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에 대한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중국으로의 조선족 이주 역사, 성장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룬다. 이러한 연구들은 조선족의 도시 이주로 인해 겪게 되는 연변 지 역의 민족공동체 해체와 농촌 사회의 공동화 등의 문제점들을 지적하며, 도시로의 조선족 이주의 모습을 조선족의 정체성이 붕괴되어 가는 과정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에 반해 새로운 도시환경에서의 조선족의 적응과정이나 적응전략, 지구화된 자본주의 체 제로 편입되는 과정으로서의 조선족의 민족정체성 변화에 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에 본 연구는 칭다오에 거주하는 중국 조선족 수 명을 인터뷰하여 그들의 이주과정과 적응 전략을 분석하였으며, 그들이 조선족 정체성을 어떤 맥락에서 활용하고 있는지 주목하였다. 그 결과 칭다오에 거주하는 조선족 전문직종의 사람들은 자신의 삶 의 환경적 조건들을 개인이 접하는 수준의 문제에 국한된 것으로 경험하고 있었다. 그 들은 전문직종의 제도적 환경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표하고 있었으며, 그러한 환경에 서 좀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개인적인 역할 범위에서 노력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는 신흥이주지 조선족에 대한 연구가 조선족 정체성이라는 개념적 범주 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된 것에 시사점을 준다. 이번 연구는 조선족 정체성을 잘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면모를 부각시켰으며 앞으로 이주자의 이주 과정이나 적응, 사회 적 역할과 관련해서 ‘조선족 정체성’의 선(先)개념적 적용이 아닌 다른 방식의 이념적 틀의 재구성이 요구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