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관련하여 혹은 대화 속에서 침묵(silence)은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 ? 침묵은 그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침묵은 발화된 말과마찬가지로 다양한 측면에서 분석될 수 있는가? 루이 라벨(Louis Lavelle)에 의하면, 말의 기술은 침묵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말을 할 줄 안다는것은 침묵할 때를 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우선 침묵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들을 살펴본 후 어휘장에서 ``침묵 ``이라는 단어가 차지하는 위치를 파악해볼 것이다. 그 다음으로 특히 단언하는 행위(assertion)와 관련하여 침묵이 어떻게 발화행위와 같은 것으로 간주될 수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또한 담화 속에서 나타나는 여러 종류의 침묵에 대한 유형학을 제시하고, 마지막으로 침묵을 이용한 대화 전략을 소개하고자 한다. 본연구의 목적은 침묵에 대한 연구는 말에 대한 연구만큼이나 언어학적 관점에서 다채롭게 접근될 수 있으며 대화 속 침묵이 정확한 규칙들에 상응하면서 매우 독특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밝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