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남자 환자가 전신에 발생한 홍반성 반점 및 반을 주소로 내원하였다(Fig. 1). 2개월 전 B형 간염에 의해 발생한 간암으로 진단받았고 1개월 후 17세 아들로부터 생체 부분 간 이식 수술을 시행받은 후 면역억제제를 복용중이었으며 당뇨병으로 진단받았으나 치료하고 있지 않았다. 간이식 수술 30일 후에 전신에 발열을 동반한 홍반성반점과 반이 발생하였다. 내원 시 37.6도의 발열과 손발의 부종이 관찰되었다. 일반혈액검사에서 WBC 3.28×103/uL(4.0∼11.0), RBC 3.89×102/uL (4.5∼6.0) Hb 10.1 g/dL(14.0∼17.0), Hct 29.7% (42.0∼52.0)로 감소된 소견을 보였고, 간기능검사, 신기능검사, 소변검사에서는 정상 또는 음성 소견을 보였다. 혈액 및 소변의 세균 배양검사 및 진균 배양검사에서 병원균은 동정되지 않았으며 거대세포바이러스 면역글로불린 M은 음성, 거대세포바이러스 중합효소 연쇄반응에서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았다. 가슴의 홍반성 반점에서 시행한 조직검사에서 표피 괴사와 이상각화 세포가 관찰되었고 기저층에서 액화변성 변화와 더불어 표피진피 경계부에 표피하 열(cleft)이 나타났다. 진피의 혈관주위로 림프구를 포함한 염증세포의 침윤이 동반되었다(Fig. 2). 이상의 소견으로 간이식 후 발생한 급성이식편대숙주병(acute graft-versus-host disease)으로 진단하였다. 부신피질호르몬제 및 투여 중인 면역억제제인 tacrolimus의 용량을 증가하였으나 피부발진 출현 8일 째 설사와 범혈구 감소증이 동반되어 수혈 및 IL-2 억제제 및 면역글로불린 정맥주사를 시행하였으나 점차 악화되어 피부발진 출현 10일 째 십이지장 출혈이 발생하였고 18일째 사망하였다. 간이식 후에 발생한 이식편대숙주병은 조혈모세포이식후 발생하는 이식편대숙주병에 비해 0.1∼2%의 발생률로 매우 드물지만 일단 발생하면 치명적인 경과를 보여 사망률은 60∼80%에 이른다1. 병인은 공여자의 간을 적출한 후보존액으로 씻어낸 이후에도 문맥 및 실질에 남아있는 림프조직과 림프구가 면역적격세포로 작용하여 숙주세포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간이식 수술 시행시의 조직손상이나 감염 등에 의해 전신 또는 국소적 염증반응이 발생하고 이 때 분비된 염증매개 물질들이 공여자의 T 림프구를 자극하여 활성화된 림프구들이 수여자의 조직을 더욱 손상 시키게 되어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1. 간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이 발생할 위험인자로는 HLA type이 가까울 경우, 공여자와 수여자의 나이 차이가 40세이상일 경우, 공여자의 나이가 65세 이상인 경우, 수혈의 과거력, 당뇨병이나 당불내성, 이전의 이식편 거부반응, 자가면역성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간세포암 등의 기저질환, 다기관이식 등이 제기되고 있다2,3. 본 증례에서는 당뇨병 및 간세포암의 기왕력이 있었으며, HLA type에서 공여자는 동형접합체, 수여자는 이형접합체로 반쪽만 일치하는 일배수동종관계(haplo-identical)로 공여자 우성 일배체형일치(one way matching)에 해당하였다. 공여자 우성 일배체형 일치에서는 수여자의 면역세포는 공여자의 조직에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공여자의 면역세포는 수여자의 조직에 면역반응을 일으키므로 이식편대숙주반응의 고위험군으로 평가된다. 임상양상으로는 발진(94.2%), 발열(66.6%), 설사(54.0%), 범혈구감소증(54.0%)이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발열과 피부발진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고 15%의 환자에서는 피부 발진만 발생할 수 있으므로 피부소견이 간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반응의 진단에 중요한 실마리 역할을 할 수 있다1. 특이적으로 이식된 간은 공여자의 조직으로 공여자 면역세포의 공격대상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조혈모세포이식에서 나타나는 간 기능 이상은 관찰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1,4. 예후에 관여하는 인자는 발생에서부터 치료시작까지의 기간이 긴 경우와 공여자와 수여자의 나이 차이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4. 현재까지 국내에서 간이식 후 발생한 이식편대숙주병의 증례는 피부과 문헌에 보고된 적이 없었다. 간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사망률이 매우 높으므로 초기 증상으로 피부발진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인지하고 적절한 검사를 통하여 빠르게 진단하는 것이 예후에 중요할 것으로 생각하여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