및 림프구 침윤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2). 상기 소견에 따라 색소성양진으로 진단하였고, minocycline 복용 후 4주 간 추적 조사에서 병변이 호전된 것을 확인하였고 이후 환자는 내원하지 않았다. PC/DC 주사는 비교적 안전하고 간편하여 국내에서 지방분해를 위해 자주 쓰이는 방법으로, 정확한 병태생리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호중구 침윤이 지방분해와 지방조직손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3. 또, 주변 근육 조직, 혈관 조직, 결체 조직 등에도 괴사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전신적인 포도당과 지질대사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4. 색소성양진이 조직병리학적으로 초기 병변에서 호중구가 침윤되는 소견을 보이고1,2, 호중구의 화학주성을 억제하는 dapsone에 극적인 치료 효과를 보이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색소성양진의 발생과정에서 호중구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5. 따라서 본 증례에서 색소성양진은 PC/DC 주사 부위에 발생한 급성 염증 반응으로 인해 침윤된 호중구에 의해 생겼을 수 있다. 색소성양진은 ketogenic status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이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본 증례를 통해 미루어 볼 때 호중구 침윤을 유발하는 다양한 조건에서도 발생 가능하다고 짐작해 볼 수 있으므로 환자 진료 시에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