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가족성 지중해열(familial mediterranean fever, FMF)은 주기적인 발열과 함께 장막, 활막 및 피부의 염증에 의한 증상 발현을 특징으로 하는 상염색체 열성의 유전 질환이다. 유전적인 특징으로 인해 터키인, 아르메니아인 등의 고위험 인구집단에서 주로 발현하고 다른 지역에 서는 드문 병으로 알려졌으나, FMF 유전자(FMF gene, MEFV)의 변이가 발병에 주요 역할을 하는 것이 밝혀진 이후, 타 인구집단에서도 증례 보고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보고가 없는 질환으로, 저자들은 주기성 발열로 내원하여 유전자 검사를 통해 FMF로 진단한 증례를 최초로 경험하여 보고하는 바이다. 증례: 발열, 복통, 구토를 주소로 내원한 32세 남자 환자로, 특별한 과거력, 가족력 및 사회력은 없었다. 3 년 전부터 3 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인 발열, 복통, 구토를 호소하였는데, 2 일간의 복부 불편감이 있은 후 3 일 동안 발열과 함께 상복부의 통증, 구토가 발생하였고 이후 증상이 완전히 소실되어, 증상이 없는 기간 동안에는 아무런 증상 없이 일상생활을 유지하였다. 1 년 전 타병 원에 입원하여 혈액검사, 복부 CT 검사, 위, 대장내시경 등을 받았으나 원인 질환을 찾지 못하였다. 본원 입원 당시 체온은 40.0℃ 고, 신체 검사에서 복부 전반에 걸친 약간의 압통이 있었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9980/mm3 (호중구 8830/mm3), C-반응 단백 85.71 mg/L였고, 다른 일반 화학검사나 감염에 대한 항체검사, 혈액 배양 검사, 자가 면역질환 항체 검사 등 감별을 위한 혈액검사는 모두 정상이었다. 복부 CT 검사에서 근위부 공장의 조영 증강을 동반한 부종, 장관의 확장, 주변의 임파선 종대가 관찰되어, 소장 병변의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캡슐내 시경을 시행하였다. 캡슐내시경에서 전 소장에 걸쳐 경도의 림프관 확장증이 관찰되어 이중풍선 소장내시경으로 림프관 확장증 부위에서 조직검사를 하였으나 점막의 염증 외에 특이 소견은 없었다. 본 증례의 원인질환으로 의심할 수 있는 감염성 질환, 자가 면역질환, 종양성 질환 등을 여러 검사들을 통하여 배제하였고, 국내에서는 보고가 없으나 주기성 발열 증후군(periodic fever syndrome) 중에서 환자의 증상, 연령 및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FMF, tumor necrosis factor receptor-associated periodic syndrome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다. 확진을 위해MEFV, TNFR1 유전자 검사를 시행한 결과, MEFV 유전자의 Exon 2 에 2 가지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어 FMF로 진단하였다. 현재 colchicine 1.2 mg/일으로 치료 중으로 증상의 재발 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