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주권상장법인을 대상으로 감사인의 감사노력이 신용평가기관과 신용대출기관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업의 신용등급과 대출이자율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감사인의 감사노력은 감사시간(특히 비정상 감사시간)으로 측정하였다. 감사보수의 증가는 감사품질의 향상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감사인과 경영자 간의 경제적유착관계를 형성시킬 수 있는 반면에, 감사시간은 감사보수와 달리 감사인과 경영자 간의 경제적 유착관계 형성과는 무관하다는 점에서 감사품질의 대용치로 더 우월할 수 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시장에서 기업평가에 전문성이 있는 신용평가기관과 신용대출기관이 감사인의 감사노력을 나타내는 감사시간에 대해 감사품질로서 인지하고 있는지를 비정상 감사시간과 신용등급 및 부채조달비용과의 관계를 통해 살펴보았다. 또한 본 연구는 검증결과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회사채를 발생한 기업만을 분석하기보다는 주권상장법인 전체를 대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 NICE신용평가정보(주)에서 산출된기업신용등급과 부채조달비용 측정을 위한 자료를 이용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유가증권상장기업과 코스닥상장기업을 대상으로 6,441개 기업/연 자료를 분석에 이용하였다.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첫째,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 변수를 통제한 후에도 비정상감사시간과 기업신용등급 간에는 유의한 양(+)의 관계가 나타났다. 즉 감사시간이 정상수준보다 많을수록 신용평가기관이 산출하는 신용등급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신용평가기관의 경우 감사인의 감사노력을 감사품질로 인지한다는 결과이다. 한편 비정상 감사시간을 통제하면 Big 4 변수는 신용등급과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둘째, 부채조달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정 변수를 통제하고, 또한 신용등급까지 통제한 후에도 비정상 감사시간과 부채조달비용 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Big 4 변수는 부채조달비용과 유의한 음(-)의 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앞서의 신용평가기관과달리 신용대출기관은 감사시간을 감사품질의 대용치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결과이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신용평가기관은 Big 4 감사인의 제휴여부로 측정된 감사인 규모보다는 감사시간으로 측정된 감사노력을 감사품질의 대용치로 인지하여 기업신용등급에 긍정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반면에, 신용대출기관은 감사인의 감사노력(감사시간)보다는 감사인 규모(Big 4여부)를 감사품질의 대용치로 인지하여 대출이자율 결정에 고려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에서의 이러한 발견은 신용평가기관과 신용대출기관 간에 감사품질에 대한 시각 차이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감사인의 감사노력은 재무제표의 신뢰성 제고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신용평가기관과 신용대출기관이 감사시간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여 고려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감사품질에 관심이 있는 학계, 실무계 및 회계기준 제정기관이나 규제기관에게도 유익한 시사점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