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력 24(1596) 9월, 명나라가 임명한 일본 부사 심유경 일행이 오사카에 입성하여 일본의 통치자 풍신수길을 “일본국왕”으로 책봉하였다. 심유경 일행의 외교활동은 예상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유경 일행의 일본 기행실록, 특히 당시 책봉의 상황으로 볼 때, 풍신수길이 명나라의 책봉을 받아들인 것은 기꺼이 명나라의 하위에 속하는 방식으로 명나라와의 우의적인 관계를 유지하고자 한 것이니, 이는 곧 명나라와의 사대(事大) 체재를 이룬 것이다. 그러나 풍신수길은 조선이 왕자를 파견하여 축하 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통신사 일행의 접견을 거부하였으며, 부산에 체류하고 있던 침략군을 철회하려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계속적으로 조선을 침략하고자 하였다. 심유경 일행은 누차 중간에서 중재하였으나 성공하지 못하였고, 동아시아 평화 건설 활동은 결국 실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