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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I 후보
전시동원기 일제의 의복통제와 국민복
공제욱
UCI I410-ECN-0102-2012-350-002935966

국가의 이념적 정향은 옷에 대한 통제로 실천되기도 한다. 또한 옷은 저항의 기호가 되기도 하고, 정치적 갈등의 내용을 표현하거나 합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일제시대의 의복 통제는 바로 일제의 이념적 정향을 드러내고 있다. 중일전쟁이 일어나고 사회가 전시체제로 재편되면서, 일제는 전시체제를 이유로 식민지 인민들의 일상생활 구석구석까지 통제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맥락속에서 통제를 위한 장치의 하나로 국민복이 등장하였다. 국민복은 먼저 공무원들이 입고 다음으로는 각종 관변 단체와 기타 단체, 그리고 시민 통제의 말단 조직을 통하여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민복은 기본적으로 ``사무복``이었기 때문에 당시 식민지 조선의 상황으로 볼 때 상대적으로 엘리트층이 입은 옷이 국민복이라 할 수 있다. 일제는 국민복에 ``국민``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그것은 남성의 의복이었다. 대신 여성에게는 몸뻬가 권장되었다. 식민지 조선에 몸뻬는 처음에는 주로 방공 연습용 비상복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몸뻬는 빠르게 보급되어 도시의 중산층은 물론이고, 농촌의 여성들도 광범위하게 입는 옷이 되었다. 국가는 ``충실한 국민``을 만들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들을 고안하는데, 국민복과 ``여성의 국민복``인몸뻬도 바로 그러한 장치 중의 하나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이라는 틀 속에 가둬놓으려는 일제의 의도는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니었으며, 국가의 의도와 현실 사이에는 언제나 어긋남과 균열의 지점이 있었던 것이다.

[자료제공 : 네이버학술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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