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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등재
『파우스트』 -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요구가 맞이하는 비극
Faust - Tragodie des menschlichen Autonomieanspruchs
베네딕트예씽 ( Jeßing Benedikt )
괴테연구 26권 339-360(22pages)
UCI I410-ECN-0102-2014-800-001475828

주체의 자율성이라는 관념은 계몽주의시대에 점점 더 확산되고 확립되며, 18세기 말에 그 정점에 이른다. 감상주의와 ‘질풍노도’ 이후로 독일문학 역시 이러한 경향 속에서 근대적 주체의 모델을 보여주려 시도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인간이 자율성을 획득하고자 노력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하기도 한다. 본고는 괴테가 자신의 드라마 『파우스트』에서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요구를 문학적으로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보고, 이것이 어떤 식으로 형상화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파우스트의 첫 독백에는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요구가 드러나고 있기는 하지만 동시에 그러한 요구가 실현되는 것을 방해하는 세 가지 요소, 즉 멜랑콜리와 절망과 행동하지 못하는 무능력 또한 확인된다. 멜랑콜리와 절망이 고양될수록 주어진 한계를 넘어서고 자율적이고자 하는 모든 것이 실체 없는 제스추어로 격하된다. 그리고 멜랑콜리와 절망은 파우스트가 실제 행동하는 인간이 되는 것을 방해한다. 말로만 행동을 선취하는 파우스트를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은 메피스토이다. 메피스토와의 계약 이후 비로소 파우스트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엄청난 행동능력을 현실로 만들어나간다. 여기서 메피스토는 파우스트가 획득한 행동의 자율성을 구현한다. 행동의 자율성이 근대적 주체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행동하는 파우스트는 근대적 인간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파우스트, 비극 제2부』에서는 파우스트의 이러한 변화를 중심으로 산업사회가 시작되는 근대에 있어 행동의 자율성이 지니는 의미를 성찰할 수가 있다. 그러나 작품의 결말은 메피스토의 입을 빌려 이렇게 구현된 자율성이 환상이자 자기기만임을 드러낸다. 파우스트의 자율성구현이 다른 이들의 희생을, 심지어 자율적 주체 자신의 희생을 요구함으로써 괴테의 『파우스트』는 인간의 자율성에 대한 요구가 맞이하는 비극이 된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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