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중국 전통시기에 형성된 중국 특유의 공사 관념을 ``중국적 공사 관념``으로 명명하고 이의 기원과 의미, 성격과 특징을 분석해 본 후근현대에 이르러 이러한 공사 관념이 어떠한 성격과 방향으로 전환하였는지를 탐색해 보고자 한다. 중국의 공사 관념은 시대상황과 사회구조의 변화, 이를 주창한 사상가들에 따라 서로 다른 함의와 성격을 띠는 다중적 개념으로 전개·발전해 왔으며, 이러한 ``중국적 공사 관념``은 서구나 일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른 성격과 방향성을 가졌다. 무엇보다 중국적공사 관념에는 윤리·도의적인 도덕원칙이 개입됨으로써 영역적 범주의 의미 외에도 원리적이고 가치적인 성격을 갖는 특징이 있다. 춘추전국 시기부터 송대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공사 관념은 ``선공후사(先公後私)``·``입공멸사(立公滅私)``의 ``대공무사(大公無私)``적 이율배반의 관계를 보이다가 명말-청-근현대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개체성[私]``과 사적 욕망이 긍정되고 부각되면서 상호조화의 관계로 전변을 겪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중국 근현대시기에 서구 근대성의 핵심인 자유·평등·권리 등의 개념과 결합함으로써, 중국의 근대적 ``개인[私]``의 등장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다 다시 중국 사회주의 혁명과 문화대혁명의 과정 속에서 개인[私]은 집단에 의한 포섭의 과정을 겪고, 공동체[共]로서의 공(公)이 사회의 핵심 원리로 떠오르게 된다. ``중국적 공사관념``의 기원과 의미, 전개과정을 고찰해 봄으로써 중국에서의 ``개인과 공동체``의 문제, ``공적 영역과 공공성`` 담론 문제에 관한 단초 역시 파악할 수 있다.