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중국계 캐나다 작가 에블린 라우의 자서전 『가출소녀』(Runaway, 1989)에 나타난 몸의 재현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이 자서전은 십대였던 라우가 가출 후 성매매와 약물, 알콜 중독으로 보낸 2년간을 바탕으로 집필되었는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주제로 캐나다 사회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사실 『가출소녀』는 십대인 라우가 행한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여과 없이 조명하고 있어, 피해자로서의 그녀의 위치를 부각시킨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지배담론을 답습하여, 라우의 몸은 젠더와 인종/민족성으로 인해 타자화된다. 하지만, 이 작품을 단지 그 선정성을 악용하여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서술로 비하하는 것은 어려운데, 그 이유는 작가가 이 작품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주제가 바로 주체성의 회복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본고에서는 라우가왜 모순적인 자기묘사를 통해 자기 주체성 획득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하는지, 또한 이러한 문제적인 전략이 얼마나 성공적인지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