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기관내삽관이라 함은, 단지‘구멍에 튜브를 꽃아 넣는’단순한 것이 아니다. 성공적인 기관내삽관이란 첫 번째 시도에,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 하거나 없애면서 삽관에 성공하는 것이다. 기도관리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의 많은 부분은 기도삽관 시도 회수와 삽관까지 걸린 시간과 관련이 있다. 시도 회수가 많아지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기도구조물 손상과 저산소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첫 번째시도에 단번에 성공하는 것은 안전하고 성공적인 삽관의 열쇠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단 번에 성공하기(first pass success; FPS)를 일상화 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여러 번의 기관내삽관 경험이 필요하다. 한 연구에서 90%의 기관내삽관 성공률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57번의 삽관 경험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낸 적이 있다. 또한 미국 응급기도관리 연구 그룹(NEAR)의 연구 결과에서도 삽관 경험이 적은 응급의학과 1년차의 초회 삽관 성공률은 70%정도로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결과들은 기관내삽관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왕도는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무턱대고 많은 경험을 갖는 것이 기관내삽관 전문가가 되도록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다시말해‘왜 삽관이 어려운가’,‘ 왜삽관에 실패하는가’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으면 우리는 영원히‘기관내삽관의 하수’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다. 기관내삽관 전문가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가 어렵다고 생각한 기도관리 상황은‘제대로’할 경우 대부분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다시말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전략으로 접근할 경우 우리는 어려운 상황을 덜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거나 어렵지 않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삽관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에 대해 잘 알아두어야 할 필요가있다. 기관내 삽관을 어렵게 만드는 첫 번째 요인은 준비부족이다. 기도관리를 위한 모든 장비와 약제, 인력은 삽관 시도 전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는 첫 번째 시도에 실패했을 경우 시행할 전략(plan B)에 따른 장비와 약제도 포함된다. 원하는 부위를 정확히 흡인할 수 있는 Yankauer suction, 기도기와 성문외기구(Extraglottic device; EGD), 속심을 넣어 하키스틱 모양으로 만든 기관내관, 모니터, 호기말 이산화탄소 측정기, 전처치 약제, 진정수면제, 근이완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한 준비과정에는 삽관을 위한 냄새맡는 자세(sniffing position)을 갖추는 것도 포함된다. 환자의 입에서 성문까지는 구강축, 인두축, 후두축의 세 가지 축(axis)가 있으며, 서로 꺾여 있어 입을 아무리 크게 벌려도 절대로 성문을 관찰할 수 없다. 냄새 맡는 자세는 이렇게 예각으로 꺾여 있는 세 가지 축을 직선에 가깝게 만들어 성문 시야 확보를 용이하게 한다. 이러한 최적의 냄새 맡는 자세를 위해서는 후두의 최하단과 아래턱 하단이 수직선상에 놓이도록 충분히 두부를 신전시켜야 하며, 귓불(tragus)과 복장패임(sternal notch)이 수평선상에 놓이도록 환자의 머리를 충분히 높여주어야 한다. 이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환자의 머리를 높게 올려야 함을 알아야 한다. 특히 비만 환자의 경우 이러한 냄새맡기 자세 조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머리 밑을 포함하여 목 뒤와 상체 뒤에 상당히 많은 양의 시트를 받쳐야 할 수도 있다. 전산소화도 중요하다. 비재호흡마스크를 사용하여 분당 15리터의 산소를 최소 3분간 투여하여 기능적 잔기용량 전체를 고농도의 산소로 충분히 채워넣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기관내삽관동안 호흡을 하지 않아도 산소포화도가 90% 이상 유지되는 Safe apnea time기간을 충분히 길게 만들어 줄 수 있다. 만약 충분한 전산소화에도 충분한 Safe apnea time이 확보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기관내삽관 중에도 인공호흡을 하는 등의 전략과 준비가 필요하다. 세 번째 실패요인은 해부학적 구조물에 대한 이해 부족이다. 많은 교과서에서 성문주위 구조물을 평면적인 그림으로써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그림은 내시경으로 성문 입구에서 보았을 때 관찰할 수 있는 모습이며, 실제 성문주위구조물은 이와 매우 다르게 입체적이며, 성문은 후두개보다 상당히 멀리(깊이) 위치하고 있어 후두개가 성문을 챙이 있는 모자처럼 가리고 있다. 따라서 교과서에서 묘사한 그림과 같은 완벽한 성문 시야만을 찾으려 한다면 삽관에 실패하기 쉽다. 또한 후방연골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후방연골은 후두개와 함께 기관내삽관의 중요한 랜드마크가 된다. 성문이 관찰되지 않더라고 후방연골이 확인된다면 후방연골 상방으로 기관내관을 밀어보내면 삽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삽관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삽관을 보다 쉽게하는 테크닉들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테면 속심을 넣은 기관내관을 풍선(balloon) 의 바로 뒷 부분에서 35도로 꺾어 하키스틱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기관내관 모양은 삽관 중 시야을 가리지 않으며, 기관내관 끝을 세밀하게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을 그 다음 테크닉은 오른손을 활용하는 것으로,‘ 양손후두경법(bimanual laryngoscopy)’이라고 부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보조자의 손을 환자의 목에 올려놓고, 삽관자가 오른손으로 그 위를 눌러 시야를 좋게 만든 후 보조자가 같은 힘으로 유지하게 한 뒤 삽관하는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오른 손으로 환자를 머리를 더 들어올리는 방법이다. 냄새맡기 자세로도 훙분한 성문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 머리를 더 들어주면 시야가 개선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보조자가 환자 입의 우측을 당겨주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흡인기, 기관내관이 삽입되는 작업 공간을 크게 늘려주는 효과가 있어 성문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기관내관을 조작하는 것이 용이해진다. 요약하면, 기관내삽관 전문가들은 삽관 전 장비와 환자상태를 충분히 준비 하며, 해부학적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하고 이를 이용할 줄 안다. 또한 성공하기 위한 여러 테크닉들을 알고 있다. 물론 이러한 방법들은 모든 경우에 삽관이 성공하도록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성공할 수 있는데 삽관에 실패하는 일을 줄여줄 것이며,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삽관을 성공할 수도 있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