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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제도의 도입(1968~1986)
배준호
UCI I410-ECN-0102-2015-300-001998574

여기서는 국민연금이 어떤 이유로 1970년대 초반에 집중 검토되어 시행 직전까지 갔는지, 그리고 1974년 1월의 시행 연기 후 국민연금법(1986년) 제정까지 정부 부처안팎에서 어떤 사람들이 논의 전개를 주도하였으며 무엇이 쟁점이었는지, 그리고 제도의 틀 구축과 시행준비 과정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이슈 등, 제도 논의 태동과 도입까지의 역사적 전개를 다루었다. 국민연금의 도입이 경제개발 초기 단계에 검토된 배경에 대해 살펴볼 때 내자동원과 복지강화의 두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우리는 검토를 통해 도입 논의 초기에 내자동원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일정 부분 역할을 하여 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시행 연기를 거쳐 1986년의 법제 개정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종합적으로 추적해 보면 정책의 최고 결정권자의 시점에서 볼 때 그 의의가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기 쉬운 복지정책 강화라는 중장기적 정책노선에 초점을 맞춰 접근하는 것이 내자동원에의 기여보다 합리적일 것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제도 도입과 관련한 논의에서 초기단계의 주도 세력은 경제부처(경제기획원, 현 기획재정부)와 국책 연구기관(한국개발연구원, KDI)으로 이들이 박정희, 전두환 두 대통령의 설득에 기여한 공은 크다. 반면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제도의 틀 구축 과정과 시행 준비 과정에서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컸다. 1970년대와 1980년대만 하더라도 주요정책결정과정에서 대통령의 의지와 결단은 다른 무엇보다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그런데 두 사람은 국민연금에 대해 ‘세금잡아먹는 하마’라는 인식이 있어서 인지경제개발이 일정 수준에 달한 다음에 논의해야 할 사안으로 치부해 왔다. 이러한 두 권력자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유력 경제 관료와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서양 속담이 시사하듯, 다소 늦게 도입된 편이라고 평가받는 국민연금이지만 우리보다 경제발전이 앞섰던 홍콩(2000년)이나 대만(2005년)보다 12~17년 먼저 도입되었으며, 중국(2010년)보다는 22년 앞섰다. 물론 OECD 34개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도입 시점이 소득수준에 비해 늦은 것은 분명하다. 적립방식을 일부 채택하여 후세대의 부담을 줄인 점은 결과적으로 잘한 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저부담-고급여의 지속불가능 구조로 출발한 것은 문제였다. 이후 급격한 개혁(1998년, 2008년)의 단초를 제공한 점, 예상되는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력이 강한 연금제도로 구축하지 못한 점도 반성이 필요한대목이다. 하지만 부과방식의 연금제도를 지닌 국가에 비하면 후세대 부담이 줄어들고 경제성장에 미치는 마이너스 파급효과도 작다는 점에서 현행 수정적립방식 제도가 지닌 장점은 결코 과소평가될 수 없다. 우리보다 앞서 제도를 도입하면서 완전 적립방식을 택한 싱가포르(1955년) 사례가 시사하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도입후 60년이 경과하면서 제도 지속가능성, 급여 적절성, 적용 보편성 측면에서 평가가 양호하고, 인구고령화에 따른 마이너스 영향이 크지 않아 지금보다 장래에 비교우위가 더 극명히 드러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우리보다 늦게 도입한 중화권 국가들 역시 모두 완전 적립에 가까운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 않는가. 이들 사례는 저출산 고령화로 고민하는 우리에게 운영에 암시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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