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언어 유형론에 기반한 개별 언어의 문법 기술 모형을 정립하는 데 목적이 있다. 언어 유형론과 개별 언어의 문법 기술의 관련성을 구명하는 데 있어서는 한국어가 중요한 자료로 이용될 것이며 계통적 및 유형론적 비교에 있어서는 일본어, 몽골어, 터키어, 퉁구스어와 같은 알타이어도 활용될 것이다. 한국어는 형태적으로는 교착어에 속하고 통사적으로는 SOV 언어에 속한다. 중세 한국어는 형태음운론적 교체가 전국적 (global)으로 실현되고 어간의 타동성 여부에 따라 어미가 달리 선택되는가 하면 어말 어미에 선어말 어미가 마치 접요사처럼 끼어들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중세 한국어를 터키어와 함께 종속적 교착어에 넣을 수 있다. 평서법과 의문법에서는 1인칭과 2인칭이 활용형에 유표적으로 실현되고 관계 관형절에서는 대상 범주가 파악된다. 교착어인 일본어도 중세한국어와 같이 굴절적인 특성이 파악된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중국어와 형태·통사적 양상이 다르지만 인접해 있기 때문에 ``동북아시아 문자-언어 묶음``으로 묶을 수 있는 공통 요소가 많다. 필자는 한 사례 연구로 한국어의 시상법을 전통적으로 같은 어족으로 처리되어 온 알타이어와 비교해 본 결과, 형태는 물론, 실현 방식에 있어서도 전혀 공통성이 없다. 일본어를 비롯한 알타이 제어의 시상법은 어말 위치에서 실현되는데 반하여 한국어의 시상법은 선어말 위치에서 실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