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kel 세포암(Merkel cell carcinoma, 이하 MCC)은 드 문 피부 악성종양으로 대개 고령에서 햇빛 노출부에 호발 한다. 종종 편평세포암, 기저세포암, 광선각화증, 보웬병 등과 동반되며, 이 중 보웬병과 병발한 경우는 국외 7예, 국내 2예1,2(Table 1) 보고된 바 있다. 77세 남환이 약 2년 전부터 오른쪽 서혜부에 발생한 갈 색의 넓은 반 위 짙은 갈색 판 및 붉은 결절로 내원하였다 (Fig. 1A). 환자는 갈색 판이 먼저, 붉은 결절이 나중에 발 생한 것 같다고 하였다. 1년에 1∼2회 정도 성분 미상의 환약을 복용해온 것 외 특이력은 없었다. 병변 전체를 제 거한 절제술 검체의 조직 소견 상 짙은 갈색 판의 표피에 비정형 각질세포와 다핵세포 및 유사분열상이 관찰되며, 직하부 진피에 만성 염증세포가 심하게 침윤되어 있어 보 웬병에 합당하였다. 붉은 결절은 진피 전층에 걸쳐 소주 (trabecular) 배열을 보이는 조직 사이로 세포질이 적고 핵 이 진한 세포들이 치밀하게 밀집되어 있으며, 다수의 비정 형 세포와 핵분열이 관찰되었다. 주변부 표피 변화와 중심 부 세포군 사이에 이행부위(transformation zone)는 뚜렷하 지 않았다. 중심부 결절에서 시행한 면역조직화학검사 결 과 CK-20, c-kit, ki-67에 양성, thyroid transcription factor- 1, S-100, leukocyte common antigen에 음성을 보였다(Fig. 1B∼E). 임상 및 조직소견을 통해 보웬병에 병발한 MCC로 진단하였고, 주변부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어 방사선 치 료 및 항암화학요법을 병행하였으나, 추후 간에도 전이가 확인되어 완화요법 중이다. MCC는 종종 다른 피부암 및 전암성 병변들과 동반되는 데, 그 기전으로는 동일한 원시 전능 줄기세포(primitive totipotent stem cell)가 각각 다른 종류의 악성세포로 분화 하기 때문이라는 가설3과 서로 다른 전구세포가 동일한 발 암물질(carcinogen)에 의해 종양을 일으킨다는 가설4이 있 다. Gomez 등4에 따르면 전체 MCC의 34%에서 편평세포암 이 함께 발견되었는데, 이는 우연히 두 종양이 함께 발생 할 확률보다 훨씬 높은 수치이다. 상피 내 편평세포암인 보웬병이 MCC와 동반된 경우에도 편평세포암이 동반되는 경우와 같은 기전을 따를 것으로 추측되며, 비소 노출이 공통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5. 본 증례는 이전 국내 보고 들과 달리 비노출부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자외선의 영향 없이 미상의 전신적 원인에 의해 표피의 보웬병과 진피의 MCC가 함께 발생하였거나, 보웬병 발생 후 2차적으로 MCC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더욱 시사하며, 이에 흥미로 운 증례로 판단하여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