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주택건설업무 책임을 맡고 있던 피고인 갑,을은 법인계좌로부터 다른 회사 법인계좌로 강북권일대 단독주택 재건축 16개구역 현지조사용역계약의 대금 지급 명목으로 금원을 교부하였다. 다른 회사 대표이사는 용역계약 대금중 일부를 주택조합장 피고인 병의 선거운동을 한 홍보요원의 활동비 지급에 사용하였다. 검찰은 법인에 대한 압수 수색을 통하여 법인소속의 직원에게 법무법인의 장모 변호사가 보낸 의견서가 전자우편 형태로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전자문서를 출력하여 확인한 결과 의견서에는 “귀사가 조합장 당선을 위해 간접적, 우회적 방법으로 홍보비용을 지원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검찰은 피고인 갑, 을이 조합장 후보이던 병에게 부정한 청탁에 의한 재물을 공여한 것으로 보고 압수 수색과정에서 발견한 법무법인소속 장모 변호사가 작성의 법률의견서와 이를 기초로 하여 법인 소속 직원들 2인에 대하여 작성한 각 진술조서를 증거로 제출하였다. 피고인들은 법률의견서에 대하여 증거로 함에 동의하지 않았고 문서 작성자인 장모 변호사는 법정에 출석하여 형사소송법 제149조 규정에 따라 업무상 위탁받은 관계로 알게 된 타인의 비밀에 관한 것이라는 소명을 하면서 증언을 거부하였다. 1, 2심에서는 위 법률의견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 이유로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비록 형사소송법상 구체적인 규정은 없으나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중 하나로서 변호인과 의뢰인간에 법률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교환에 대하여는 의뢰인이 그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특권을 보유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는 위 하급심에서 밝힌 변호사와 의뢰인간의 특권을 인정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의뢰인의 동의 없이 압수한 압수물을 위 특권에 근거하여 형사재판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전제로 하면서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문언과 개정취지, 증언거부권 관련 규정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법정에 출석한 증인이 형사소송법 제148조, 제149조 등에서 정한 바에 따라 정당하게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여 증언을 거부한 경우는 형사소송법 제314조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인하여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면서 위문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하여는 반대의견도 있었다. 본 사건에서의 핵심적인 논점은 피고인의 컴퓨터를 압수·수색하여 발견한 변호인의 의견서에 대하여 변호인과 의뢰인 사이에서 의뢰인이 법률 자문을 받을 목적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의사 교환에 대하여 의뢰인이 공개를 거부할 수 있는 특권(Attorney-Client Privilege, 이하에서는 “변호사-의뢰인간의 특권”으로 칭함) 개념에 기초하여 의견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형사소송법 제313조에 해당되는 전문증거로 보아 이의 증거능력을 부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동법 제314조에 의한 전문증거의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가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이른바 “변호사-의뢰인 간의 특권”이 우리 헌법상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에 포함되는지 여부와 현행 형사소송법상 해석으로 동 특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아니면 위 의견서를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 전문증거로 볼 것인 지가 논의의 관건이라 할 수 있다. 필자들은 본 판결에 대하여 법률의견서를 작성한 변호사가 제149조에 따라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로 평가하고 이를 소위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진술할 수 없는 때``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소극설의 입장을 대변하는 판결로 이해하고 있고 타당한 결론을 도출하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다만 위 판결에도 불구하고 위 법률의견서가 수사기관에 의해 발견된 후 이 의견서를 기초로 법인의 직원들에 대한 진술조서의 증거능력은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법원 판결에 대한 반대의견에서 지적하고 있듯이 판사가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 의하여 수사기관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의견서를 입수한 것이어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는 없는데도 원심은 진술조서가 법률의견서의 작성경위 등을 내용으로 한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을 부정하였는 바, 이런 원심의 조치는 압수물에 대한 수사기관의 정당한 신문까지 근거 없이 제한하는 결과가 되어 타당하지 않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이 진술조서를 작성할 당시 진술자의 동의를 받아 영상녹화물을 촬영하여 놓았다고 한다면 제312조 제4항의 규정에 따른 증거능력 부여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대법원은 채택하지 않고 있지만 원심(1, 2심)이 지적하고 있는 ``변호사-의뢰인 간의 특권``개념을 도입하여 이 특권이 인정되는 증거에 대하여는 증거능력이 없는 것으로 보는 논리구성이 합리적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즉, 변호인 또는 변호인이 되려는 자와 의뢰인 간에 법률자문이 이루어졌을 경우 신뢰를 바탕으로 비밀리에 이루어진 것이라면 의뢰인의 요구에 따라 영원히 그 자문 내용이 공개되지 않도록 하는 권리 즉 변호사-의뢰인 특권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대법원의 판례상 인정되는 것이 어렵다면 입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